중국 포용정책의 종언
08/03/20  

지난 7월 23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美)국무장관은 요바린다의 닉슨 도서관에서 1969년부터 50여 년간 추진해온 대 중국 포용정책의 종언(終焉)을 선언했다. 그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향해 ‘파산한 전체주의의 신봉자’라고 비난하며 중국 공산당으로부터 자유를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공산당으로부터 우리의 자유를 지키는 것은 시대적 사명이라고 규정하면서 그는 중국인들을 향해 ‘미국, 그리고 미국의 동맹국들과 힘을 합쳐 공산당의 변화를 이끌어내자’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오늘날 중국은 자국 내에서는 점점 더 권위적이고, 다른 곳에서는 자유에 대한 적대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며 자유세계가 공산중국을 바꾸지 않는다면 공산중국이 우리를 바꿀 것이라고 했다. 그는 연설 내내 중국 정부라고 하지 않고 '중국 공산당'이라는 표현을 썼다. 시진핑 주석을 향해서는 과거 소련이 저지른 실수를 반복하고 있다며 중국을 '새로운 전체주의 독재국가'라고도 표현했다.

 

‘중국 공산당을 바꾸기 위해 반체제 인사를 포함한 중국인들과 손잡고 자유세계의 민주주의 국가들과 새로운 동맹을 추진하겠다‘면서 그는 국제 협력으로 중국을 압박하겠다는 구체적 방법도 제시했다.

 

그는 ‘중국 공산당의 행위는 우리 국민과 우리의 번영을 위협하므로 자유세계 국가들은 더욱 창의적이고 단호한 방법으로 중국이 변화하도록 유도해야 한다‘며 자유세계는 이 새로운 폭정을 이겨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계속해서 폼페이오 장관은 중국시장 진출을 위해 중국과 협력하는 외국 기업들을 비판하면서 신장-위구르자치구의 인권문제와 홍콩 국가보안법 등도 언급했다. 덧붙여 ‘중국이 우리의 소중한 지적재산과 사업 기밀을 훔쳤다’고 지적하면서 이에 대해 철저하게 대응할 방침이라고 했다.

 

‘중국 공산당은 14억 국민을 감시하고 억압하며, 발언하지 못하게 겁을 주면서도 그들을 대변하고 있다고 주장한다’며 폼페이오 장관은 ‘자유를 사랑하고 중국 공산당과 완전히 구별되는 중국인들을 북돋우고 힘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시진핑 정권에 도전하는 중국인들을 돕겠다는 뜻임이 분명하며, 중국인들에게 공산당 지배에 저항하라는 공개적인 촉구로 풀이된다.

 

이번 폼페이오의 연설은 미국 정부가 중국을 맹목적으로 포용하는 패러다임은 실패했으며 시대가 바뀐 만큼 이런 패러다임도 바뀌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리고 향후 중국에 대해 강경하게 대할 것임을 예고하면서, 아울러 친중 정책을 펼치는 국가들에 대한 경고로 해석된다.

 

폼페이오 장관의 연설이 있기 이틀 전에 미국정부는 휴스턴 중국총영사관을 폐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폐쇄 이유를 중국 산업스파이들의 활약에 휴스턴 중국총영사관이 직간접적으로 관여했음이 확인되었기 때문이라고 미국정부는 설명했다.

 

이번 미국의 조치들은 중국의 영향력이 세계적으로 커지면서 중국식 지배체제가 전세계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는 우려를 종식시키기 위한 조처임이 분명하다. 단순히 파워게임의 일환으로 내린 조처가 아니라고 본다.

 

더욱이 휴스턴 중국총영사관 폐쇄 조치는 눈에 보이는 그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 핑퐁외교로 미중간의 화해무드가 조성된 다음 중국의 등소평 주석이 처음 방문한 도시가 바로 휴스턴이었다는 사실은 이곳이 미국 내 중국 외교의 최전방이었음을 증명해준다. 그러므로 미국정부의 휴스턴 중국총영사관 폐쇄 조치는 향후 언제라도 중국에 대한 추가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폼페이오 장관이 닉슨 도서관을 연설 장소로 택한 것 역시 상징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닉슨은 미중간 국교 정상화 등, 당시 냉전 상태의 양국 관계에 해빙 무드를 조성한 일련의 과정을 주도한 대통령이다. 이런 까닭에 폼페이오 장관이 닉슨 도서관에서 중국 포용정책의 종언을 선언한 것은 중국에 대한 미국의 강력한 경고임이 분명해진다.

 

폼페이오 장관은 닉슨 도서관 연설 이전부터 기회가 있을 때마다 중국의 세력 확장을 막기 위해 한국, 일본, 인도등 아시아 3국의 협조를 강조해왔다. 역사적으로 보나 현실적으로 보나 일본과 인도는 중국과 아무리 가까워지려 해도 가까워질 수 없는 관계임을 생각한다면 폼페이오 장관이 표명한 3국 협조는 결국 한국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

 

이런 까닭에 향후 대한민국의 외교정책에 어떠한 변화가 일어날지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이는 미국 이민자인 우리들의 삶에도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안창해. 타운뉴스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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