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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
08/10/20  

요즈음은 카톡(카카오톡, KakaoTalk)에 들어온 메시지를 확인하는 일로 하루를 시작한다. 외가의 일로 외가 식구들과 빈번하게 의견을 주고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개설한 단체 카톡방에는 외삼촌들, 이모들, 그리고 외종, 이종 형제들까지 많은 외가 식구들이 들어와 있다. 서로 멀리 떨어져 살고 있지만 실시간으로 메시지를 통해 의견을 나누면서 하나씩 일을 처리해 가고 있다. 카톡과 같은 모바일 메신저가 없었다면 많은 돈을 지불하며 시외전화 혹은 국제전화를 이용하거나 아니면 이메일을 이용해야만 하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했을 것이다. 한국인이 사용하는 모바일 메신저의 대명사로 자리 잡은 카톡, 참 대단한 프로그램이다.

 

카톡은 주식회사 카카오가 2010년 3월 18일 서비스를 시작한 글로벌 모바일 인스턴트 메신저이다. 현재는 스마트폰 사용자를 대상으로 프리웨어로 제공된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사회적 거리두기 열풍에 힘입어 비대면 교류가 용이하기 때문에 카카오톡 사용자가 현격히 늘어나 카카오톡 글로벌 이용자 수는 5,200만 명으로, 일간 순방문자 수(DAU)는 전분기 대비 9%나 성장했다. 수발신 메시지량도 34%나 확대되며 팬데믹 속에서 이용량이 급격히 늘어났다.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는 줄은 알고 있었지만 이용자가 5,200만 명이라고 하니 정말 대단하다.

 

사용자가 늘어난 만큼 수익도 증대했다. 주식회사 카카오는 올해 2분기 역대 최고의 매출을 올렸다. 매출 9,529억 원, 영업이익은 978억 원이다. 이는 2019년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 각각 30%와 142%씩 증가한 규모다.

 

물론 앞서 밝힌 것처럼 나도 카톡 사용자다. 그리고 내 스마트폰은 시도 때도 없이 카톡 메시지 수신음을 울려댄다. 초등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선후배 동창들, 사회에서 만난 친구들, 제자들, 한국에서 보이스카우트 지도자 활동을 함께했던 분들, 옛 직장 동료들, 함께 일하고 있는 직장 동료들이 쉴 틈 없이 전해오는 소식으로 스마트폰이 몸살이 날 정도다.

 

하루도 빼놓지 않고 매일 메시지를 보내는 사람들도 있다. 중고 동창생인 석광훈 신부는 매일 성경 문구를 영문과 한글로 보내주면서 간단하게 자신의 해석도 싣는다. 이순우 고교 선배는 매일 자신이 아침 산책길에 찍은 사진과 좋은 글을 직접 써서 보내준다. 내 동생 안상철은 어느 신부님의 말씀을 복사해서 하루도 빼놓지 않고 보내주고, 올해 여든여섯 살인 한 어르신께서는 하루에도 수십 번씩 각종 동영상과 글들을 보내준다. 소일거리 없이 집에서 쉬면서 여가 선용을 위해 전화기를 들여다보다가 좋다고 생각되는 글들을 이 사람 저 사람에게 퍼서 나르는 모양이다.

 

그런데 나는 이렇게 매일 메시지를 보내오는 분들께는 미안하게도 일일이 답장을 못 보낸다. 글을 보내주는 대로 바로바로 읽지 못하기 때문이다. 시간이 날 때 찬찬히 읽고 있으며, 어떨 때는 읽지 못하고 지나칠 때도 있다. 그리고 하루에 수십 개의 동영상과 글을 보내는 분께는 정말 죄송한 말씀이지만 거의 대부분 읽지 못한다.

 

가끔 안부를 묻는 분들도 있고, 집안의 경사나 부고 등을 알려오기도 한다. 나 역시 아버지가 운명하셨을 때 카톡으로 부고를 낸 바 있다. 참 편리한 세상이 되었다. 멀리 한국에 사는 친구와 소식을 주고받을 수 있고, 얼굴을 보면서 얘기할 수도 있으니 말이다. 게다가 따로 요금을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 공짜다. 하루 수백 번, 수천 번을 사용해도 요금을 지불하지 않는다.

 

이런 무료 메신저의 장점은 곧 단점이 되기도 한다. 메시지를 보내는 사람이 수신자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언제든지 또 얼마든지 메시지를 보내 받는 사람을 불편하게 만드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이다. 그 가운데는 한국과 이곳과의 시차로 말미암은 것들도 많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카톡 수신음에 잠에서 깨 메시지를 확인하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그런데 메시지가 긴급한 내용이 아닌, 언제 확인해도 상관이 없는 것이면 살짝 짜증이 몰려올 때도 있었다. 결국 스마트폰에서 카톡 메시지 수신음이 울리지 않도록 설정하고야 말았다.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조되면서 카톡을 이용해 문자 메시지를 보내거나 통화를 하는 경우가 부쩍 늘었다. 이로 인해 확인되지 않은 정보들이 무차별적으로 확산되는 부작용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설사 그 정보가 사실이라고 해도 모든 정보들이 내게 필요한 것은 아니다. 정보의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내게 필요한 정보들을 고르는 일이 현대인의 중요한 일상이자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으로 대두되고 있다.

 

안창해. 타운뉴스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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