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 부모를 가진 자녀들 (1)
02/08/21  

불륜을 저지른 부모가 자녀들에게 아무리 그 사실을 숨기려 해도 시간이 지나면서 알려지는 경우가 많다. 부모들은 조심한다고 했는데 자녀들이 부모의 싸움 도중 그런 말을 하는 것을 듣거나 아니면 눈치를 봐서 알게 되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을 통해 부모의 불륜 사실을 알게 되기도 한다.

 

남편이 불륜을 저지른 경우라면 자녀들이 그 사실을 알고 상처를 받을까 봐 부부 다툼이 있을 때도 조심하게 되지만 자녀들이 다 아는 상황이 되면, 오히려 아내는 마치 기다렸다는 듯 자녀들앞에서 아버지에게 대놓고 욕을 하거나 무시를 하기도 한다(이럴 때는 자녀들의 아버지로서의 입장도 있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이로 인해 부모들은 자녀들 볼 낯이 없어지겠지만 더 걱정이 되는 것은 자녀들의 장래이다.

 

자녀들은 불륜 때문에 다투는 부모의 모습을 보면서 ‘원인 제공자는 아빠이니 입다물고 계세요’ 라는 메세지를 보내거나 아니면 너무 지나치게 아빠를 몰아부치는 엄마도 지긋지긋해져서 부모를 둘 다 무시하고 자신만의 중독의 세계로 빠져들기도 한다.

불륜 자체보다 더 무서운 불륜 이후의 부부의 삶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생각해 보았는가? 자녀를 두고 생각한다면 불륜 이후의 문제는 ‘사람인데 살아가면서 한 번쯤은 실수를 할 수 도 있지’ 라는 말로 쉽게 해결되는 문제가 절대 아니다.

 

부모의 외도를 알게 된 자녀들은 낮은 자존감에 시달리게 된다. 이 과정은 거의 주로 무의식 가운데서 일어나며 특히, 성숙한 사고를 할 수 없는 어린 자녀라면 부모의 불륜을 ’내가 사랑스럽지 못해서, 내가 부모님께 기쁨을 충분히 주지 못해서’ 결국 부모가 가정을 소중히 여기지 않아 외도를 한 것으로 여기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과정을 거치며 성장한 자녀들은 ‘나도 부모의 피를 받았는데 결국엔 도덕적으로 옳지 않은 일을 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겠구나.’ 라는 자신에 대한 비관에 시달리게 된다. 부모를 미워한다고 해서, 부모님들이 이혼을 한다고 해서, 그래서 다시는 불륜 부모를 보지 않고 멀리 떨어져 살게 된다 하더라도 그 핏줄만은 끊을 수는 없는 일이다. 그리고 이러한 두 가지 이유만으로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데 써야 하는 에너지를 열등감과 불안감으로 허비해 버리는 삶을 살게 된다. 이러한 열등감과 불안감을 잊기 위해 많은 경우 마약이나, 게임 등의 중독에 빠지게 되고 결국엔 삶에 대한 비관과 분노와 불신으로 다른 사람들과의 인간관계에서도 문제를 경험하고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극도의 외로움을 느끼거나 사회생활 자체를 거부하고 우울증에 시달리며 살아가는 자녀들이 되는 것이다. 아니면 부모가 저지른 불륜이 마치 자신들도 불륜을 저질러도 된다는 허가증처럼 심리적으로 받아들여 본인도 성적으로 문란한 생활을 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다. 하지만 불륜의 문제는 부부 당사자들 만에 한 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완전한 오산이다. 오히려 자녀들이 겪는 정신적인 어려움은 부모와 혈연이기 때문에 배우자가 겪는 어려움보다 더 근본적으로 깊은 뿌리를 가지고 있다.

 

Eunice Joo (Ph.D., LPC, NCC),
꿀약국(Honey Pharmacy) 멤버
● Eunice Joo Counseling Clinic
● Ph.D, in Clinical Pastoral Counseling from NCCA (National Christian Counseling Association)
● M.A. (Clinical Counseling from Denver Seminary)
● LPC(Licensed Professional Counselor)
● NCC (National Certified Counsel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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