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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시의원 Joe
04/23/18  
젊은 히스패닉계 친구 조 앙헬 자모라(Joe Angel Zamora)가 산타 페 스프링스(Santa Fe Springs) 시 시의원이 되었다. 가끔 사석에서 만나 소박한 꿈을 이야기 하곤 하더니 몇 해 전에 플래닝 커미셔너 가 되었다며 기뻐했었다. 커미셔너로 한동안 활동하더니 지난 11월 선거에서 시의원으로 당선된 것이다. 올해 35살인 Joe는 초등학교 선생님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며 지역에서 정치 활동을 계속해 왔다. 12월 10일, 시의원 선서 및 취임을 한다기에 축하해주기 위해 Santa Fe Springs 시의사당을 찾았다.
 
 
2013년 통계에 의하면 Santa Fe Springs 시는 전체 인구가 17,053명에 불과한 작은 도시이다. 2000년에 비해 인구가 2.2% 줄었다. 도시 전체를 거주 지역으로의 발전을 도모하기보다 산업 도시로 발전시키면서 생겨난 현상이 아닌가 싶다. 전체적으로 공장이나 창고 등의 시설은 늘고 인구는 감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에 시의원 두 자리를 놓고 여러 명의 후보자들이 난립했는데 640여 표를 얻은 사람이 1등으로 당선되고 친구 Joe는 619표를 얻어 당선되었다. 총인구가 17,000여 명에 불과하니까 실제 유권자도 얼마 되지 않을 뿐더러 지난 11월 선거는 지방선거다 보니까 투표율도 저조했다. 불과 600여 표를 얻고도 시의원에 당선되었으니 선거란 참 재미있는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나이 많은 네 명의 시의원들과 함께 앉아 있는 젊은 Joe가 자랑스러웠다. 특히 선서를 마친 후, 그가 동생을 불러내어 자기가 방금 받은 시의원 배지를 달아줄 때 사람들은 뜨거운 박수를 쳐주었다. 그의 동생은 지체부자유자이다. Joe는 시의원 배지를 달아주며 자기 동생이 너무나 자랑스럽다고 했다. 지난 선거 기간 동안 동생이 얼마나 수고했는가를 힘주어 얘기했다. 몸이 불편한 동생이 있다는 사실을 숨기려 하지 않고 당당히 세상에 알리고 함께 살아가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아울러 시의원 선서를 하는 히스패닉계 젊은이를 지켜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우리 한국인 젊은이들도 우수한 인재들이 많은데 너무 지역사회와 정치에 무관심하지 않나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민 1세 한국인 부모들의 교육열에 힘입어 훌륭한 교육을 받고 자라난 한인 젊은이들 대부분은 부모들의 희망대로 변호사, 의사 등 전문직이나 고액 연봉이 보장되는 직장 진출에 우선적으로 관심을 가지는 것이 현실이다. 또, 한인 1세나 1.5세들 대부분은 개인 사업을 하거나 한인들끼리 모여 일을 하는 경향이 있다. 이것이 잘못 되었다는 것은 아니다. 우리 실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지역정치에도 관심을 갖자는 것이다.
 
 
자기 직업을 갖고 일을 하면서 거주하는 시의 각종 커미션에서 활동할 수도 있고, 좀 더 나아가 시의원으로 활동할 수도 있다. LA나 뉴욕 같은 커다란 도시가 아닌 대부분의 미국의 작은 도시의 시의원은 모두가 봉사직이다. 약간의 활동비는 지불하지만 풀타임 잡이 아니고 파트 타임 잡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필자가 사는 라미라다 시만 해도 시장은 개인 사업을 하고 있으며, 시의원 중에는 목회를 하는 목사도 있고, LA 시 공무원도 있고, 뉴포트비치 시 경찰관도 있다. 모두가 자기 일을 하면서 봉사하는 것이다. 우리 한인 2세들도 자기가 거주하는 도시의 시정 활동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참여했으면 한다.
 
 
우리 한인 젊은이들이 지역정치에 관심을 기울이게 하려면 부모 세대인 한인 1세와 1.5세들이 솔선수범해야 한다. 유권자 등록을 하고 선거가 있을 때마다 후보자들의 주장과 활동을 눈여겨보고 투표로 시민의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그 시작이다. 즉, 평소 지역사회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 참여하며 자녀들을 동참시키는 교육을 어렸을 때부터 한다면 자연스럽게 산교육이 될 것이다. 더구나, 미국에 살면서 시민권을 취득하고 당당히 미국 시민이 되었는데도 아직도 바다 건너 한국 정치에만 관심을 가지고 기웃거리거나, 한인 커뮤니티에 성격이 분명치 않은 단체들을 만들고 커뮤니티 안에서만 맴도는 일부 한인들이 그 열정과 에너지를 지역 정치로 돌린다면 한인들의 정치력은 엄청나게 커질 것이다.
 
 
미국 내 소수민족으로서의 목소리내기는 지역정치에서 출발한다. 우리가 여러 민족과 인종들이 섞여 살고 있는 동네로부터 우리의 정치력은 시작한다. 우리가 힘 있게 우리의 주장을 펼치며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정책을 세우고 집행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노력해야 한다. 미래의 희망인 한인 젊은이들 중에서 우선 지역정치인들이 다량 배출되고 나아가 주의회, 연방의회에서도 많은 한인들이 활약하는 그런 날이 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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