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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위드 코로나의 서막
11/15/21  

코로나19와 함께 일상생활을 한다는 의미의 "위드 코로나"가 전 국민 백신 접종 완료율 70퍼센트 돌파와 함께 11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2년이 다 되도록 사태가 잦아들지 않으니 완전 종식은 당장 오지 않으리라는 것을 초등학생도 알 수 있었고 그렇게 정부는 중증 환자 위주로 관리하며 단계적으로 방역 조치를 해제하며 일상으로 돌아가는 정책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이제 시간 제한 없이 식당이나 카페에 갈 수 있고 두 명, 네 명씩만 가능하던 사모임도 수도권은 백신 완료자 포함 10명까지 허용되었고, 백신 접종자는 극장에서 팝콘도 먹을 수 있고 중단되었던 스포츠 경기 관람도 재개되었다. 확실히 상권은 눈에 띄게 달라졌다. 맛있다는 식당은 인산인해, 동네 호프집도 저녁마다 테이블이 만석, 오랫동안 마음고생 했을 자영업자들에게 단비가 내렸겠구나 싶다. 

 

하지만 매번 정부가 방역 완화 계획을 발표하면 본격적으로 시작도 하기 전에 "일상 회복"에 대한 희망에 들떠 확진자가 쏟아져 나오고 결국 방역 단계 조정은 번복되어왔다. 이번에도 아니나 달라 11월에 들어서며 확진자 수는 계속해서 확산세이다. 위드 코로나로 숨통이 트일 거라는 기대와 달리 오히려 코로나 바이러스는 더 깊숙이 우리 안으로 들어와 버린 기분이다. (그래서 위드 코로나였나?) 말이 코로나와 공존하는 삶이지 사실상 그 경계선도 애매하고 어떻게 반응하는 것이 맞는지 혼란스러울 때도 많다.  

 

많은 회사들은 재택근무를 줄이고 정상 출근 체계에 돌입했는데 자연스레 이동이 많아지고 바이러스에 접촉될 찬스는 늘어났다. 더 불안해진 것은 학교도 마찬가지로 많은 학교들에서 확진자가 증가하는 추세이다. 초등학교의 경우 교직원을 제외하고 접종자가 없기 때문에 방역수칙을 소홀히 하여 구멍이 뚫리기라도 하면 단체 감염에 온상이 될 수도 있다. 학교 밖 세상은 방역 규제 완화로 보다 자유로운 일상이 허락되었을지 모르지만 학교는 그렇지 않다. 

 

위드 코로나가 시작된 11월에 우리 아이가 다니는 초등학교에서도 두 차례 확진자가 나왔다. 지난주 1학년 학생이었는데 같은 반 친구가 다음날 추가 확진되었다. 그리고 이번 주에 4학년에서 확진자가 나왔다. 같은 반에서 학생 두 명과 담임 선생님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4학년 전체 등교가 중단되었다. 친구의 아들이 확진자가 나온 반 학생이라 밀접접촉자로 분류되어 열흘간 자가격리에 들어갔으며 그 아이를 돌보는 보호자도 자연스레 격리자가 되었다. 그 집 부모는 맞벌이 부부인데 한 명은 자가격리로 휴가를 끌어 써야 하는 사태를 맞은 것이다. 11월 18일 수능이 끝나고 22일부터 전면 등교를 앞두고 있지만 지금은 교내에서 확진자나 자가 격리자가 늘어나며 오히려 전보다도 등교를 못 하고 있는 상황이라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물론 이렇게 확진자가 나오기 시작하자 학교는 방역을 강화했다. 이제는 감기 증상을 보이면 등교 중지, 코로나 검사가 필수 사항이다. 이럴 때 비염이나 알러지 환자들은 아주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는데 증상이 있을 경우 등교를 위해서 의사 소견서와 코로나 검사 결과를 함께 제출해야만 한다. 며칠 전 친구 아들이 수업 중 목이 아프다고 했더니 담임 선생님께서 코로나 검사 결과를 제출하라고 지시하셨다고 한다. 이전에도 발열 증상은 등교를 제지했지만 이 정도로 심하진 않았다. 위드 코로나가 실시된 후 발열이 없더라도 기침, 콧물과 같은 증상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추세이다. 

 

그저 다시 사모임이 가능해졌고 식당과 카페에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으며 곧 마스크를 벗을 수도 있을 거라는 기쁨은 유동적인 것이다. 여기서 더 심각할 정도로 확진자가 많이 나오고 중증 환자나 사망자가 증가한다면 순조롭게 일상 회복 2단계로 넘어가지 못할까 불안하고 염려스럽다. 도리어 방역수칙이 다시 강화되지 않으란 법도 없다. 위드 코로나와 함께 우리가 풀어야 할 숙제는 아직 가볍지 않아 보인다. 

 

위드 코로나는 코로나로부터 자유로운 일상을 뜻하지 않는다. 여전히 모든 상황은 불안하고 답답하지만 그렇다고 암담한 얼굴로 한숨만 쉬고 있을 수는 없다. 보다 세심하게 내 몸을 돌보고 상황에 맞게 민첩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치료제가 실용화되기 전까지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과 손 소독제 사용과 같은 가장 기본적인 방역 수칙은 상당히 오랫동안 유지될 것으로 보이니 충실하게 기본을 지켜내야겠다.  

 

과연 코로나와의 기나긴 전쟁은 언제까지 계속될까? 입학한 이후로 계속 마스크 쓰느라 반 친구 얼굴도 제대로 본 적이 없는 우리 집 막내는 이때를 웃으며 회상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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