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ke Peace With Your Past
01/24/22  

오랜만에 수영장에 갔다. 새해 들어 처음이다. 체육관 카드가 작동을 하지 않았다. 직원에게 문의하니 해가 바뀌었기 때문에 새로 등록을 해야 한다고 했다. 새로 등록을 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물으니 의료보험 카드와 피트니스 아이디(Fitness ID) 번호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 자리에서 의료보험 회사에 전화를 했다. 바로 피트니스 아이디 번호를 알려주었다. 꽤 길다. 받아 적었다. 혹시 모르니 이메일로도 보내주겠다고 한다. 그러라 하고 이메일 주소를 알려 주었다. 참 친절하다.

 

그런데 막상 재등록을 하려고 하니 지금은 담당 직원들이 바쁘니 다음에 오라고 했다. 모처럼 큰맘 먹고 왔는데 다시 오라니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우여곡절 끝에 재등록을 마치고 어렵사리 수영장에 들어갔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했던가. 수영장의 세 레인 모두 사람들이 열심히 걷거나 수영을 하고 있었다. 레인이 비기를 기다리며 잠시 자쿠지에 몸을 담그기로 한다. 따뜻하다. 물에 몸을 담그고 무심코 벽을 바라다보았다. 예쁜 여자가 수영장에 서있는 사진 두 장이 걸려 있고, 그 사이에 수영장 규칙(Pool Rules)이 붙어 있었다.

 

  1. Smile, 2. Be Kind, 3. Don't Give Up, 4. Don't Compare, 5. Avoid Negativity, 6. Make Peace with Your Past, 7. Take Care of Your Body & Mind,

 

이건 수영장에서 준수해야 할 규칙이 아니라 인생살이의 규칙이 아닌가 싶다. 수영장 규칙이면 ‘반드시 샤워를 하고 물속에 들어가라. 물속에서 방뇨를 해서는 안 된다. 물속에서 침을 뱉지 마라. 물장구를 심하게 쳐서 다른 사람의 눈살을 찌푸리게 해서는 안 된다. 고성방가를 하지 마라. 다른 사람에게 방해가 되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 등의 구체적이고 당장 수영장에서 실천할 것을 얘기해야지. 웃어라. 친절해라. 포기하지 마라. 비교하지 마라. 부정적인 것을 피해라. 너의 과거와 화해해라. 네 몸과 마음을 잘 다스려라. 왜 이런 문구를 택했을까?

 

특히 '과거와 화해하라'는 문구는 커다란 의문점을 남겨주었다. 문구 자체를 이해하는데도 잠시 시간이 걸렸다. 그러니까 내용인 즉 현재의 자신이 있도록 해준 과거의 나에 대해 불만이 있을 수도 있고, 과거의 내가 한 행동들에 대해 후회할 수도 있다. 그런데 과거의 나를 이해하지 못하고 잘못이었다고 비난만 한다면 오늘의 나도 편안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당신의 과거와 화해하라.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세상 사람들은 과연 이 점에 대해 어떤 생각들을 갖고 있을지 궁금해졌다.

 

집에 돌아오자마자 구글에 'Make Peace With Your Past'라고 쳐보니 관련된 글이 13억 1천만 개가 있다고 뜬다. 나를 인정하지 못하고 나와 싸우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이 있나 보다. 그중에 제일 첫 번째 뜬 글 제목 '나와 화해하는 10가지 방법'을 클릭하니

 

‘Why It Is Important To Have Peace With Your Past’라는 제목 아래 1. Forgive and Let Go(용서하고 잊자), 2. Accept Who You Are Now(현재의 나를 받아들이자), 3. Look for the Good(좋은 점을 찾자), 4. Focus on the Future(미래에 초점을 맞추자), 5. Beware of the Negativity(부정적인 요소들을 경계하자), 6. You Don’t Have to Understand Why(왜 그런지 이해할 필요는 없다), 7. Things will Change(만사는 바뀐다), 8. Practice Deep Breathing and Meditation(심호흡을 하고 명상을 생활화하자), 9. Build an Encouraging Environment(고무적인 환경을 만들자), 10. Count Your Blessings(축복을 세어 보자) 등의 열 가지 실천 강령을 소개하고 있었다.

 

다 인생 사는데 도움이 되는 좋은 말들이다. 이 모든 노력들은 내 마음을 다스리는 일에서 시작한다. 각가지 욕망의 덩어리인 내 마음을 어떻게 갖느냐가 내 행동의 출발이고 실천의 근원이 아니던가? 그러나 아무리 마음을 잘 다스린다 해도 실천하지 않으면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 실천해야 한다.

 

오늘 수영은 하지 못하고 돌아왔지만 값진 선물을 받았다. 수영장 규칙을 수영장에서뿐만 아니라 2022년의 생활 모토로 삼아 실천해 나갈 작정이다.

안창해. 타운뉴스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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