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를 기다린다
04/25/22  

한국에서는 4월 25일부터 윤석열 내각의 총리 및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시작된다. 총리가 내정되고 각 장관 내정자들의 이름이 공표되면서 언론에서는 각 내정자들의 과거 행적을 들춰가면서 그들이 그 직책을 맡는데 어떤 문제가 있는가를 보도하고 있다.
 
한덕수 총리 내정자는 고액의 고문료, 기업체 사외이사를 비롯해 부인의 재산형성 과정 등이 거론되었으며, 부총리로 내정된 추경호 국민의 힘 의원의 경우는 예금 증식 과정과 론스타 게이트 관련 여부를 문제 삼고 있다. 그 밖의 다른 내정자들도 한두 가지 문제를 거론하고 있으나 가장 심각하게 거론되고 있는 사람은 보건복지부 장관 내정자이다. 그는 농지 대리 경작 의혹에서부터 아들 병역 논란에 이어 자녀의 대학 특혜 입학 의혹까지 연일 매스컴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과거에는 청문회가 있을 때마다 국회의원들이 후보자의 비도덕성을 증명하기 위해 들고 나오는 단골 메뉴 가운데 하나가 바로 ‘위장전입’이었으나 언젠가부터는 크게 다뤄지지 않고 있다. 거의 대부분의 장관 내정자들이 어떤 이유에서든지 위장전입을 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최근에는 내정자 가족의 문제, 특히 자녀의 입시, 병역 등의 문제가 자격 검증의 단골 메뉴가 됐다. 그리고 윤석열 정부의 첫 내각 내정자 가운데 정호영 복지부 장관 내정자가 자녀 문제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문재인 정부의 법무부 장관 청문회에서 벌어졌던 일들이 다시 되풀이 될 가능성도 없지 않아 보인다.
 
필자는 이번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내각을 발표하는 날부터 청문회를 기다리게 되었다. 그 이유는 요즈음 언론에서 뜨겁게 다루고 있는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나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때문이 아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민주당 국회의원들의 빗발치는 공격에 어떻게 대처하는지 기대되기 때문이다.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이 법무장관 후보자로 지명되자 민주당은 크게 당황했을 것이다. 권력 수사를 한다는 이유로 검찰총장이던 윤석열을 쫓아내려 했던 현 정권과 민주당은 채널A 기자를 매개로 한 ‘검언유착’ 사건을 만들어 윤석열의 측근인 한동훈을 엮어 문제로 삼았다. 그러나 검찰은 한동훈을 기소조차 하지 못했다. 그동안 한동훈은 무려 4번이나 좌천을 당했다. 마지막으로 한동훈은 수사와 전혀 관련이 없는 법무연수원과 사법연수원으로 보내졌다. 그러나 한동훈은 사표를 내지 않고 때를 기다렸다. 그리고 법무장관 후보자가 돼서 다시 민주당 앞에 서게 되었다. 민주당 인사들은 윤석열의 최측근인 한동훈을 꼭 낙마시켜야 하는 후보자로 정하고 청문회를 벼르고 있다.
 
그러나 팩트와 논리로 치열한 대결을 해야 하는 청문회장에서 한동훈은 절대로 밀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한동훈 내정자가 오만방자하기 때문에 그의 인사청문회 자체를 거부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사실 필자는 한동훈에 대해서 별 관심이 없었다. 그저 검사 선후배로 만나 윤석열과 함께 일했던 인연으로 법무부장관까지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가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되기 전, 기자들과 인터뷰 하는 장면을 본 뒤로는 그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다. 2년 반 전에 조국 수사가 시작되었을 때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자기 개인 계좌와 노무현재단 계좌를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가 추적하고 있다고 자신이 운영하는 유투브에서 언급했고 라디오에 출연해서도 공론화했다. 결국 언론을 도배하다시피 했었다. 그러나 이것이 모두 사실과 다른 것임이 밝혀졌고, 이에 대해 한동훈은 유시민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이날 인터뷰에서 한동훈은 ‘죄가 있으면 법에 따라 수사해야 한다. 권력이 물라면 물고 덮으라면 덮는 것은 잘못’ 이라면서 ‘없는 죄를 만들어서 덮어씌우는 것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있어서는 안 된다. 뿐만 아니라 있는 죄를 없었던 것처럼 덮고 가는 것도 잘못’이라고 말했다.
 
그가 한 말들을 모아 ‘한동훈 어록’이 만들어졌다. 그의 어록 중에는 “진영에 상관없이 강자의 불법에 더 엄정해야 한다는 그 기준에 따라 일했습니다. 그렇게 해도 약자에게 기울어진 운동장인 게 현실 세계니까요. 그러다 공격받는 건 감수해야죠.”라는 말도 있다.
 
그가 청문회에서 또 어떤 어록을 남길지 기대가 된다. 아직 한동훈 법무부 장관내정자의 청문회 일정은 잡히지 않았다. 일정을 잡는데도 국회에서 여야의 합의가 있어야 한다니 좀 더 기다려 볼일이다.
안창해. 타운뉴스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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