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현실
04/23/18  

꿈과 생계 중 무엇이 중요할까? 이 물음에‘당연히 먹고 사는 것이 중요하다’고 대답하는 사람은 진정한 꿈이 없는 사람일지도 모른다. 꿈이 있는 사람은 꿈을 이루고 싶지만 현실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갈등하고 고민할 것이다. 짐작컨대 대부분의 사람들은 꿈보다는 현실을 따르겠지만 드물게는 먹고 사는 일보다 꿈을 향한 길을 택할 것이다.

 

 

프로 골프선수 제임스 한이 지난 9일 끝난 PGA 투어 웰스파고 챔피언십에서 생애 두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우승도 연장전 끝에 나왔다. 그는 지난해 2월 노던트러스트 오픈에서도 폴 케이시(잉글랜드), 더스틴 존슨(미국)등 세계적인 선수들과 3차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첫 우승 후 1년 3개월 만에 또 한 번의 우승을 거머쥔 것이다. 그는 이번 대회 우승 상금으로 130만 달러를 손에 넣었다.

 


연장전의 사나이 제임스 한의 스토리에는 항상 아 내 스테파니가 등장한다. 스테파니는 제임스 한과 U.C 버클리 동기동창이다. 둘은 오랜 연애 끝에 2012년 결혼했다. 결혼 전 광고회사에서 연봉 20만 달러를 받으며 일하던 제임스 한에게 스테파니는 물었다“. 꿈과 생계 중 무엇이 더 중요한가?”

 


생계를 위해 꿈을 접었던 제임스는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는 마침내 꿈을 이루기로 결심하고 고액의 연봉을 받는 직장에서 나왔다. 결혼 후 골프에만 집중한 그는 2013년 투어에 데뷔했고,2015년 마침내 꿈을 이뤘다.

 

 

물론 꿈과 현실을 2분법적으로 나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꿈을 좇기 위해서는 현실에서 살아갈 수 있는 생계의 방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꿈은 현실과 양립할 수밖에 없다. 제임스도 투어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구둣가게 점원으로 일했다. 그가 보통 사람과 달랐던 점은 고단한 삶 속에서도 꿈을 이루기 위해 현실에서의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꿈은 젊은이들만의 것이 아니다. 몇 해 전 60살이 다 되어 변호사 시험에 합격한 최종열씨가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젊은 시절 몇 번의 도전에서 번번이 실패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독학으로 학업을 계속한 결과였다. 만일 처음 실패했을 때 그 꿈을 버리고 생업에만 전념하고 살았다면 영원히 그 꿈을 이룰 수 없었을 것이다.

 

 

가까이 지내는 지인 가운데도 꿈을 실현한 사람이 있다. 미국에서 만나 함께 산에 다니다 의기투합해 일주일에 몇 차례씩 만나 정신 수련을 하던 친구 제이슨이다. 그는 예수를 만나 깨달음을 얻었다며 늦은 나이에 신학교에 들어갔다. 목사 안수를 받고 아프리카 등지에서 선교 사업을 펼치던 그는 미국으로 돌아와 지금은 풀러툰 아가페교회의 담임목사로 시무하고 있다. 깨달음을 얻겠다는 꿈을 생계 때문에 저버리고 살았다면 결코 이루지 못했으리라.

 

 

고국을 떠나 낯선 이국땅에 살려고 나선 우리들 모두에게는 저마다의 꿈이 있다. 고국에서 살기 힘들어 이민 길에 나섰든, 더 잘살아보겠다고 이민을 택했든 이땅에 들어올 때는 누구나 크고 작은 꿈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만만치 않은 이민 생활로 인해 그 꿈을 잊고 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아무리 살기 힘들더라도 꿈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 이것이 바로 제임스 한이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이다.

 

 

개인적인 꿈만이 아니라 공동의 꿈도 꾸어야 한다. 제임스 한의 꿈은 또한 그의 아내의 꿈이기도 했다. 때로 꿈은 공동의 것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많은 사람이 공유하는 것이 되기도 한다. 개인의 꿈을 넘어 가정의 꿈, 내가 속한 커뮤니티의 꿈, 더 나아가서는 국가가, 세계가 함께 꾸어야 하는 꿈이 바로 그것이다. 개인의 꿈 뿐만 아니라 공동의 꿈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도 게을
리 해서는 안 된다.

 

 

꿈은 삶의 푯대와도 같다. 푯대가 없다면 삶은 방향성을 잃고 헤맬 수밖에 없다. 푯대를 향해 한 걸음씩 내딛는 걸음걸음이 바로 나의 삶이고 그 걸음 끝에 하나의 길이 만들어진다. 그리고 누군가는 내가 낸 그 길을 따라 걷기도 한다.

 

 

꿈은 현실에서 실현 가능한 것이어야 한다. 상상으로만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은 결코 꿈이 될 수 없다. 골프에 재능이 없는 이가 PGA 우승이란 꿈을 꾸며 프로골퍼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무모한 일이다.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한 꿈을 꾸고 가꾸어 가야 한다. 제임스 한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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