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세상
04/23/18  

한국 교육부의 한 고위 관리가 기자들과의 술자리에서“민중은 개· 돼지와 같다. 먹고 살게만 해주면 된다.”라고 발언해서 한국 사회가 분노하고 있다.

 

 

또 영국에서는 지난 주 공개된‘칠콧 보고서’를 통해 당시 블레어 총리가 제대로 된 조사나 의회의 동의 없이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적극 지지했던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보고서는 블레어 총리가 이미 8개월 전에 참전을 결정했다면서, 그 증거로 그가 부시에게 보낸 자필 편지를 제시했다.‘I’ll be with you, whatever.’

 

 

블레어 총리가 부시 대통령에게 그와 같은 편지를 보낸 것은 이라크 석유 이권을 노린 영국 석유기업들의 로비 때문이었다. 영국의 석유기업들은 영국이 미국과 함께 이라크 전쟁에 참전하지 않으면, 전후 이라크 석유 이권이 미국이나 러시아 석유기업들에게만 돌아갈 것을 우려했다. 결국 영국 정부는 석유기업들의 이권 확보를 위해 미국과 함께 서둘러 이라크 전쟁을 시작한 셈이다.

 

 

그들에게 참전의 이유도 알지 못하고 죽어간 수많은 병사들은 주인의 배를 채우기 위한 개·돼지였을지도 모른다.

 

 

지난 5월 한국을 방문했던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은 관훈토론회에서“세계 속 한국은 레벨이 훨씬 낮다. 그런 면에서 언론은 국민을 계도해야 한다.”고 말해 인상을 찌푸리게 했다.‘계도’는‘깨우쳐 이끌어준다’는 말이다. 즉 앞선 이가 부족한 사람을 가르치면서 이끌고 간다는 말이다. 개·돼지에 비유한 것은 아니나 대중을 계도 대상이라고 하는 것은 국민의 수준이 낮거나 모자란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얘기다.

 

 

국민이 없는 국가는 존재할 수 없다. 그리고 국민이 행복한 나라가 좋은 나라이다. 하지만 먹고 사는 것만으로 국민들이 행복한 것은 아니다. 행복은 건강한 삶, 건강한 가족, 건강한 사회, 건강한 국가로부터 온다. 어떤 이유로든 국민을 개·돼지로 여기는 사람들이 위정자로 있는 한 국민은 결코 행복할 수 없다.

 

 

정치인이든 행정 관료든 그들의 존재 이유는 국민 행복에 있다. 그들이 해야 할 일은 어떤 정책이 국가를 발전시키고 국민을 행복하게 만드는가에 대해 고민하고 시행하는 것이다. 국민 위에서 군림하고 특권층이라는 권위의식에 사로잡혀 있는 한 제대로 된 정책이나 행정 시스템을 만들어 갈 수 없다.

 

 

국민들도 손을 놓고 있어서는 안 된다. 지도자를 뽑을 때는 보다 엄격한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 그리고 그 기준은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때에 따라 달라지는 기준, 누구에게는 적용하고 누구에게는 적용하지 않아도 되는 기준은 제대로 된 기준이 아니다.

 

 

진정으로 국가 발전에 도움이 되는 판단을 하고 국민을 위한 결정을 할 수 있는 정치 지도자, 생각과 행동이 바른 지도자를 뽑아야 한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으면서도 기준이 흔들리거나 알고 있던 사실 마저 혼란스러워하며 이번 한 번만, 이번 한 번만 하며 스스로를 용서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지 않은가.

 

 

똑똑한 국민이라야 참된 지도자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또 그렇게 선출된 지도자라면 결코 국민들을 개· 돼지라고 폄하할 리 없다. 선거철만 되면 귀가 아프게 들어왔던‘당신의 한 표가 당신의 운명을 결정합니다’라는 구호가 더 이상 공허한 외침이 되어서는 안 된다.

 

 

선출직이 아닌 행정 관료들의 채용 방식도 보완할 것이 없나 살피고 또 살펴야 한다. 과거 고시 중심이었던 한국 정부의 관료 채용 방식이 다양화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긴 하나, 아직도 학력 중심 채용이란 큰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인성에 대한 검증 절차가 소홀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바른 인성을 가진 관료라야 진정으로 국민의 행복을 위해 봉사할 것이 아닌가.

 

 

바른 인성은 하루아침에 형성되는 것이 아니다. 가정과 학교, 더 나아가서 사회가 우리의 자녀들이 올바른 인성을 가진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도해야 한다. 그들이 머리만 큰 기형아가 아닌 바른 생각, 깊은 안목, 폭넓은 사고를 통해 인류공영에 이바지할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키워야 한다. 나만 생각하고 출세를 하고 돈만 많이 벌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가득찬 사람이 아닌 참되게 사는 것이 옳은 삶의 방식이라는 가치관을 가진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 그리고 사회는 그런 가치관이 잘못된 것이 아님을 확인하는 장이 되어야 할 것이다.

 

 

올바른 인성을 갖춘 사람들의 아름다운 세상은 교육이 바로 설 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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