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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사단 조셉 신 대장
09/26/22  

사람들은 모이기를 좋아한다. 모여서 이런저런 목적을 지닌 모임이나 단체를 만든다. 각종 취미활동을 중심으로 하는 모임부터 회원들의 이익 도모를 위한 단체, 자녀들의 교육을 위해 학교를 만들기도 하고, 동창회, 향우회, 혹은 동족이나 동포들끼리 모여 친목을 도모하면서 권익을 지키려는 단체에 이르기까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단체들이 있다. 이곳 한인 커뮤니티에도 수많은 단체들이 있다. 필자도 한인가정상담소와 성토마스 한국학교 등에서 봉사한 바 있다.

이런 단체들 가운데에는 회장, 비서, 총무, 회계를 한 사람이 다 겸임한 단체들도 부지기수다. LA 언론에 가끔 특별한 이슈를 제기하면서 떠들썩하게 소란을 일으키려고 시도하던 어떤 사람이 회장인 한 단체의 캘리포니아 주 등록 서류를 우연히 본 적이 있다. 그 단체도 그랬다. 한 사람이 모든 직책들을 겸하고 있었고, 서류에 등록된 단체의 주소지는 LA 외곽 작은 도시의 개인 주택이었다. 그 주택의 소유주도 본인이 아니고 다른 사람이었다. 이렇게 등록 서류 하나 제대로 갖추지 않고 등록한 단체의 장이라면서 명함을 파서 이 사람, 저 사람 만나 뿌리고 부회장, 총무 등의 직함을 나눠주고 다닌다. 언론에 가서 인터뷰를 하고, 등록된 회원이 수천 명이라고 떠들고 다닌다. 심지어 자신의 이득을 위해 사람의 약점을 건드려서 궁지에 몰아넣기까지 한다.

이런 단체들만 있는 건 아니다. 여러 지역에서 주말에 열리고 있는 한국학교, 한인가정상담소, 민족학교, 한미연합회, 흥사단 등과 같이 건실하게 운영되고 있는 단체들도 부지기수다. 특히 흥사단은 1913년 5월 도산 안창호 선생 주도로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조선 8도를 대표하는 청년들을 포함해 25인의 발기인들이 발족했다. 100년이 훨씬 넘도록 유지되고 있는 미국에서 만든 한인 단체 중 하나다. 해방 후 미국에 있던 본부를 서울로 옮겼고, 대한민국 전국 각 시도에 지부를 설립했고, 미 전역에서도 지부 활동이 활발하다.

지난주에 이 흥사단 미국 LA 지부에서 활동하고 있는 조셉 신 대장을 만났다. 조셉 신 대장은 2살 때 부모 따라 미국에 이주했기 때문에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2세라 해도 무방하다. 필자는 흥사단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그리 좋지는 않았다. 언론 보도를 통해 늘 서로 다투는 단체라는 인식이 자리를 잡고 있었고, 옛날 구닥다리 노인들이 운영하는 단체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한인타운에서 보이스카우트 지도자로 활동하던 조셉 신 대장이 흥사단 보이스카우트 777대를 맡으면서 서서히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다. 2014년 탈북난민들을 돕기 위해 스카우트 대원들이 LA에서 우정의 종각이 있는 산페드로까지 야영을 하며 매일 10마일씩 걸어 $3,000의 성금을 모아 기탁했다는 기사를 보고 신선한 느낌을 받았다.

신 대장은 여전히 뚜렷한 목표 의식과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었다. 그는 흥사단이 우리 한인들의 의식의 전환을 위해 노력해야 할 때임을 강조했다. 특히 청소년들에게 비전과 목표 의식을 심어줘야 한다고 했다.

“1963년 8월 ‘I have a dream.’을 외치던 마틴 루터 킹 목사의 꿈은 ‘흑인이 백인과 평등하게 살게 된다’는 아주 소박한 것이었다. 그런데 그로부터 50년이 채 안 되어 흑인 대통령이 탄생했으며, 그 흑인 대통령은 2009년부터 2017년까지 8년간 대통령직을 수행했다. 마틴 루터 킹이 뿌린 작은 씨앗이 발아하고 싹을 티워 거대한 거목으로 성장하기 까지 불과 45년밖에 걸리지 않은 것이다.

한반도의 통일도 그렇다. 꿈을 갖고 있어야 이루어진다. 꿈조차 갖고 있지 않으면 절대로 이루어질 수 없다. 통일을 위해서는 강대국들이 움직여야 한다. 그 강대국 중에 휴전 협정에 서명한 당사국인 미국이 가장 큰 힘을 갖고 있기에 더더욱 미국에 사는 우리들의 노력이 절실하다. 독일의 통일도 동독과 서독이 국내외에서 강렬하게 기도하고 외쳐서 이룩한 것 아닌가. 우리도 한반도 통일을 위해 큰 소리를 내야 한다.

꿈을 이루기 위해 힘을 키워야 한다. 4.29 폭동 당시 백인들이 많이 사는 할리우드와 일본 타운에는 주방위군이 지키고 있어 피해가 일체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한인 타운은 불에 타고 폭도들에 의해 파괴되고 점거 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찰도 소방관들도 두손 놓고 있었다. 그래서 한인들이 총을 들고 폭도들과 싸워 지켜내야 했다.

“힘을 갖추기 위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각 분야에서 힘 있게 활동하는 한인들이 나와야 한다. 우리 흥사단이 바로 이런 일을 할 것이다. 앞으로 미래를 이끌고 나갈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활동을 강화해 나갈 것이다”
신 대장의 열정이 담긴 목소리가 아직도 귓가에 쟁쟁하다. 흥사단의 무실(務實)·역행(力行)·충의(忠義)·용감(勇敢)의 4대 정신을 이념으로만 신봉한 것이 아니라 실천하며 사는 그의 진심이 느껴진다.

흥사단의 활동이 우리의 밝고 건전한 미래를 향해 활짝 열려 있다. 아무리 좋은 일이라도 커뮤니티의 도움과 협조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조셉 신 대장과 흥사단의 활동에 타운뉴스 독자 여러분들의 뜨거운 관심과 성원을 바란다.

안창해. 타운뉴스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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