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2023 타운뉴스 업소록
10/17/22  

2022-2023 타운뉴스 업소록이 도착했다. 태평양을 가로지르는 긴 여행이었다.

여행의 출발지는 서울이다. 서울에서 부산항으로 옮겨져 컨테이너를 타고 태평양을 건너 보름 동안의 긴 항해를 거쳐 롱비치항으로 들어온다. 그 다음은 컨테이너에 실린 채 710번 프리웨이에 오른다. 5번 프리웨이를 거쳐 타운뉴스 주차장에 도착한다.

중장비 회사에서 임대한 포크리프트로 업소록이 차곡차곡 담겨 있는 박스들을 내린다. 전 직원이 동참하여 일 년 동안의 노고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결정을 맞이하면서 긴장과 보람이 교차한다. 땀을 뻘뻘 흘리며 열심히 업소록을 내린다. 식사 시간도 잊고 해가 넘어 갈 무렵 컨테이너를 비워 낸다. 한쪽에 쌓아 올린 박스들은 조그만 산을 이루며 타운뉴스 직원들을 내려다본다.

이제는 독자들을 찾아갈 차례다. 업소록이 독자를 맞이하러 떠나는 첫 시간은 새벽이다. 해 뜨기 전 아직도 깜깜한 새벽을 뚫고 업소록은 차례차례 옮겨져 독자를 맞이할 차비를 한다. 한시라도 빨리 독자를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 타운뉴스 전 직원의 움직임이 빨라진다. 이삼일 동안 주차장에 있는 조그만 산이 조금씩 줄어들며 업소록은 독자들의 손에 들려진다.

타운뉴스 업소록의 역사는 18년에 불과하다. 그러나 타운뉴스 업소록의 의미는 결코 작지 않다. 미국 생활에 꼭 필요한 알찬 정보들이 집약돼 있는 타운뉴스 업소록은 미주 최고 한인 밀집 지역인 로스엔젤레스는 물론, 세리토스와 인근 도시들, 오렌지카운티 전지역, 로랜하이츠·하시엔다하이츠·다이아몬드바 등의 LA동부지역, 샌디에고 등 남가주 전 지역에 배포돼 독자들이 일 년 내내 가까이에 두고 미국 생활 정보가 필요할 때면 언제나 찾아 볼 수 있도록 알차게 만든 미국이민생활정보 도서의 결정판이기 때문이다.

특히 타운뉴스 업소록 부록에 실려 있는 최신 캘로포니아 운전면허 시험 문제와 시민권 인터뷰 예상 문제는 이와 관련된 정보가 필요한 많은 한인들에게 매우 유익한 자료가 될 것이다. 또, 밥숟가락 하나로 밥상을 평정한 누적 방문자 1억 3천만의 블로거 문성실의 ‘이야기가 있는 밥상’에 소개된 음식 조리법은 ‘오늘은 어떤 음식을 해 먹을까’ 고민하는 독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와 더불어 남가주 일원의 트레일 정보를 통해서는 가족이 함께하기 좋은 나들이 장소를 고를 수도 있다. 끝으로 중학교 1학년을 마치고 이민 와서 26년 간 살다가 귀국한 ‘1.5세 아줌마 지니의 한국 사는 이야기’를 통해서는 한국의 오늘을 사는 아줌마의 눈을 빌려-간접적이긴 하지만- 한국 사회를 생동감 있게 경험할 수 있다.

업소록을 만드는 과정은 상당히 길며 인내심을 요구한다. 정확하고 유익한 정보가 생명이기 때문에 1년여에 걸쳐 주의 깊게 이루어진다. 조금이라도 더 자세하게, 조금이라도 더 광범위하게, 독자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하는 작업이다.

2022~2023 업소록을 배포하고 이틀밖에 지나지 않은 14일 아침, 독자 한 분이 전화했다. 한 업체에 전화를 걸었는데 결번이라는 것이었다.

“그랬군요. 최선을 다해 이런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데 그만 잘못되었습니다. 전화 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느 업소인지 말씀해주시겠습니까?” “C 업체 입니다. 전화를 거니까 그런 번호가 없다고 나옵니다.” “예, 업체마다 전화를 걸어 확인하는데 간혹 이런 경우가 나옵니다. 또 다시 이런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해마다 업소록을 만들 때 게재된 업체에 일일이 전화를 걸어 확인하는 작업을 하는데도 이런 일이 발생한다. 이럴 때는 정말이지 독자 여러분께 할 말이 없다. 타운뉴스 업소록을 보고 전화를 걸었는데 결번이라는 메시지가 나오면 얼마나 황당하겠는가. 제작 기간 동안 전화번호가 바뀌거나 없어진 경우가 있다. 그러나 굳이 변명하고 싶지 않다. 도리어 이렇게 잘못을 지적해주시는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과연 완벽한 업소록을 만들 수는 없는 것일까.

그러나 한편으로 생각해 보면 완벽한 업소록이란 존재할 수 없다. 독자 여러분의 이민 생활이 쉬지 않고 변해가는 것처럼 정보와 상황들도 끊임없이 변하기 때문이다. 그럴수록 타운뉴스 업소록은 독자들의 삶의 현장을 더욱 생생하게 반영할 수 있도록 더욱더 노력할 것이다.

지구의 반을 돌아 태평양을 건너 온 2022-2023 타운뉴스 업소록의 여행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앞으로 일 년 동안 독자들이 찾는 업소를 찾아 주기도 하고, 가족들과 떠나는 여행의 안내자가 되기도 하리라. 심심할 때 뒤적여 읽을 수 있는 읽을거리들도 있으니 독자들의 좋은 친구도 될 것으로 생각한다. 집안이나 사무실의 한쪽 구석에 얌전히 모셔 있지 않고, 낡고 헤질 때까지 언제 어디서든 독자들의 생활에 동참하는 행복한 여행이 되기를 바란다.

안창해. 타운뉴스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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