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ity of Amazon
04/23/18  

요즘 미국 경제계에서 연일 빅이슈를 만들어 내고 있는 기업은 단연코 아마존이다. 원래 인터넷서점으로 출발했던 기업이 이제는 책뿐만 아니라 잡화는 물론 생활필수품에서 식료품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이 구매를 원하는 모든 물건을 팔고 있다. 문자 그대로 없는 것이 없는 전자상거래 시장이다.

 
여기에 더해 지난 6월에는 식품 판매 업체인‘홀푸드’를 인수하며 오프라인 시장에도 뛰어들더니, 지난달에는 집 주인이 없어도 집안까지 물품을 배달할 수 있는‘아마존 키’서비스를 공개하며 온-오프라인을 망라한 세계 최대의 상거래 업체로 몸집을 불리고 있다. 이처럼 몸집이 커지자 아마존은 북미지역에 제 2사옥을 짓겠다며 유치 희망 도시들의 신청을 받았다. 그러자 북미지역 238개의 도시가 아마존 제 2사옥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아마존은 제 2사옥 유치 신청과 관련해 인구 100만 이상인 대도시 지역이면서 정보기술 인력을 지속적으로 고용할 수 있는, 일류대학으로부터 45분 거리에 있으며, 주요 고속도로에서 반경 3km 안에 있는 도시 등의 조건을 내 걸었다.

  

그 결과 뉴욕과 LA는 물론 남부의 중심도시 애틀랜타, 아마존 기존 사옥이 있는 시애틀과 가까운 오리건주의 포틀랜드, 하버드와 MIT 등 우수한 인력을 강점으로 하는 매사추세츠주의 보스턴 등 내로라하는 도시들뿐만 아니라 아마존이 제시한 조건에 미치지 못한 중소도시들도 아마존 제 2사옥 유치전에 가담했다. 심지어 캐나다 앨버타주의 캘거리와 에드먼턴은 물론, 멕시코 지역의 여러 도시들도 신청서를 낸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도시들이 아마존 제 2사옥 유치전에 뛰어든 이유는 오직 하나이다. 바로 아마존 제2사옥을 유치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엄청난 경제효과 때문이다. 아마존 제 2 본사가 들어오게 되면 최대 50억 달러의 직접투자와 약 5만 명 이상의 고급 일자리가 창출되며 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십만 불을 상회할 것으로 관측된다.

  

말이 5만 개의 일자리이지 5만이면 필자가 살고 있는 라미라다시의 인구에 해당한다. 그 가족들까지 포함하면 중형도시 수준의 인구가 유입될 것이고, 도시는 순식간에 팽창할 것이다. 경제학자들에 의하면 이런 일자리 하나가 약 네 개의 간접적인 일자리를 만들어낸다고 하니 가히 한 도시 전체를 완전히 바꿔 놓을 수도 있을 정도의 규모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아마존 제 2사옥 유치에 성공한 도시라고해서 앞날이 핑크빛으로만 물드는 것은 아니다. 긍정적인 면 못지않게 부정적인 면들도 적지 않게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도로 등 사회 기반시설의 확충과 학교 등 공공시설의 증설에 있다. 아마존 제 2사옥을 유치한 도시는 당연히 이와 같은 시설의 확충에 나설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도로는 주차장으로 변할테고, 학교 교실은 늘어나는 학생수를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를 것은 불 보듯 뻔하다.

  

도시 시설의 정비와 확충을 위해서는 당연히 많은 예산이 필요하다. 그래서 아마존 제 2사옥 유치에 성공한 도시의 시민들은 더 많은 세금을 부담해야만할 것이다. 소위‘번영의 폭탄 prosperity bomb’을 맞을 수 있는 것이다. 또 유입 인구 폭증으로 주택의 가격은 천정부지로 솟아오를 테고, 그렇게 되면 중산층 이하의 현 거주민들은 도시의 외곽으로 밀려나게 될 것이다.

  

애플 본사가 있는 산호세는 아마존 제 2사옥을 유치하려는 도시들이 타산지석으로 삼을 만하다. 산호세에 애플 본사가 들어서면서 수많은 애플 직원들이 이 지역으로 이주하자 그들보다 소득이 적은 기존 거주자들은 변두리로 밀려나야만 했다. 그뿐만 아니라 고소득자로 알려진 애플의 직원들 가운데에는 거주비를 감당하지 못해 지인들의 집 뒷마당에 텐트치고 거주하는 사람들도 생겨나 화제가 되기도 했다.

  

아마존은 내년 초에 제 2사옥 건설 도시를 발표할 예정이다.

  

아마존 제 2사옥이 들어설 유력한 도시로 거론되고 있는 도시들은 아마존이 고려의 대상으로 삼았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자기 도시들의 미래가 희망적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과연 이들의 기대대로 아마존 제 2사옥 유치가 도시의 성장에 얼마나 긍정적인 효과를 미칠지는 두고 볼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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