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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로 산다는 것
05/21/18  |  조회:101  

며칠 전 접촉사고가 났다. 일단 정지 표시를 무시하며 좌회전을 시도한 듯한 운전자가 직진을 하던 필자의 차를 들이받았다. 잠시 경황이 없었으나 일단 차를 갓길에 주차하고 사태를 파악하기 위해 차에서 내렸다. 상대방의 과실이 확실했는데, 내가 차에서 내리기에 무섭게 그는 나를 탓하기 시작했다. 내가 주위에 상당수의 감시 카메라들과 증인들이 있다고 대답을 하고 나서야 그는 곧 바로, 본인이 잘못하지 않아서 하는 이야기는 아니라며 입장을 바꾸듯이 해명하기 시작했다.

 

큰 사고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차 앞부분이 상당히 손상되었다. 안타깝게도 상대방 운전자는 차주가 아니기에 상황이 조금 복잡해졌다. 상대방 운전자는 전화기를 붙들고 여기저기 통화를 시도하며 시간을 끌기 시작했다. 30여 분을 기다리고서야 겨우 간단한 정보를 교환할 수 있었다. 그런데 상대방과 연락처를 교환하기 위해 명함을 내미는 순간 상대방의 표정이 미묘하게 일그러졌다. 그가 갑자기 미안하다는 이야기를 연거푸 하기 시작했다. 내가 변호사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기에 상대방을 톡톡히 떼어 먹으려고 한다고 느껴진 걸까? 없던 부담감이 생긴 것일까?

 

사실 상법과 계약법 이외에는 무지한 나 역시 건 20년 만에 겪는 교통사고를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잘 몰랐다. 나는 그저 웬만하면 서로 시간 낭비하지 말고 최대한 효율적으로 이번 사고를 처리하기를 바라는 마음뿐이었다. 다치지 않았으나 자동차의 수리 비용은 보험으로 처리해야 할 것 같다는 말을 전했고, 앞으로 또 이런 사고가 날 경우 본인의 기본 차량등록 정보 및 보험증명서 정도는 소지하여 이렇게 시간이 지연되는 상황은 없도록 해야 하지 않겠냐고 다그치듯이 조언 아닌 조언을 하게 되었다.

 

상대방과 악수를 하고 다시 차에 탑승했고, 그가 고맙다며 문을 닫아주었다. 무엇이 고마웠던 것일까? 서로가 이러한 방식으로 만나게 되어 참 안타깝지만 다치지 않고 그 정도의 협조가 이루어진 걸 보면 참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며 차에 올라탔다. 계획되어 있던 일정을 취소하고 집 방향으로 차를 돌렸다. 집으로 오던 길에 곰곰이 되뇌어 보았다. 변호사라는 직업으로 살면서 내 타이틀이 때로는 타인을 변호하기 위해, 때로는 본의 아니게 나 자신을 위해 검과 방패 역할을 하게 되는 경우가 있음을 느끼게 되는데, 그러다 보니 변호사라는 직업에 대한 인식이 그렇게 편하고 좋지만은 않다는 실감을 자주 하게 된다. 필자가 느끼기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변호사라는 직업에 대한 인식이 다소 부정적이라는 생각을 하게 될 때가 많다.

 

사실 그도 그럴 것이 어떤 사건이 누군가에게 불리하게 작용했을 때 변호사라는 사람들이 이용되기 때문이다. 분쟁이라는 용어와 관련 연상되기도 하고, 때로는 본인의 신념과 상관없이 의뢰인의 유리한 증거를 내세우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직업교육을 받고, 나아가서는 명백한 유죄를 무죄로 바꾸기도 하며, 법률상 피의자나 의뢰인의 방어 권한을 지켜줘야 하는 의무가 우리 사회에서 바라보는 일반적인 윤리와 도덕적인 관점에서 벗어나는 경향이 있기도 때문이다. 특정인의 이익이 다른 누군가의 불이익으로 작용되기 쉬운 이 세상에서 특히나 반감을 더 많이 사게 되는 직업임에는 확실한 것 같다. 누군가의 편이 되는 것이, 그게 나 자신일지라도, 또 다른 누군가의 적이 되기 쉬운 세상에서, “좋은” 변호사로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오히려 내가 되묻고 싶다.

 

이지연 변호사 (Jeeny J. Lee, Es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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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L Bridge Legal Consulting 대표변호사

이지연 변호사. JL Bridge Legal Consulting, info@jlbridge.com, (213) 344-9929, (949) 477-3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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