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상식과 예외
06/04/18  |  조회:97  

아마 변호사라는 직업의 가장 큰 직무는 소송 대리와 법률 자문으로 나뉠 듯하다. 필자에게도 여러 가지 이유로 법률 자문을 구하는 이들이 찾아온다. 그 중 상당수의 고객들은 이미 그들 자신이 질문의 답을 알고 있으면서도 상담을 원하는 경우가 있다. 소위 법률 전문가라고 하는 이의 대답을 통해 확인하며 안심하기 위함일 수도 있고, 어떻게 보면 이 사회 대부분의 법률적인 개념은 기본 상식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다.

다만 어떠한 행정적 처리나 사건 사고를 해결함에 있어서 무턱대고 해당 법률들을 적용하기에 앞서 굳이 법조인의 자문을 구해야 하는 이유들 중 하나를 꼽자면, 법률에는 간과하기 쉬운 “예외조항”들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어떠한 사항에 일반적으로 적용되지 않는 예외법의 경우 법률 적용과 해석에 익숙한 전문가가 아닌 경우 구별하기 힘들 수 있다.

예를 들어 수입이 있으면 국가에 세금을 납부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기본 상식이다. 하지만 세금의 공제나 합법적인 소득세 면제를 받고자 하는 상황에서 복잡한 세법의 예외조항들을 준법하기 위해서는 세법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현명하다. 마찬가지로 이민국에 특정 비자를 받기 위해 신청을 하는 과정에서도, 이민국에서 나열하는 비자 승인 요건의 예외 사항에 해당된다고 판단되는 경우 이민법 변호사를 찾아 도움을 받아야 한다. 또한 미성년자가 법적대리인의 동의 없이 계약을 성사시키는 경우 그 법률 행위에 책임을 묻기 힘들 수도 있다는 규정은 우리가 기본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계약법 원칙에서 살짝 벗어난 예외이다.

그러다 보니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좋은 변호사란 개념이 여러 가지로 해석될 수 있다. 기본적으로는 변호인 모두가 의뢰인을 위해 최선을 다하며 성실하게 일을 해결해주는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동시에 법률적 진행사항과 의뢰인의 권리를 신속하고 알아듣기 쉽게 설명해줄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그 어떤 분야의 전문가와 마찬가지로 사건의 개요를 정확하게 파악하며 현실적인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는 능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는 주로 해당 분야와 관련된 풍부한 업무의 경험에서 얻어지지만, 때로는 열정을 가지고 특정 사건과 관련된 판례나 자료들을 포괄적으로 연구하며 원칙적인 법과 예외적인 법률들을 최대한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는 방법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얻어 질 수 있다고 본다.

사실 법률을 적용하는 과정에도 창의력이 따른다. 누군가에게 돌을 던진다고 해서 반드시 그 행위가 유죄가 되느냐, 아니면 정당방위나 정신적인 결함으로 그 책임을 회피하여 무죄가 되느냐의 차이가 있듯이 이 사회의 법은 반드시 흑과 백으로 적용되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항상 한 가지 방법의 법률 처리가 반드시 최고의 방법이라고 생각하기 힘들다. 예를 들어 흉터를 없애기 위해 피부과나 성형외과 전문의를 찾아 상담을 구했을 때, 레이저 치료로 상처를 희미하게 만들어 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 받을 수도 있고, 흉터를 수술로 없애는 게 좋겠다는 추천을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결국에 치료 방법의 결정권은 의뢰인, 혹은 환자의 선택에 달려있다. 법률 상담도, 법조인을 통한 법률 적용도 비슷한 이치다.

이 세상의 모든 선택 과정과 마찬가지로 변호사를 선임하는 과정에도 예외는 없다. 장점이 있으면 단점이 있으며, 어떠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예외 사안을 구분하는 능력이 단순히 법률을 읽고 해석하는 과정에서 판가름 나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의뢰인의 의사를 따를 것인가, 얼마나 긴 시간을 투자하여 사건의 정황을 분석하였는가, 과연 어느 정도의 섬세함으로 증거를 수집할 것인가, 혹은 어떠한 철저한 논증의 준비로 대응 전략을 수립할 것인가에 따라 바뀔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지연 변호사 (Jeeny J. Lee, Esq.)JL Bridge Legal Consulting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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