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을 맞이하며
12/29/25  

2025년과 2026년이 교차하는 주간을 맞이하며 우리는 자연스럽게 한 해를 돌아보게 된다. 그러나 올해 마지막 호, 1609호의 지면에서만큼은 지나간 시간에 대한 감상보다, 다가오는 시간에 대한 마음가짐을 이야기하고 싶다. 정리보다 준비가, 평가보다 다짐이 더 필요한 시점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연말의 익숙한 회고 대신, 우리는 지금 어디에 서 있고 앞으로 어떤 방향을 택할 것인지를 차분히 묻고자 한다.

2025년은 유난히 빠르게 지나갔다. 기술은 더 빨라졌고, 정보는 넘쳐났으며, 세상은 이전보다 더 복잡해졌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적응을 요구받았다. 그러나 그 속도만큼 우리의 마음과 공동체가 충분히 단단해졌는지에 대해서는 선뜻 고개를 끄덕이기 어렵다. 지역사회 곳곳에 여전히 갈등이 남아 있고, 작은 오해가 큰 불신으로 번지는 장면도 적지 않게 보았기 때문이다. 이런 현실 앞에서 우리는 묻게 된다. “우리는 과연 어디로 가고 있는가.”

다가오는 2026년은 단순히 또 하나의 새해가 아니라, 방향을 다시 점검해야 하는 분기점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더 빨리 가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가고 있는지를 묻는 해. 더 많이 말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이야기를 끝까지 듣는 해, 그리고 무엇보다도, 정책이나 수치보다 반드시 ‘사람’을 중심에 두는 해가 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그것이 공동체가 오래 지탱할 수 있는 유일한 힘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나 커뮤니티는 숫자로만 존재하지 않는다. 통계나 개발 계획, 손익계산서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매일 길에서 만나는 이웃의 얼굴 속에 있고, 마켓과 상점, 학교 앞 횡단보도, 조용한 새벽 거리의 풍경 속에 살아 있다. 타운뉴스가 지난 시간 동안 지켜온 것도 바로 그 ‘사람의 시간’이었다. 크고 화려한 뉴스보다 작지만 소중한 이야기들을 기록해 온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 기록들이 모여 커뮤니티의 오늘을 만들고, 내일을 준비하게 한다.

2026년을 맞이하며 몇 가지 다짐을 하고자 한다. 첫째, 큰 소리를 내지 않고 조용히 살아가는 사람들과 작은 도시나 사람들이 등한시하는 지역의 목소리를 더 가까이에서 들으려 한다. 말이 많은 시대일수록, 정작 필요한 이야기는 조용한 곳에 숨어 있을 수 있다. 둘째, 갈등을 자극하기보다 이해의 실마리를 찾는 신문이 되겠다. 편 가르기가 아닌 연결의 역할, ‘밝고 건강한 신문’이라는 타운뉴스 본래의 사명을 잊지 않겠다. 셋째, 희망을 과장하지 않고 현실을 외면하지 않는 정직한 기록을 이어가겠다. 불편한 진실 앞에서도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

이 다짐은 타운뉴스만의 약속이 아니라 이 커뮤니티에서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약속이기를 바란다. 이웃을 경쟁자가 아닌 동반자로 바라보는 시선, 다름을 틀림으로 규정하지 않는 태도, 그리고 느리더라도 함께 가겠다는 인내가 2026년을 끌어가는 원동력이 되었으면 한다. 공동체는 결국 관계의 축적 위에 세워진다는 사실을 잊지 않기 바란다.

새해는 언제나 깨끗한 백지처럼 다가온다. 그 위에 어떤 글을 써 내려갈지는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다. 불신과 냉소로 채울 수도 있고, 책임과 화합으로 채울 수도 있다. 지난 30여 년 그래왔던 것처럼 타운뉴스는 후자를 선택하겠다. 지역의 내일이 조금 더 단단해질 수 있도록, 말보다 행동으로 신뢰를 쌓아가겠다.

2026년이 거창한 변화의 해가 아니어도 괜찮다. 대신, 서로 인사하는 횟수가 늘어나고, 작은 약속이 지켜지고, 내가 소속한 커뮤니티나 지역의 문제를 ‘남의 일’이 아닌 ‘우리의 일’로 받아들이는 한 해가 되기 바란다. 그런 사소한 변화들이 쌓일 때, 진짜 변화는 이미 시작된 것이다.

2025년을 보내면서 다시 한 번 독자 여러분께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끊임없는 여러분의 관심과 신뢰가 타운뉴스를 여기까지 오게 했다. 다가오는 2026년에도 타운뉴스는 여러분과 함께 걸을 것이다. 속도는 느릴지라도 방향은 분명하게, 흔들리더라도 중심을 잃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한다.

새해, 독자 여러분 모두의 일상이 지난해보다 훨씬 더 따뜻해지기를 바라며, 2026년을 향한 이 첫 다짐을 여러분과 함께 나눈다.

여러분 가정에 만복이 가득하기 바란다.

안창해. 타운뉴스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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