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에게 힘찬 박수를
11/12/18  

지난 6일 중간선거가 있었다. 그 선거운동 기간에 부에나파크 시의원에 출마한 써니 박(박영선) 후보가 상대 후보의 선전팻말(?)을 떼어내다가 현장에서 경찰에게 체포되었다가 풀려났다는 보도가 있었다. 당시 이렇다 저렇다 논하는 것 자체가 행여나 박 후보에게 불리하게 작용할까봐 입 다물고 조용히 있었다.

 

사건의 개요는 이렇다. 써니 박 후보는 지난 19일 오전 직접 차를 타고 돌면서 자신의 선거 표지판 바로 앞에 놓여 있는 ‘노 써니 박, 카펫 배거(No Sunny Park, Carpetbagger’라는 비방 문구가 쓰인 사인 판을 수거하다 경찰에 체포된 후 티켓을 받고 풀려났다. 상대 후보자의 선전팻말이 아니라 박후보를 비방하는 팻말이었다.

 

며칠 뒤 써니 박 후보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선거 표지판에 ID가 기재되어 있지 않아 가주 공정정치 위원회(FPPC)의 규정을 어기고 있는 불법 홍보물이라고 판단해 신고하기 위해 증거물을 수집하던 중에 벌어진 사건”이라며 “한 개당 3달러인 2개의 표지판을 수거한 이유로 950달러 이하의 절도 혐의라는 티켓을 받았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불법 사인판을 수거한 것은 잘못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박 후보는 또 “아직 벌금 부과 여부 판결이 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부에나파크 경찰국과 버지니아 반 후보 측은 SNS 등에 일반인이 찍은 동영상을 경찰국 홈페이지에 올리고 마치 큰 범죄를 저지른 것처럼 보이도록 조장하고 있다”라고 주장하면서 만약 벌금이 부과될 경우에는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서 모든 증거를 동원해 법적 대응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써니 박 후보 측 마크 로젠 변호사는 같은 달 24일 코리 시아네즈 부에나파크 경찰국장과 게리 워랄 오퍼레이션 캡틴에게 서안을 보내 “부에나파크 경찰협회는 박 후보에 반대하는 캠페인을 했고 상대 후보에게 돈을 기부했다”며 “경찰국이 페이스북에 게재한 동영상 또한 써니 박 후보 반대 캠페인의 일환으로 진행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부적절하고 불법적인 동영상을 즉시 내려줄 것을 요구했다. 부에나파크 경찰국 마이클 러브치크 대변인은 “동영상은 수사에 관련된 사실들”이라며 “그렇지만 선거 기간 동안에는 이 게시물을 내리기로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OC 위클리 보도에 따르면, 부에나파크 경찰협회는 현 부에나파크 시장인 버지니아 반 캠페인에 최소 1만 3,038달러를 기부했다. 조회수 2만 건에 달했던 부에나팍 경찰국의 동영상은 지난 19일 오전 10시경 써니 박 후보가 직접 차를 타고 돌면서 자신의 선거 표지판 바로 앞에 놓여 있는 ‘노 써니 박, 카펫 배거’라는 문구가 쓰여진 사인 판을 수거하다 경찰에 체포된 후 티켓을 받고 풀려난 사건에 관련된 것이다.

 

카펫백(carpetbag)은 융단 천으로 만든 여행 가방이다. 그 가방을 들고 떠도는 사람을 카펫배거(carpetbagger)라 하며 본래는 남북 전쟁 후 경제적 정치적 이익을 노려 남부로 이주한 북부인을 지칭하는 말이었다. 요즈음은 ‘한몫 보려고 옮겨온 이주자’, ‘뜨내기’, ‘투기꾼’ 등의 의미로 사용한다. 특히 선거에서 그 지역에 살지 않다가 출마를 위해 갑자기 이사 온 후보자를 카펫배거라 부른다.

 

미국의 선거법은 후보자가 해당 지역에 몇 년 이상 살아야 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그 시에 여러 해 살지 않은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이리라. 이런 법적인 규정이 없다면 이사 오자마자 출마한 것은 위법이 아니다. 문제될 것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문제 삼았던 것은 누군가가 시의원 출마 지역구에서 일 년도 살지 않은 박 후보가 시의원에 당선될까 두려워했기 때문이다. 선거자금 모금 액수에 있어서도 박 후보는 경쟁자인 버지니아 반 시장보다 3배 가까이 많았고 그만큼 버지니아 반 시장과 그의 지지자들은 박영선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다고 보았을 것이다.

 

이제 선거는 끝났다. 당선자건 낙선자건 차기 출마를 꿈꾸는 이들에게는 개표 결과가 발표되는 그 순간이 또 다른 시작이다. 이제 4년 후에 부에나파크 시의원 선거가 다시 열릴 것이다. 박 후보는 그때를 대비해 지금부터 힘차게 뛰기 바란다. 4년 뒤에도 박 후보를 카펫배거라고 비난할 사람은 없으리라. 여러 가지 불리한 조건 속에서도 불과 몇 십 표 차이로 낙선의 고배를 마신 것은 안타깝지만 그 노력이 헛되지는 않을 것이다. 최선을 다한 박 후보와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고 한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열렬히 응원한 한인 지지자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아울러 부에나파크 시의원 선거에서 낙선의 고배를 마신 재 정(정재준) 후보와 부에나파크 교육위원 선거에서 분루를 삼켜야 했던 조 박(박동우) 후보에게도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끝으로 가주 하원의원 재선에 성공한 최석호 의원과 한인 여성으로 처음 연방하원에 입성한 영 김 당선자의 앞길에 신의 가호가 함께 하길 바라며 축하의 박수를 보낸다.

안창해. 타운뉴스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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