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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xtdoor
04/23/18  

스마트폰 없이는 살 수 없는 아니 살기 불편한 세상에 살고 있는 요즘정말 없는 애플리케이션 (줄여서 앱)이 없을 정도다이런 게 있으면 편리하지 않을까재미있지 않을까하고 생각하면 이미 누군가 그런 앱을 개발해서 돈을 벌고 있다물론 아직도 개발 가능한 아이디어는 무궁무진할 거라 생각하지만.

 

내가 이용하고있는 스마트폰 앱 중에 Nextdoor라는 앱이 있는데  설치하면 주변에 사는 이웃들과 인근 사건사고  및 최신 소식을 비롯해서 지역 정보도 공유하고잃어버린 애완동물도찾아주는 꽤나 유용한 앱이다동네 공원에서 발견한 전화기의 주인을 찾아주기도 하고 크고작은 도난 사고들이 신고되기도 하고 트럭이 있는 동네 고등학생이 저렴한 가격에 가구를 운반해 주기도 한다그래서 나도 일주일에 두세 번은 들어가서 요즘 우리 동네에 무슨 일이 있나 들여다보곤 한다여느 소셜미디어 앱들처럼 은근 중독성이 있다고나 할까……

 

요즘 Nextdoor에서 우리동네 사람들은 자주 동네에 나타나는 코요테 때문에 뜨거운 논쟁을펼치고 있다이 코요테가 시도때도 없이 출몰하는데다가 아이를 물거나 작은 애완동물들을잡아 먹는 일이 끊이질 않는 것이다워낙 기본적으로 동물보호가 중요한 나라이다보니 코요테를 잡아 죽입시다라는 식의 막말을 던지는 사람들은 없지만  의견이 둘로 나뉘다보니 대화속에 팽팽한 신경전이 흐른다.

 

일부 사람들은 원래 이땅은 코요테토끼독수리다람쥐 등 야생동물이 살던 터전이고 우리가 그들의 터전에 들어왔으니 야생동물과 주민이 공존하며 자연친화적으로 살아야 한다고주장한다.

 

하지만 코요테로부터 피해를 당한 사람들의 입장은 당연히 다르다.  동물보호 차원에서 그냥방치하고 묵인하기에는 그 위험이 너무 크다는 것이다해가 지면 애완동물을 데리고 산책을나올 수도 없고 놀이터에서 노는 아이들도 위험한데 이런 위험 요소들을 감수하면서 코요테를 보호해야 할 이유가 있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시에서도 뾰족한 수가 없는지 늘 코요테에게 먹이를 주지 마라작은 애완동물을 집밖에 두지 마라코요테와 마주치면 팔을 위로 뻗어 흔들고 발을 구르며 소리를 지르고 돌을던져 쫓아라 등의 주의사항을 알려줄 뿐이다.

 

마지막으로 올라온 포스팅은 코요테로부터 피해를 입은 주민이 코요테 피해 사연을 접수하고 있었다모아서 어떻게 쓰일지 어떤 변화나 결과가 있을지 매우 궁금하지만 분명 굉장히오랜 시간이 걸려도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일주일 넘게 양측의 공방전을 지켜봤던 사람으로 왠지 결말을 읽지 않고 책을 덮은 기분이지만 이런 식으로라도 이웃들의 다양한 의견들을 접할 수 있었던 것은 꽤나 좋은 경험이였다.

 

코요테 포스팅으로 한참 뜨겁던 Nextdoor 에서 오늘은 어바인에서 가장 맛있는 파이집은 어디인가가 가장 핫한 포스팅이다어떤 주민이 어바인에 파이집이 있냐고 물었을 뿐인데 이미덧글이 백 개 이상 달렸고 모두들 신이 나서 추천 파이집을 공유하고 있다파이 때문에 사람들이 이토록 열광할 수도 있다는 사실이 나에게는 굉장히 신선하게 다가온다게다가 평소 파이는 좋아하지도 않는데 갑자기 이웃들이 추천한 파이들을 모조리 먹어 보고 정말 가장 맛있는 파이집이 어디인지 찾아내고싶은 욕구가 생겼다역시 스마트폰 앱들이 내게 미치는 영향은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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