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캘리포니아 공화당에 부는 바람
03/04/19  

2019 캘리포니아 공화당 전당대회가 2월 22일(금)부터 24일(일)까지 2박 3일간 새클라멘토에서 열렸다. 1300여 명의 대의원들과 200여 명의 참관인들이 참석했다. 캘리포니아 공화당은 전당대회 둘째 날인 23일, 지난해 11월 선거의 참패로 인한 현재 상황을 위기라 보고 새로운 활로를 찾기 위한 토론을 각 지역 및 분야별로 하얏트 리젠시 호텔과 컨벤션 센터에서 아침 7시부터 자정까지 하루 종일 진행했다. 24일 오전에는 대의원 총회를 열어 새로운 당의장과 임원들을 선출했다. 1300여 명의 대의원들은 제시카 패터슨을 당의장, 부의장에는 대만 출신 사업가인 피터 쿠오, 사무총장에는 랜디 버홀츠, 재무총장에는 그레그 그랜드러드를 뽑았다.

 

패터슨은 캘리포니아 공화당의 첫 히스피닉계 여성 의장이며 최연소 의장이다. 1차 투표에서 패터슨은 54.6%(651표)를 득표해 캘리포니아 트레일브레이저 CEO인 트래비스 앨런 후보(30.7%)와 당내 인사인 스티브 프랭크 후보(14.7%)를 누르고 승리했다. 이로써 캘리포니아 공화당은 개혁을 위한 첫걸음을 시작했다.

 

이번 전당대회의 가장 큰 특징은 공화당의 거물들이 역사의 뒷전으로 사라지고 새로운 젊은 세대가 대거 등장했다는 점이다. 한인 정치력 신장단체 ‘아이캔(iCAN)'의 찰스 김 회장은 “이번 선거는 정말 획기적이었다. 제시카 패터슨이 이긴 것은 투표 방법을 바꿨기 때문이다. 다른 후보들이 미처 이를 감지하지 못했고, 대처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기 때문에 38세의 젊은 여성이 도전에 성공할 수 있었다. 전처럼 대의원들이 거수를 하거나, 자리에서 일어나 찬성과 반대를 표명하라고 했으면, 결과가 달라졌을 것이다. 트래비스 알렌이나 스티브 프랭크가 땅을 치고 후회하겠지만, 대세를 거스를 수는 없다. 공화당의 공룡들이 거품을 내뱉으며 사라져 가고 있다. 총론에서 변화가 시작되었으니, 이젠 각 지역에서도 후속작업이 이어질 것”이라면서 “향후 캘리포니아 공화당은 크게 바뀔 것”이라고 선거 결과를 분석했다.

 

캘리포니아 공화당에 큰 개혁의 바람이 불고 있다. 전직 당 지도부 8인이 모두 서부의 카우보이를 연상케 하는 백인 남성이었던 캘리포니아 공화당에 히스패닉계 여성이 당의장으로 선출되었다. 이는 명백한 시대적 변화이다. 아니 개혁임에 틀림없다. 여성과 유색인종에게 차별이 존재했다고까지 단언할 수는 없지만 분명히 거리를 두어 왔기 때문이다. 쿠오를 부의장에 선출한 것도 놀랄 만한 일임에 틀림없다. 백인 일색의 당 지도부에 이민자 출신 동양인이, 그것도 부의장에 선출되었으니 말이다.

 

민주당 텃밭인 캘리포니아에서 공화당에 부는 바람이 신선하다. 지난해 11월 선거 결과에 따른 위기의식이 변화와 혁신을 통해서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바람을 불러 온 것이다. 그러나 워싱턴 정가는 트럼프에 대한 비리 폭로로 트럼프를 탄핵해야한다고 주장하는 세력이 힘을 얻고 있으며, 공화당에 대한 불신이 하루하루 더 팽배해지고 있다. 트럼프의 재선 가능성은커녕 임기를 제대로 채울 수 있을까하는 의문까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여성과 소수 민족에 대한 포용을 시작으로 캘리포니아 공화당에 불어온 신선한 변화의 바람이 보다 광범위한 스케일로 유권자를 끌어안도록 공화당 전체로까지 몰고 갈 수는 없는 것인가? 공화당은 과연 정권유지를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공화당의 시름은 깊어만 가고 있다.

 

캘리포니아 공화당의 새 의장 패터슨은 외치고 있다. “우리는 우리의 주장이 전 지역에 골고루 전파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우리는 오랫동안 우리 당으로부터 방치되었다고 느끼고 있는 커뮤니티들로 돌아가서 그들과 힘을 모아야 합니다. 이것이 지금 당장 우리들 모두가 해야 할 일입니다.” 패터슨은 또, 컨벤션 센터 건너편에 있는 주의사당을 가리키며 “주 의회를 좌지우지하고 있는 민주당 패거리들과 싸울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곳으로부터 불과 500야드밖에 떨어지지 않은 하얀 건물을 적들이 장악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우리의 자유를 앗아 가려 하고 있으며 우리들의 모든 것에 세금을 매겨 빼앗아 가려고 하고 있습니다.”

 

지난 11월 선거에서 공화당은 캘리포니아 유권자의 24퍼센트의 지지를 받았다. 공화당은 주하원에서 7석을 잃었고, 주상원에서는 3석을 잃었다. 앞으로 계속 주민의 지지를 받지 못한다면, 다시 말해 주민들의 공감을 얻지 못한다면, 좀 더 확실히 말해 주민을 위한 정치를 펼치지 못한다면 차기 선거에서도 공화당은 참패를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38세의 히스패닉계 여성 의장과 이민자 출신의 동양계 40대 부의장에 의한 새 지도부가 과연 공화당을 어떻게 이끌어갈지 기대가 크다. 아울러 캘리포니아 공화당에 부는 바람이 미 공화당의 개혁으로 이어져서 미 정치사에 큰 획으로 남기를 바란다.

안창해. 타운뉴스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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