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23/18  

날이 덥다에어컨을 켜지 않은 실내에서는 가만히 있어도 이내 땀이 송글송글 맺히고 외출이라도 하려면 주차한 차까지 잠시 걷는 동안에도 숨이 콱콱 막힌다여름이다!

 

무더위를 건강히 보내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역시 가장 기본은 물을 많이 마시는게 아닌가 싶다물은 생명 유지를 위한 가장 기본적인 요소로 우리 몸의 70%를 차지하는 만큼 물을 마시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기에 하루 8-10컵 정도의 물을 권장하고 있지만,실제로 많은 사람들의 수분 섭취량이 권장량에 미치지 못 한다고 한다갈증을 느낀 이후에물을 찾으면 이미 탈수 증상이 시작된 것으로 갈증을 느끼기 전에 미리 수분을 섭취하는 것이바람직하며 이는 피부 노화변비피로비만 예방에도 효과적이라는 사실은 익히 들어 알고있지만 애석하게도  나 역시 물마시는 것을 즐기지 않는다.

 

특별한 일이 있지 않는 한 하루에 물 한 잔 채워 마시는 일이 극히 드물다물의 중요성을 아무리 보고 들어도 이상하게 목이 마를 때까지 먼저 물을 마시게 되지 않는 것이다가만 생각해보니 이는 나의 나쁜 성향과도 관계가 있는 듯 싶다나는 임신 중 먹는 임산부 비타민도 잘챙겨 먹지 않았는데 산부인과 의사가 철분과 비타민 D 결핍이라 추가로 보충해 줘야한다고처방전을 써줄 때까지 따로 임산부 건강 보충제를 챙겨 먹지 않았다그리고 허리가 아파서병원에 갈 때마다 의사들이 하나같이 입을 모아 평소에 허리 스트레칭 및 근육 운동을 하라고권했지만 이것도 잘 지키지 못했다허리가 아플 때면 눈물을 머금고 병원을 찾았지만 평소에는 좀처럼 미리 대비하지 않는 미련함을 반복하곤 했다.

 

물 마시기도 그렇다물이 얼마나 중요한지 끊임 없이 교육 받았지만 물을 열심히 마시지 않아도 평소에 겉으로 드러나는 불편이나 문제가 없다보니 적당량의 물을 일부러 챙겨 마시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그러다보니 어쩌다가 특별한 경우에 물을 많이 마시기라도 하면 평소보다 화장실에 자주 가게 되는 것이 그렇게 귀찮을 수 없었다마음 먹고 억지로 마시는 물은 너무 맛이 없어서 무슨 약 먹는 사람처럼 홀짝홀짝 물을 삼켰다.

 

그러던 중 얼마 전 친구에게 예쁜 물병을 선물 받았다내가 물을 잘 마시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일부러 마음을 써 준 뭔가 특별한 맞춤 선물이었다유리 재질이라 조금 무거운 편이지만물 마실 때 플라스틱 냄새가 나지 않고 뚜껑이 견고하게 잘 만들어져서 열고 닫기 편하고 물이 새거나 흐르지 않는데다가 무엇보다 이상하게 생수병으로 마실 때보다 물 맛이 좋은 것만같은 착각이 드는 제법 좋은 물병이다친구가 물병을 주면서 매일 두 병씩만 마셔보라고 당부했는데 어느새 매일같이 두 병 이상의 물을 마시고 있었다아침에 일어나면 매일 자동적으로 물병에 물을 채우고 항상 곁에 두니 생각날 때마다 물을 마시는 일이 크게 어렵지 않았다.

 

무더위가 유난히 견디기 힘든 여름을 보내던 중 선물 받은 물병 덕분에 요즘 매일 물 1.5리터씩 섭취하고 있다물을 마셔야하는 이유가 다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많지만 나는 물 한 잔 마시는게 버거운 사람이었다그런데 사람이 주는 감동은 사람을 움직이는 충분한 동기가 되어주나 보다평생 극복하지 못한 나도 조금은 변화를 시작했으니 말이다요즘엔 어쩌다가 물병을 두고 외출하기라도 하면 뭔가 불안하고 계속 목이 마른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내 왼편에는 예쁜 물병이 나와 함께 한다나의 물 마시기 미션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르지만 적어도 친구의 물병 선물 미션은 일단 성공한 듯 싶다.

목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