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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총기난사!
11/18/19  

또, 캠퍼스에서 16세 고교생이 총기를 난사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학생 2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16초 동안 총을 난사한 학생은 권총에 남은 한 발을 자신의 머리에 쏘았으며 중태에 빠졌다. 14일 오전 LA 북쪽의 샌타클라리타의 한 고등학교에서 벌어진 일이다.

 

미국은 합법적으로 개인의 총기 소유 및 소지가 가능한 나라이다. 총도 낚시도구를 사는 것만큼 쉽게 구입할 수 있다. 신원조회를 통해 전과유무를 확인하는 것만이 낚싯대를 살 때와 다른 점이다. 쉽게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총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그렇게 많은 일반인들이 총을 소유하고 있는 것에 비해서 총기로 인한 사고가 그리 많지 않은 편이다. 그러나 사고는 돌이킬 수 없는 비극으로 이어진다.

 

그렇게 쉽게 합법적으로 구입할 수 있는 총기가 누구의 손에 들어가는지 아무도 알 수 없다. 무슨 목적으로 구입하는지도 모른다. 일단 누군가의 손에 들어간 총은 언젠가는 사용되어질 것이고 그 순간에 누군가의 목숨이 위태로워진다. 자기방어를 위해 총이 필요하다고 총기 소유 및 소지를 정당화하는 의견도 있으나 어쨌든 총은 살상무기이다.

 

사람은 평소에도 감정 조절이 잘 안되기 때문에 여러 가지 방법으로 마음을 다스리는 공부를 한다. 분노가 일고 복수를 하고 싶어도 사회의 일원으로서 폭력을 행사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교육을 받는다. 가정과 학교에서 그렇게 교육을 받지만 우리가 사는 이 사회는 무차별적인 폭력의 이미지에 속절없이 노출되어 있다. 일상에서 폭력은 매스미디어를 통해 오락화 되었으며, 범죄물과 폭력물이 태반인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폭력 행사는 미화, 정당화, 심지어는 영웅화되고 있다. 이렇게 폭력에 무감각해진 사회 속에서 청소년들은 게임이나 영화 등에서 난무하는 살인행위를 보고 있다. 사람이 죽고, 사람을 죽이는 일을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이고 있다.

 

자주 보도되는 총기 사건을 볼 때마다, 그리고 가끔 잊을 만하면 터지는 대규모 무차별 총기난사 사건을 접할 때마다 자업자득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사회가 전반적으로 폭력에 무감각해지고 총기류 및 무기를 아무나 쉽게 구입할 수 있는 현실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현상 아닌가.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가"라는 말은 무책임한 질문이다. 오히려 "올 것이 왔다"는 표현이 맞지 않을까?

 

잘 알려져 있듯이 미국 총기협회의 로비는 가히 상상을 초월한다. 그렇다고 개인의 총기소지를 법적으로 막을 길은 없다고 포기해서는 곤란하다. 이런 일이 발생할 때마다 목소리를 높여 외쳐야 한다. 아울러 개인의 총기 소지를 막기 위해 종교단체나 학교 등에서 앞장서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또 폭력에 젖은 사회 분위기를 순화시켜야 한다. 다 아는 사실이지만 이런 사건으로 인해 다시 한 번 자각하고 개개인이 의식의 변화를 일으켜 궁극적으로 사회의 변화를 일으켜야 한다. 이것은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일이다. 당장 눈앞에서 총기난사가 벌어지고 있을 때 어떻게 할 것인가. 이제 미국에서 살아가려면 총기난사 대응법도 알아야 한다.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한 후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하는데 평균 3분이 소요된다. 이 시간 동안 평균 15초마다 사람이 죽어나간다. 따라서 일반 시민들이 총격 대응 방법을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경찰이 소개한 총기난사 방어 및 대처법을 소개한다.

 

첫째 탈출 전략을 세워둬야 한다. 평상시 언제 어디서나 주변 환경을 파악하고 대응책을 미리 세워둔 후, 실제 사건이 발생하면 즉시 대응해야 한다. 총격이 발생하면 엎드려서 살려달라고 빌거나, 숨어서 행운을 바라는 것은 최선이 아니다. 적극적으로 총격을 피하고, 거부하고, 방어해야 한다.

 

둘째는 총기난사 사건이 이미 발생했고, 탈출이 불가능할 때의 전략이다. 총격범으로부터 최대한 거리를 확보하고 장애물 뒤로 숨어야 한다. 총격범에게 발각되지 않도록 휴대전화 벨소리를 무음으로 바꿔야 한다.

 

셋째는 총격범과 마주쳤을 때 전략이다. 총격범에 맞서 스스로를 방어해야 할 경우 온 힘을 다해, 가능한 모든 방법을 사용해 총격범을 공격해야 한다. 총격범은 온 힘을 다해 반항하는 사람은 의외로 공격하지 않고 물러날 수도 있다.

 

필자가 총기난사 대처법에 대한 글을 쓰게 될 줄은 몰랐다. 어떻게 세상이 이렇게 되어가고 있는지 참담한 심정이다. 불의의 사고로 무고하게 숨진 10대 청소년들의 명복을 빌면서 아울러 자식을 잃고 슬픔에 잠겨있는 가족들에게 심심한 애도의 뜻을 표한다.

안창해. 타운뉴스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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