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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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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병 속의 달리아와 데이지 (Dahlia and Daisies in a Vase c. 1904)
02/22/21  

앙리 루소 (Henry Rousseau 1844 -1910)

(캔버스에 유채 33 cm x 24.1 cm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

 

 

  프랑스 화가 앙리 루소는 40세가 넘어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세관원으로 일하다가 그림에 뜻을 두고 완전히 인생의 길을 바꾼 화가이다. 그때까지 미술 교육을 전혀 받지 못했기 때문에 열정만 있을 뿐 그림 실력은 상당히 부족했다. 가까스로 전시 기회를 얻어 그림을 선보이면 비평가들로부터 혹평을 받기 일쑤였다. 피카소를 만나 ‘천진난만하고 순수한’ 그림이라는 격려를 받고 자신의 그림 스타일을 개척하기까지 루소는 많은 고생을 했다고 전해진다.

 

  그의 작품은 크게 풍경화, 자화상을 포함한 초상화, 그리고 정물화로 나누어진다. 그의 풍경화에 등장하는 배경은 정글이나 밀림, 초원, 사막 등이었다. 한번도 프랑스 밖을 나가보지 못했던 루소는 이러한 풍경화를 상상으로 그렸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풍경화 속에는 그의 꿈, 환상, 상상들이 가득 펼쳐진다.

 

  초상화, 특히 자화상에서는 루소의 자부심이 엿보이곤 한다. 자신을 멋진 화가로 그려내 현실에서는 혹평을 받지만 사실은 훌륭하고 대단한 화가 임을 스스로 믿는다는 신념이 나타난다. 그래서 온갖 ‘화가스러운’ 차림새로 그려진 그의 자화상을 보면 저절로 미소가 떠오른다.

 

  반면에, 그의 정물화는 다소 다른 양상을 띤다. 상상력이나 인물의 매력으로 보아 줄 수 있는 풍경화나 자화상과는 달리 정물화는 그야말로 그림 실력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장르이기 때문이다.

 

  여기 평면적인 화면에 밋밋하게 그려진 화병, 그리고 그 안에 꽂혀 있는 커다란 달리아와 데이지 꽃. 언뜻 보면 마치 어린 아이가 비뚤비뚤 그린 듯 단순한 그림이다. 동심처럼 순진한 감성이 있으나 엄밀히 말하자면 역시 서툴다고 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보면 볼수록 애틋하다. 40세가 넘어 그림을 시작한 늦깎이 화가, 그리고 자신의 부족한 그림 실력에 대해 잘 알고 있는 화가가 그리고 또 그리면서 습작을 하고 있는 모습이 선명하게 떠오른다. 잘나고 성공한 사람들에 비해 많이 부족하지만 열심히 노력하고 또 노력하는 수많은 보통 사람들이 떠올라 이 소박한 꽃 그림을 참 사랑한다.

 

김 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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