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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회의 공덕
03/08/21  

참(僭)은 잘못을 뉘우친다는 뜻이며 회(悔)는 생각을 돌이켜(恨) 고친다(改)는 의미이다. 사람이 한 생각 돌이킨다는 것은 손바닥 뒤집기보다 쉬워 보이지만 어떤 결정적인 곳에서는 참으로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모든 일위판단은 일단 거리를 두고 보아야 정확한 판단이 서게 된다. 자기가 자기를 볼 수 있고 자기의 잘·잘못을 알고 판단 할 수 있다면 그는 미련을 가질 것도 없고 후회로 마음 아파할 것이 없는 행복한 사람일 것이다.

우리들 중생은 욕심이 많고 뜻대로 안되면 성질을 부리고 성질을 부리면 안으로 마음이 상하고 밖으로 남을 해치거나 사물을 부수어 어리석은 죄를 짓게 된다. 그리고 그 어리석은 마음으로 또 다른 욕심을 부리므로 잘못은 거듭 죄를 저지르게 한다.

 

참회의 길은 밝고 곧고, 평탄하여 그 길로 거듭 가면 날로 새로운 업(業: 마음과 몸으로 짓는 행위)을 지어 좋은 결과가 때때로 새롭게 생겨날 것이다. 참회는 참으로 좋은 생활요법 이다. <화엄경>의 보현보살행원품에 참회에 대하여 기록되어 있다.

“내가 지나간 세상 끝없는 세월에 탐하고 성내고 어리석은 탓으로 몸과 말과 생각으로 지은 악업이 한량없고 끝이 없을 것이다. 만약 그 나쁜 업에 형체가 있다면 가없는 허공으로도 그것을 용납할 수 없을 것이다. 내가 이제 몸과 말과 생각의 청정한 업으로 법계에 두루 한 많은 부처님과 보살들 앞에 지성으로 참회하고, 다시는 나쁜 업을 짓지 않으며, 항상 청정한 계휼의 모든 공덕에 머물겠다.”

 

허공계가 다하고 중생의 세계가 다하고 중생의 업이 다하고 중생의 번뇌가 다해야만 나의 참회가 다할 것이다. 그러나 허공계와 중생의 업과 번뇌가 다할 수 없으므로 나의 참회도 끝나지 않는다.

참회는 끝이 없다. 일체중생이 모두 성불할 때까지 보살의 서원은 끝이 없다. 우리의 모든 소원이 성취될 때까지 우리의 참회도 끝이 없어야 한다. 참회가 없이는 절대 발전할 수 없다. <육조단경>의 참회품에서 혜능대사도 참회할 것을 강조하셨다.

“이제 너 회에게 무상참회(無相慽悔)를 주어 삼세(三世)의 죄와 허물을 없애고 몸과 말과 생각의 세 가지 업을 청정하게 할 것이니 나를 따라 이와 같이 부르라.”

“제가 순간순간마다 미련하고 어리석은 것에 빠지지 않게 하소서. 이전부터 지어온 나쁜 짓과 미련한 죄를 모두 참회하오니 단번에 소멸하여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 하소서. 제가 순간순간마다 교만하고 진실하지 못한 것에 물들지 않게 하소서. 이전부터 지어온 나쁜 짓과 교만하고 진실하지 못한 죄를 모두 참회하오니 단번에 소멸하여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 하소서. 제가 순간순간마다 질투에 물들지 않게 하소서. 이전부터 지어온 나쁜 짓과 질투한 죄를 모두 참회하오니 단번에 소멸하여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 하소서.”

이것이 무상참회이다.

 

참회란 무엇인가? 참(懺)이란 지나간 허물을 뉘우침이다. 회(悔)란 이 다음에 오기 쉬운 허물을 조심하여 그 죄를 미리 깨닫고 아주 끊어 다시는 짓지 않겠다는 결심이다.

범부들은 어리석어 지나간 허물을 뉘우칠 줄은 알면서도 앞으로 있을 허물은 조심할 줄 모른다. 그러하기 때문에 지나간 죄도 없어지지 않고 새로운 허물이 연이어 생기게 되니, 이것을 어찌 참회라 할 것인가?

 

죄를 적게 지으려면 몸과 말과 생각을 잘 다스려야 한다. 욕심의 분노가 행할 수 없는 충동으로 돌이킬 수 없는 죄를 짓게 된다. 한번 엎질러진 물은 주워 담을 수 없고 한번 뱉은 말은 거두어들일 수 없다. 그러므로 언제나 조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하며 신중하게 생각하고 진실하게 행동하는 것이 참회의 올바른 길이다.

교만과 질투는 허물을 지을 수 있는 가장 좋은 유혹이다. 교만과 질투에 말려들지 말아야 한다. 부처님께서 무아(撫我)를 말씀하심은 교만을 버리라는 의미이다. ‘나’라는 것이 없다면 무엇을 집착하여 ‘내 것’이라 하겠는가!

 

참회는 반야바라밀로 가는 길이며 성불로 가는 대로이다.

 

법산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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