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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십자가, 뉴 멕시코 (Black Cross, New Mexico c. 1929)
08/06/18  

조지아 오키프 (Georgia O’Keeffe  1887 – 1986)

(캔버스에 유채  99. 1 cm x 76.2 cm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

 

 

미국 화가 조지아 오키프는 1920년대 뉴욕에서 활동하던 아방가르드 예술가 중 한 명이었다. 선구적인 사진작가이자 미술상이었던 알프레드 스티글리츠와 결혼하면서 예술가 부부로 명성을 떨치기도 했다. 뉴욕에서 주로 활동하던 오키프는 1929년에 처음으로 뉴멕시코를 방문한다. 그리고 그 곳에서 사막과 하늘로 이루어진 뉴멕시코 특유의 풍경에 흠뻑 빠져 들었다.

 

화면의 전면을 꽉 메우고 있는 검은 십자가는 뒷면에 박혀있는 못 자국까지 선명하게 묘사되어 있다. 십자가  사이로 겨우 보이는 것은 조그맣게 하얀  달이 떠 있는 하늘과 석양이 내린 땅이다. 땅 위에는 부드러운 곡선의 구릉지대가 한없이 펼쳐져 석양이 걸린 지평선까지 계속 된다.

 

오키프는 뉴멕시코의 타오스에서 이런 풍경을 처음으로 보았다. 그녀는 ‘십자가가 전혀 생각지 않은 곳에서 계속 보였으며 마치 뉴멕시코의 풍경을 가득 덮고 있는 가톨릭 교회의 검은 베일 같았다’ 라고 기록을 남겼다. 그리고 십자가를 빼 놓고는 생각할 수 없는 그곳의 풍경을 그렸을 때 그녀는 당연히 십자가를 전면에 세웠다.

 

오키프 그림의 특징은 그리고자 하는 대상의 모습을 확대하고 디테일을 과감히 생략함으로써 오히려 대상의 본질적인 아름다움을 극대화하는 것에 있었다. 이 그림에서도  시선을 돌리는 곳마다 세워져 있는 십자가를 거의 그림 전체 사이즈 수준으로 확대하고 그 사이로 풍경이 보이도록 배치했다.

 

그 후 오키프는 1949년에 뉴멕시코에 정착하여 죽을 때까지 그 곳에서 그림을 그리며 살았다. 그녀가 그렸던 풍경화와 정물화를 통해서 뉴멕시코는 잊을 수 없는 인상을 남겼으며, 아직도 우리가 뉴멕시코를 상상할 때 떠 올리는 모습은 그녀의 풍경화 속 이미지들이다. 

 

가끔 여행 계획을 세울 때, 뉴멕시코는 항상 우선 순위에 오르곤 한다. 그 황량하면서도 부드럽고 너그럽게 느껴지는 그곳에 가서  조지아 오키프의 그림과 그 풍경들을 직접 비교해 보는 기쁨을 맛보고 싶기 때문이다.

 

김 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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