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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신의 런던여행기 5. Shoreditch
04/23/18  |  조회:122  

5.  Shoreditch

 

R과 손을 꼭 잡고 앉아서 밀린 이야기를 하는 동안 블랙 택시는 런던 시내를 향해 달렸다창 밖을 내다보았다고속도로에 차선이 두 개 밖에 없는 것이 신기했다날씨는 아직도 추웠지만 5월이어서 그런지 길가의 나무들에 파릇한 잎들이 무성했다.

 

시내에 들어서자 길이 복잡해졌다눈 앞에 웅장하면서도 절제된 스타일의 빅토리아 풍 건물 들이 등장했다거리에는 사람들이 매우 많았고빨간 이층 버스가 다니고 있었다어디가 어딘지 하나도 모르는 상태였지만 런던에 왔다는 느낌이 확실해졌다.

 

숙소가 있는 쇼딧치 지역으로 가는 길은 한 시간 정도 걸렸다쇼딧치는 원래 런던 외곽에 있는 노동자 주거지역이었는데런던이 인구 증가로 팽창함에 따라 199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개발이 시작된 곳이라고 한다런던 금융가, IT 벤처 기업들레스토랑클럽쇼핑 센터아티스트들이 공존하며 다양하면서도 활기 찬 분위기에 가득 찬 지역이다.

 

 R이 쇼딧치에 숙소를 정한 이유는 젊은이들이 몰려드는 곳이었기 때문이다학교에 다니면서 주말이면 친구들과 가 보곤 했다는데이제 학기가 끝났으니 그곳에 머물며 편안하게 그 분위기에 젖어보고 싶었다고 한다.

 

시내의 풍경이 어딘지 모르게 독특하게 변하면서 R이 쇼딧치에 들어섰다고 말했다거리에는 벽화들이 많았다택시가 어느 건물 모퉁이에 섰다택시 안에 설치된 크레디트카드 결재기에 대금을 지불했다요금이 어마어마 했지만 런던 명물 블랙 택시를 타 보았기 때문에 불만은 없었다사람 좋은 운전기사는 가방을 내려주고 손을 흔들며 떠났다.

 

가방을 끌고 주소를 확인하며 들어선 곳은 엉뚱하게 스모크 숍이었다문을 열고 들어서니 담배연기가 자욱했다소파에 앉아 느긋하게 담배를 피던 사람들이 모두 우리를 쳐다 봤다. R이 콜록콜록 기침을 하면서 Airbnb호스트 이름을 말했다조금 후에 카운터 뒤에서 덩치가 큰 중동계 젊은이가 나왔다.  우리 호스트 Sal이다.

 

Sal은 반갑게 인사를 하면서 우리 숙소는 이층에 있다고 했다순간하루 종일 담배연기가 올라오는게 아닌가 하고 걱정이 되었지만우선 올라가보기로 했다스모크 숍 밖으로 나와서 건물 옆의 조그만 문을 열자 가파른 계단이 나타났다엘리베이터는 없었다. Sal은 큰 가방을 가볍게 번쩍 들고 올라가면서 우리 숙소는 이층에 있고 자기와 가족은 삼층에 산다고 했다스모크 숍을 운영하면서Airbnb호스트까지 겸하는 건물주였다.

 

  작은 녹색 문이 나타났다. Sal이 문을 열자 넓은 스튜디오 아파트가 펼쳐졌다붉은 벽돌로 된 한 쪽 벽을 거의 차지한 두 개의 커다란 창문으로 햇빛이 가득 쏟아지고 있었다담배 냄새는 전혀 나지 않았다마루 바닥이 반질거렸고침대도 넉넉한 사이즈였다. TV와 작은 테이블시설이 잘 된 주방과 깨끗한 화장실까지 대만족이었다와이파이 패스워드를 가르쳐 주고 나서금빛과 은빛으로 반짝거리는 열쇠를 두개 건네주며 Sal 이 말했다. “오늘부터 이 아파트는 두 분 것입니다즐겁게 지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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