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보름달 (Jaunary Full Moon c. 1941)
08/27/18  

조오지 얼트 (George Ault  1891 – 1948)

(캔버스에 유채 51.44 cm x 66.99 cm  넬슨 앳킨스 미술관)

 

차갑고 날카로우면서도 마음을 잡아 끄는 고적한 그림이다. 그림에 사용된 색은 오로지  검정, 하양, 그리고 파란 색으로 정확히 3등분 된 화면 속에  균등하게 배치되어 있다.  이토록 단순한 구도 속에 그려져 있는 것은 흰 눈이 쌓인 들판에 서 있는 커다란 헛간과 구름이 떠 있는 짙푸른 밤 하늘뿐이다. 제목에 나와 있는 1월의 보름달은 화면 밖 왼쪽 하늘에서 비추고 있을 것이다. 헛간의 지붕이 마치 깎아지른 거울처럼 달빛을 반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겨울의 깊은 밤. 흰 눈으로 덮여 있는 들판 위 어둠 속에 덩그러니 서 있는 헛간. 그 어두운 모습을 상쇄하듯 헛간의 지붕은 달빛을 받아 희게 빛나고 있는데 이 그림 속에 인간은 없다. 도대체 어떤 사람이 이렇게 냉정하고 고독한 그림을 그렸을까?

 

이름이 생소한 조오지 얼트는 미국 화가로 매우 불행한 삶을 살다 간 화가이다. 원래 어릴 때부터 영국으로 그림  유학을 할 정도로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났으나 어머니가 정신병원에 입원 했다가 죽으면서 얼트는 알콜 중독에 빠지게 된다. 그 위에 1929년의 미국 증권 폭락 사태로 인해 3명의 형제들이 모두 자살을 하면서 얼트의 집안은 몰락하게 되었다. 그 와중에 얼트는 그림 전시회를 하는 등 살아 남으려 노력했으나 극도로 불안한 정신 상태와 외부와 단절하고자 하는 성향 때문에 미술계에서도 소외되기에 이르렀다. 1937년 그는 부인과 함께 전기나 수도도 없는 뉴욕주의 시골에서 빈곤한 생활을 하며 그림을 그렸다. 극도로 힘든 삶이었지만 그 당시 그렸던 그림들은 그가 남긴 최고의 걸작들로 평가 받고 있으며  이 ‘1월 보름달’ 도 그때 나온 그림 중의 하나이다.

 

얼트는 미국 정밀파 화가 중의 한 명으로 분류되는데, 자본주의와 산업화를 향해 변모 해가는 당시의 미국 풍경을 정밀하고 날카로운 화법으로 그려냈다는 평을 듣는다. 비극과 혼란으로 점철된 그의 생애를 살펴보면 그는 주위의 풍경을 단순하고 정밀하게  그려냄으로써 혼돈 속에 질서를 찾으려 안간힘을 썼던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얼트는 1948년 12월 30일 소킬 계곡이라는 곳에서 익사한 상태로 발견 되었다. 사후 5일 만에 발견된 것으로 밝혀졌으며 검시관에 의해 자살한 것으로 추정되었다.  그는 어둠과 추위 속에 죽음을 향해 걸어 갔을 것이다. 아마도  ‘1월 보름달’ 같이 이런 풍경을 지나치며 가지 않았을까. 냉기와 정적이 흐르는 그림 속에 한 인간의 침묵과 체념이 묻어나는 듯 하다.

 

김 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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