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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소작인들 (마태 21, 33-43)
09/04/18  

계절은 어느덧 가을로 향하고 있습니다. 이런 계절에 예수님은 포도원 소작인의 비유를 통해 가르침을 전합니다.

 

예수님은 지금 한창 포도송이 주렁주렁 달려 있는 포도원을 보시고 곧 추수 시기가 올 것을 연상하십니다. 어떤 지주가 포도원을 잘 만들어 놓고는 급한 용무로 긴 여행을 떠나게 되어 포도원을 가난한 농부들에게 소작으로 내주었습니다.

 

그 주인은 포도 재배에 정통한 사람으로 첫 수확이 언제 있을 것인지를 확실히 알고 하인들 중의 하나를 소작인들에게 보내어 소작료를 받아 오게 하였습니다. 그런데 이들은 악한 소작인들인지라 종들을 마구 때리기도 하고 죽이기까지도 하였습니다. 주인은 더 많은 종들을 보내는 등 세 번씩이나 시도해 보았으나 허사였으므로 생각다 못해 마지막으로 하나 밖에 없는 아들까지 보냅니다. 그러나 상상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납니다. 악덕스럽기 짝이 없는 소작인들은 급기야 주인의 외아들까지도 죽이고 그 시체를 포도원 밖으로 내던져 버렸습니다. 그 결과에 관해서는 상상하기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주인은 당장 그 소작인들을 모조리 죽이고 다른 사람들에게 소작을 주었을 것입니다.

 

예수님의 이 비유 이야기에 대한 청중의 반응을 보면 <그들은 이 비유가 자기들을 두고 하신 말씀인 줄로 알고 예수를 잡으려 하였다>고 기록된 점으로 보아 이 비유의 대상은 당시의 대제사장들이나 바리사이파 사람들이나 율법학자들과 또한 진실하지 못한 백성들이었습니다. 이들은 하느님이 보낸 사람들에 대해서 그리고 하느님의 외아들에 대해서도 악독한 소작인들과 같은 행동을 하고 있다고 지적하였습니다. 예수님은 또한 이스라엘의 종교 지도자와 백성들이 하느님이 보내신 구약의 예언자들을 죽이고 최후로 하느님은 포도원의 상속자인 당신 아들을 보냈으나 그도 역시 예언자와 다름없이 배척 당하여 살해되고 말았다고 간파하였습니다. 

 

이 이야기에는 포도원 주인의 태도에 관해 믿을 수 없을 만한 점이 있습니다. 즉 하느님은 한없이 인내롭고 관대하지만 언젠가는 정의의 칼을 휘두르실 때가 있다는 것입니다. 하느님 아들의 학살 사건으로 이스라엘 지도자들과 백성들에게 준엄한 벌이 내려졌습니다.

 

소작인들이 멸망되었듯이, 이스라엘 역사를 보면 기원70년에 예루살렘이 로마 군인들에게 점령되어 숱한 사람이 학살되고 포로가 되고 가옥과 재산은 전화로 모조리 잿더미로 변한 대사건이 일어났습니다. 포도원은 <다른 사람에게> 즉 예수님의 <종>인 사도들에게 내맡겨졌습니다. 예수님이 <다른 사람>이라고 하셨을 적에 사도들을 마음에 두셨으리라고 짐작됩니다. 

 

심술궂고 나쁜 소작인들이 주인에게 소작료를 내지 않은 것처럼 많고 많은 땅을 소작으로 해 먹으면서도 하느님께 소출을 하나도 드리지 않는 무리들이 오늘날 많습니다. 우리의 재능, 건강, 재물 그리고 생명은 모두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것입니다. <너희가 이 모든 것을 하느님께 받고서도 안 받은 양 행동하느냐>(Ⅰ고린 4:7)고 신자들을 책망한 성 바오로 사도의 말씀의 떠오릅니다. 우리는 모든 것을 받았으니 그만큼 하느님을 위하여 그분의 사업을 위하여 우리가 헌신하고 사랑과 봉사의 생활을 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우리의 지력과 의지를 다하여 하느님께 찬미와 영광과 권능이 세세에 영원토록 찬양이 되도록 우리의 재물과 생명을 아낌없이 바쳐 드릴 각오의 결심이 서있어야 하겠습니다. 

 

사방에서 악의 도전을 받고 있는 우리는 풍부한 열매를 맺어 하느님께 소출을 많이 바쳐 드려야 하겠습니다. 하느님은 너그러우시고 의로우신 분이시므로 우리가 바칠 것을 바치고 드릴 것을 드린다면 하느님은 몇 갑절로 풍성히 갚아 주십니다.

 

마음과 정신도 기꺼이 바쳐야 하겠습니다. 그리하면 우리는 하느님의 영원한 상속자가 될 것입니다.

 

김정진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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