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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와즈 질로의 초상 (Portrait de Francoise Gilot c. 1946)
09/17/18  

파블로 피카소 (Pablo Picasso 1881 – 1973)
(종이에 파스텔 65 cm x 50 cm)



이 조그만 파스텔 그림은 파블로 피카소가 그의 4번 째 연인 프랑스와즈 질로를 그린 초상화이다. 프랑스와즈 질로는 법학과 미술을 공부하는 21세의 학생이었는데 40세 연상의 피카소와 사랑에 빠져 공부를 그만 두고 피카소와 살게 되었다.



피카소는 프랑스와즈 질로를 만나기 전에 이미 4명의 여성과 결혼을 하거나 동거를 했었다. 그에게 여성은 정열과 애정의 대상이기 이전에 넘치는 영감의 원천이었다. 한 여성을 사랑할 때마다 피카소의 작품 세계는 변화했고 무한한 양의 작품들이 쏟아졌다. 질로가 피카소를 만났을 때, 그는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화가였으며, 그녀는 그와 함께 두 명의 아이를 낳고 10년 동안 같이 살았다.



피카소가 프랑스와즈 질로를 그린 그림 중에 유화는 거의 없다. 흑백의 드로잉을 많이 그렸고, 파스텔 그림이 꽤 있다. 그러나 큐비즘으로 얼굴과 몸이 나누어지고 뒤틀어진 모습으로 그려진 이전의 연인들에 비해 프랑스와즈 질로를 그린 그림은 그나마 형상을 잘 알아볼 수 있도록 그려졌다. 이 그림 속의 그녀는 부드럽게 휘감기는 파스텔 선 속에서 두 손을 얼굴에 모은 채 살포시 눈을 감고 있다. 실제 사진을 보면 그녀는 풍성한 검은 머리카락과 커다랗고 강렬한 검은 눈동자의 대단한 미인이었는데, 자아가 강한 성격이어서 폭군같은 성품의 피카소에게 맞선 유일한 연인이었다고 전해진다.



프랑스와즈 질로는 독재적이고 강압적인 피카소와의 삶 속에 자신의 미래는 없다고 판단해 아이들을 데리고 그를 떠나게 된다. 게다가 그녀는 피카소와의 삶을 회고하는 자서전을 출판해 피카소의 분노를 샀지만, 그녀의 책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또한, 피카소와 사느라 못 그렸던 그림을 다시 그리기 시작해 90이 넘도록 화가로서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피카소와 살았던 여성들이 자살, 아니면 우울증으로 생을 마감하는 등 모두 비극적인 결말을 맞은 것을 생각해 볼 때, 프랑스와즈 질로는 유일하게 그를 벗어나 자신의 삶을 개척한 강인한 여성이었다. 피카소도 그것을 알았기에 이 그림 속에서만이라도 그녀를 순종적이고 다소곳한 여인으로 그리고 싶었던 것일까? 하지만 그런 의중과 상관없이, 푸른 색과 핑크, 빨간 색으로만 간결히 그린 이 초상화에는 어린 연인에 대한 노 화가의 순수한 애정이 솔직하게 묻어나는 듯 해서 애틋하고 다정한 마음으로 들여다 보게 된다.

 

김 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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