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기는 자가 높은 자입니다 (마르 10, 35-45)
09/17/18  

사람이란 누구나 나이가 들면 들수록 명예욕과 권세욕이 강하게 발동한다고 합니다. 즉 남으로부터 존경을 받고 남보다 위에 서고 싶고 남을 부리고 싶은 강한 충동이 일어난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사람들은 남 앞에 으시대며 큰 소리 치기를 좋아하고 남이 자기를 알아주지 않으면 곧장 화를 내곤 합니다.

 

어느 단체에서나 보는 일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뭔가 조그마한 직책이라도, 아니면 최소한 하찮은 명예직이라도 하나 가져야만 흐뭇해하고, 남들 앞에 거드름을 피우면서 나타나곤 합니다. 조그마한 직책을 가진 사람들이 이런데 하물며 한 나라의 권력을 쥐고 있는 사람들은 어떻겠습니까?

 

권력을 남용하여 백성들을 짓밟고,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무죄한 사람들을 죽이고 하는 사람들이 허울 좋게 백성의 은인으로 자처하는 것 같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누구든지 높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남을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세상의 권력자들은 힘으로 남을 억누르고, 남으로부터 섬김만 받는 사람들은 참으로 높은 사람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세상 사람들은 힘과 권력으로 사람들을 억압하는 자들을 싫어하며, 위대한 자로 생각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에 읽었던 이솝우화 중에 이런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소들이 수레를 끌고 가는 데, 수레바퀴들이 삐걱삐걱 비명을 질렀습니다. 그러자 소들은 수레바퀴 쪽을 바라보면서 “모두들 삐걱거니는 소리를 가만 멈췄으면 좋겠어! 무거운 짐은 내가 끌고 있는 데, 왜 너희들이 소리를 지르는지 알 수 없구나!”라고 말하였습니다. 애쓰고 고생하는 사람은 따로 있는 데 공연히 제가 피로하고 땀 흘리는 체하는 사람을 풍자한 이야기입니다. 

 

우둔하고 말없이 남을 위해 봉사하는 사람이 아무 수고도 하지 않고 남의 공로를 가로채려는 사람을 꾸짖는 소리입니다. 한마디로 혼자 잘난 체하며, 수고하지 않고 큰 소리만 치는 자는 높은 사람이 될 자격이 없다는 뜻입니다. 설령 이런 자들이 온갖 권모 술수로 높은 자리에 앉아 있다고 해도 위대한 인물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런 자들은 다른사람들로부터 우러름을 받기만 하므로  자신이 높은 줄 착각하고 있는데, 이들의 생각은 비뚤어진 것이며, 역사의 심판만 초래할 뿐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면 진실로 높은 사람은 누구일까요? 하느님이 말씀하시는 높은 사람은 누구일까요? 그런 사람은 바로 남을 위해 봉사하는 사람입니다. 예수님의 말씀대로 모든 사람을 섬기는 사람입니다.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남을 섬겨야 할까요?

 

섬김과 봉사는 예수님께서 하셨던 것처럼만 하면 됩니다. “인자는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다.”고 말씀하신 예수님은 우리에게 섬기는 모범을 보여 주셨습니다. 가난한 자, 소외된 자들에게 봉사하셨고 제자들의 발을 씻겨 주셨으며 죽는 순간에도 자기의 살과 피를 우리에게 모두 주셨습니다. 

 

그리고 그 분은 십자가 위에서 우리를 위하여 목숨을 바치셨습니다. 그러므로 예수님을 믿고 사는 우리들도 예수님의 정신에 따라 불쌍한 사람, 소외된 사람들에게 봉사해야 합니다.

 

이 시대는 예수님의 봉사 정신을 따라 사는 사람들이 너무나 필요한 때입니다. 우리 주변에는 우리의 도움을 바라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주께서 영광의 자리에 앉으실 때 우리에게 한 자리 주십시오.” 하며 간청하기 전에 불쌍한 내 이웃 내 형제에게 봉사해야 하겠습니다. 그러면 죽기까지 봉사하신 그리스도를 부활시켜 영광의 자리에 앉히신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하늘 나라의 높은 자가 되게 해 주실 것입니다.

 

다시 한번 “너희 중에 누구든지 높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하고, 으뜸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모든 사람의 종이 되어야 한다. 인자는 섬김을 받으러 오지 않고 섬기러 왔으며, 모든 사람들을 위하여 몸값을 치르러 온 것이다.”(마르 10, 44-45)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기억하면서 실천하도록 노력합시다.

 

표준관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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