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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신의 피렌체 여행기_16. 우피찌 미술관 (Galleria degli Uffizi) 1
10/08/18  

5월 13일 아침. 우피찌 미술관에 가는 날이다. 10시에 입장하는 티켓을 예매했기 때문에 8시 30분에 일어 났다. 서둘러 샤워를 하고 나오니 R은 아직도 자고 있었다. 피곤해서 어쩔 줄 모르는 아이를 억지로 깨워서 준비를 했다. 시간 맞춰 일어나 시간 맞춰 뛰어가 입장하고, 꽉 채워진 스케줄을 따라 최대한 많이 보려고 바쁘게 뛰어 다니니 관광을 하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다. 그렇다고 보물이 가득 차 있는 피렌체에 와서 건성으로 어슬렁거릴 수도 없는 일. 부지런히 다닐 수밖에 없다.



숙소를 나와서 아르노 강변 길을 따라 미술관으로 향했다. 강변 길을 걷기 시작한지 5분도 안 되어 왼쪽에 우피찌 미술관 정문이 나오면서 사람들이 구비구비 줄 서 있는 것이 보였다. 우리는 우피찌 미술관까지 통합 티켓을 예매했기 때문에 어디로 가서 들어가나 살펴 보았다. 통합 티켓을 들고 어정쩡하게 서 있는데 가이드 한 명이 다가 왔다. 콧수염을 기른 가이드는 친절하게 저쪽 티켓 예약 사무실에 가서 입장권을 받아 오라고 가르쳐 주었다.



우피찌 미술관 입구에는 공인 가이드 자격증 카드를 목에 건 가이드들이 수 많은 언어로 사람들을 안내 하고 있었다. 자신의 언어를 찾아 그 중 한 명에게 청하면 미술관 안내를 받을 수 있다. 그룹 가이드와 1: 1 가이드 중에 선택할 수 있는데 1: 1 가이드가 효과적이라고 들었다. 대부분 가이드들이 기본으로 영어를 하고 그 위에 서너 가지 언어를 겸한다. 거기 대기하고 있는 수많은 가이드 중에 한국어 가이드도 분명히 있었겠지만 우리는 가이드의 안내를 받을 계획이 없었기 때문에 그냥 예약 사무실에 가서 입장권을 받았다.



입장권을 받아 온 우리는 줄 서지 않고 그대로 들어갔다. 만약 입장권을 당일 미술관에 가서 사려면 최대 5 시간까지 줄을 서야 한다고 들었다. 정말 들어가면서 보니 아침부터 와서 겹겹으로 줄 서 있는 사람들의 끝이 안 보였다. 미국에서 통합 티켓으로 예매를 한 것이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우피찌 미술관은 우아한 르네상스 건축 양식으로 지어진 디귿자 모양의 건물이다. 1560년에 코지모 디 메디치 (Cosimo di Medici)가 주문하여 미술사가이자 화가, 건축가였던 조르지오 바사리 (Giorgio Vasari)가 짓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행정 사무실로 쓰기 위해 지었다. 그래서 우피찌 (이탈리아 어로 오피스)라고 부른다. 3층 건물인데 본관인 2층을 메디치 가의 미술 컬렉션을 위한 공간으로 지어 메디치가가 수집한 미술품들을 가족과 중요한 손님들을 위해 전시했다. 르네상스 미술을 공부하면 르네상스 작품들은 모조리 피렌체 우피찌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방대한 양의 르네상스 미술품들이 다 여기에 있다.



메디치가가 수백 년에 걸쳐 모으고 관리했던 엄청난 양의 소장품들은 피렌체의 다른 미술관으로 일부 옮겨져 가기도 하고, 16세기부터 방문객들의 요청에 따라 공개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메디치가의 마지막 후손 안나 마리아 루이사가 메디치가의 모든 소장품들을 가문의 이름으로 피렌체시에 기증했다. 그후 우피찌는1765년에 공식적으로 일반에게 개방했고 1865년에 정식으로 미술관이 되었다. 현재는 세계에서 가장 큰 미술관 중 하나이고 피렌체에서 관광객들이 가장 즐겨 찾는 명소 중 하나이다.



우리는 우선 이층 본관으로 올라가야 하기 때문에 눈 앞에 나타난 장엄한 대리석 계단을 올라 갔다. 벽에 메디치가의 문장이 곳곳에 그려져 있기도 하고 새겨져 있기도 했다. 화려한 왕관이 있고 그 밑에 방패가 있는데 방패 안에는 가운데 파란 공 하나와 다섯 개의 빨간 공 등 총 여섯 개의 동그란 공이 들어 있는 형태이다. 이 문장은 앞으로 피렌체 어디를 가나 나타날 형상이었다.

 

피렌체 공국을 일으켰고 막대한 부와 권력으로 정치, 무역, 외교, 문화 전반에 걸쳐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며 르네상스의 발전을 주도했던 가문이었기 때문에 피렌체의 역사는 메디치 가의 역사이기도 하다. 우피찌 미술관에 입장한다는 것은 그들의 역사를 관통한 르네상스 예술의 보물창고로 들어가는 것이었다.



메디치가의 문장을 눈 여겨 보면서 계단을 다 올라갔다. 거기서부터 길고 긴 전시실의 회랑이 시작된다. 복도 위 천장 밑으로는 메디치가 인물들의 초상화가 끝없이 전시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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