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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수 감사절 (Thanksgiving c. 1935)
11/19/18  

도리스 리 (Doris Lee 1905-1983)

(캔버스에 유채 71.3 cm x 101.8 cm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

 

추수 감사절은 미국만의 고유 명절이다. 한국의 추석이 미국의 추수 감사절과 비교가 되지만 엄밀하게 말해 개념이 다른 명절이다. 미국의 추수 감사절은 한 해 동안 받은 축복에 대한 감사뿐만 아니라 건국의 역사를 잊지 않고 되돌아 보는 기억과 성찰의 시간이기 때문이다. 매년 11월 셋째 목요일로 정해진 추수 감사절이 다가 오면 미 전국에서, 아니 세계 전역으로부터 미국인들은 고향으로 돌아 온다. 고향에는 사랑하는 가족들이 함께 모여 풍성한 식탁에 둘러 앉아 행복한 시간을 보내게 된다.

 

따뜻한 파스텔 톤의 색채로 둥글둥글 코믹하게 그려진 이 그림은 그 풍성한 식탁에서의 행복한 시간을 준비하기 위해 추수 감사절을 맞은 주방에서 벌어지는 광경을 즐겁고 경쾌한 분위기로 묘사했다.

 

이곳은 1930년대 전형적인 미국 시골집의 주방 안이다. 한 가족이거나 친척 사이인 것이 분명한 네 명의 여인들이 오븐에서 터키를 꺼내 들여다 보고, 싱싱한 야채를 들여  오고, 접시를 꺼내 준비하고, 파이 껍질을 밀고 있는 동안 또 한 사람의 여인이 이제 막 도착했는지 모자를 벗고 있다. 그녀도 당장 앞치마를 두르고 한몫 거들 것이 분명하다. 주방 뒤편 방에서는 또 한 소녀가 식탁을 차리느라 한창 정신이 없고, 주방 문 앞에는 쌍둥이들이 아기 의자에 앉아 응원을 할 동안 소년이 함박 웃음을 지으며 주방 안의 광경을 보고 있다. 이 소년 외에는 주방에 남자가 한 명도 없는 것이 의미심장하다.

 

이 분주하고 떠들썩한 주방 안에는 모든 것이 풍족하게 넘쳐 나서 오븐 밑 따뜻한 바닥에 엎드린 강아지도 어디서 얻었는지 뼈 한 조각을 흐뭇하게 물고 있고 화면 오른쪽 하단의 고양이는 작은 소녀에게 먹을 것을 한 입 살며시 건네 받고 있다. 살아 있는 모든 생명이 따뜻하고 배부르게 묘사된 이 그림은 정식으로 잘 차려진 식탁보다 추수 감사절의 풍성한 분위기를 실감나게 전달한다.

 

화가 도리스 리는 이 그림으로 ‘로간 구매 상’이란 매우 명성 있는 상을 받았다. 이 그림이 그려진 1935년은 미국이 아직도 경제 공황 속에 있었던 시절이어서 궁핍과 불안에 시달리던 많은 미국인들이 이 그림을 보면서 큰 위로를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그 어렵던 시절이 지나가고 세월이 흐른 지금에도 이 한 폭의 쾌활하고 명랑한 그림은 또 한 번의 추수 감사절을 맞은 우리 입가에 감사와 행복의 미소가 떠 오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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