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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신의 런던여행기 헤로드 백화점
04/23/18  |  조회:147  

헤로드 백화점

 

코톨드 갤러리에서 나왔을 때는 오후의 햇살이 넘어가고 있었다. R은 기숙사에서 최종 체크 아웃을 해야하는데 짐을 미처 다 싸지 못했으므로 기숙사로 돌아가야 했다. 저녁 스케줄은 기숙사에서 에어 비 앤 비로 함께 짐을 옮기고, R은 기숙사 친구들과 마지막 송별 파티에 참석, 나는 숙소에서 그냥 쉬는 것으로 정했다. 하지만 시간이 좀 있어서 가까운 거리에 있는 헤로드백화점에 들러 보기로 했다. 

 

빨간 이층 버스를 타고 피카딜리를 지나 내셔널 갤러리가 있는 트라팔가 광장을 멀리 바라보며 이동했다. 헤로드백화점 건물 자체는 멀리서 보면 위풍당당 했으나 정작 입구는 그다지 크지 않았다. 그러나 안으로 들어서니 그 규모를 실감할 수 있었다. 미로처럼 펼쳐진 매장에 명품을 비롯한 상품들이 화려한 불빛 아래 끝없이 진열되어 있었다. 들어올 때는 둘러보고 마음에 드는 것이 있으면 사 볼까 생각했으나 매장의 광대한 규모에 질려서 포기해 버렸다.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이 어디에 있는지 정확히 알지 못하면 쇼핑하다가 길을 잃어 버릴 것 같았다. R은 전에 혼자 왔다가 정말 길을 잃어 버렸다고 한다. R에게 뭐 필요한 것 있냐고 물어보니 화장품 매장에 들러 마스카라를 하나 샀으면 좋겠다고 대답했다. 

 

화장품 매장은 1층에 있는데 놀랍게도 매장 전체가 거의 동양인 아가씨 손님들로 꽉 차 있었다! 화장을 진하게 하고 거의 모두 성형을 한 얼굴인데 중국 관광객들 같았다. 중국어로 크게 떠들면서 엄청나게 화장품을 사들이고 있었다. 매장 직원들은 정신없이 물건을 싸고 계산을 하면서 중국 고객들의 시중을 들고 있었다. 마스카라 하나만 달랑 사러 바쁜 직원들에게 말을 붙이기가 미안할 정도였다. 바비 브라운 코너에서 간신히 마스카라를 사고 빨리 나왔다. 

 

R이 이집트 에스컬레이터를 타러 가자고 했다. 따라가 보니 백화점 내부에 이집트식 건축과 조각으로 장식된 에스컬레이터가 있었다. 헤로드백화점 명물이라고 한다. 마치 피라미드 내부에 들어 와 있는 듯 어두컴컴한 속에 조명까지 신비하게 되어 있어 이국적인 느낌이 났다. 

 

우리는 이집트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지하로 내려가 유명한 헤로드백화점 푸드 홀 (Food Hall)을 둘러 보았다. 온갖 산해진미와 고급 음식들이 진열되어 있는 곳이다. 차와 커피, 초콜렛 섹션에서는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이런 곳에서 과일이나 야채를 살까 반문할 만큼 값이 비싼데도 가득 가득 예쁘게 진열되어 있었고 매일 깨끗이 다 팔린다고 한다. 카운터에 앉아 먹을 수 있는 푸드 코트에는 피시 앤 칩, 스테이크, 오이스터 바까지 고급 레스토랑 못지 않은 메뉴가 제공되었다. 화려하고 풍성한 호화 지하상가였다. 재력과 여유와 스타일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룬 영국식 최고 백화점의 모습이었다. 우리는 그 풍성함을 마음껏 맛보고 즐겁게 백화점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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