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홈으로 여행
김효신의 런던여행기 세인즈베리즈
04/23/18  |  조회:187  

세인즈베리즈

 

숙소로 돌아와 R은 옷만 갈아 입고 친구들과 송별 파티를 하러 나갔다. 디너까지 포함된 파티였다. 혼자 남을 엄마를 걱정하길래 부담없이 잘 놀고 오라고 하며 보냈다. 몇 시에 돌아 올지는 모르지만 빨리오지는 않을 것이니 저녁을 서둘러 먹고일찌감치 자기로 했다.

 

어디 가서 뭘 먹을까 생각하다가 영국 수퍼 마켓에 가 보기로 했다. 외국에 가면 현지 수퍼 마켓에 꼭 들러 보는습관이 있는데 마침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즉시검색에 들어 갔다. 세인즈베리즈 (Sainsbury''s)라는 마켓이 떴다. 영국에서 두 번째로 큰 수퍼마켓 체인이다. 또 세인즈베리즈 로컬 (Sainsbury''s Local)이라는 것이 있는데 아마 편의점 성격의 소규모 마켓인 것 같았다. 우리 숙소 근처에 내가 걸어갈 수 있는 거리 안에는 세인즈베리즈 로컬밖에 없는 것 같아서 아쉽지만 그 곳으로 정했다.

 

다시 옷을 두껍게 껴 입고 쇼딧치 거리로 나섰다. 처음으로 혼자 나선 것이라 구글맵을 띄워놓은 핸드폰을 손에 꽉 쥐고 걷기 시작했다. 이른 저녁 시간인데 이미 밖은 깜깜했다. 낯선 거리에 젊은이들이 수없이 지나갔다. 거리뿐만 아니라 지나치는 레스토랑, 카페, 클럽마다 젊은이들이

넘쳐나고 있었는데 미국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였다. 뭔가 조금 더 절제되고 통일된 느낌이라고 할까? 아마도 많은 인종이 섞여 있는 미국에 비해 거의 백인 일색이기 때문에 그렇게 느꼈는지도 모른다. 나는 구글맵이 이끄는 대로 계속 따라갔다. 큰 길을 건너는데 정면에 엄청나게 큰

‘삼성 갤럭시 폰’광고판이 빛을 발하고 있었다. 그러고보니 오늘 하루 종일 다니면서 런던 여러 곳에서 대형 삼성광고판을 보았다.

 

세인즈베리즈 로컬은 세븐일레븐 보다 조금 더 큰 사이즈였다. 내용이 아주 충실한 편의점이었다. 수퍼마켓에 가지 않아도 웬만한 것은 다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하나 하나 꼼꼼히 살펴 보며 구경했다. 야채와 과일도 취급하는데 아주 싱싱하고, 작은 분량으로 포장되어 있어서 편리해 보였다. 샌드위치나 샐러드 같은 것도 손쉽게 살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었다. 샌드위치 종류가 미국과는 많이 달랐다. 엄청나게 종류가 다양한 유제품은 주로 수입품이 많은 것 같았다. 유제품뿐만이 아니다. 모든 물건들이 유럽 각국에서 온 수입품들이었다. 마치 자그마한 EU 종합물산 같았다. 브렉시트가 진행되면 영국 마켓의 모습은 어떻게 변할까?

 

나는 구석구석 드링크류, 주류, 약품류까지 다 살펴보고 샌드위치, 요구르트, 그리고 방울 토마토와 물을 사서 나왔다. 파운드가 익숙하지 않아서 물건이 싼 것인지 비싼것인지 감이 잘 잡히지 않았지만 어쨌든 런던에서의 첫 장보기를 마쳤다.

 

온 길을 되돌아서 무사히 숙소까지 돌아 왔다. 아주 추워져서 들어가자 마자 히터를 켜 놓고 혼자 식사를 했다. 심심한 것 같아서 숙소에 제공되는 Netflix 영화를 하나 틀어 놓기로 했다. 미국에서 보지 못한 영국 드라마가 있었다‘. 셜록’에 나오는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점잖은 귀족으

로 나와서 바람기 있는 부인 때문에 고통받는 멜로드라마. 샌드위치를 먹으면서 아주 재미있게 보았다. 곁들여 먹던 방울토마토가 어찌나 맛있는지 한 박스를 다 먹어 치웠다. 영국 원산인데 햇볕에 폭 익은 자연 그대로의 맛이었다. 너무 맛있어서 내일 또 사 먹기로 했다.

 

아침 일찍부터 하루 종일 웨스트민스터사원, 코톨드갤러리, 헤로드백화점을 둘러보고, R의 짐까지 다 옮겼다. 갑자기 피로가 물 밀듯 밀려와 눈도 뜰 수 없는 지경이 되었다. R은 몇 시에나 오려나? 몸이 천근 만근이라 불도 겨우 끄고 그대로 잠이 들었다.

목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