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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르드렉트 가족이 있는 실내 (Interior with a Dordrecht Family c. 1656)
01/02/19  

니콜라스 매스 (Nicolaes Maes 1634 -1693)

(캔버스에 유채 112.4 cm x 121 cm 패사디나 노턴 사이먼 미술관)

 

마음이 적적하거나 스산할 때면 노턴 사이먼 미술관을 종종 찾는다. 로스앤젤레스와 매우 가깝고 프리웨이에서 내리면 바로 찾을 수 있기 때문에 가기도 쉽다. 아담한 미술관 건물을 무성한 낙엽수들이 둘러 싸고 있다. 주차도 매우 편하다. 미술관 안으로 들어가면 아름다운 정원이 있는데 예쁜 연못을 둘러 싼 오솔길을 한 바퀴 돌고 카페에서 커피를 한 잔 사서 연못가 테이블에 앉으면 마치 먼 외국에 온 것 같다.

 

연못가에 조용히 앉았다가 그냥 돌아 갈 때도 있고, 미술관 안으로 들어가 좋아하는 그림들을 죽 둘러 볼 때도 있다. 그럴 때마다 꼭 빠뜨리지 않고 찾아가 보는 그림 중에 하나가 ‘도르드렉트 가족이 있는 실내’이다.

 

17세기 네델란드에서 나온 가족 초상화이다. 렘브란트의 수석 제자였던 니콜라스 매스가 그렸다. 무역과 금융으로 번창하던 네델란드 황금기에 그려진 그림으로 당시 네델란드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고 어떻게 보여지기 원했는지를 잘 표현한 작품이다.

 

엄숙한 분위기의 가정 실내. 젊은 남편과 아내가 세 딸을 데리고 초상화를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모두 비싼 옷을 입었고, 실내에 장식되어 있는 중국 도자기들로 미루어 매우 부유한 가정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가정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듯 아버지는 오른 손을 자신의 심장에 대고 있다. 어머니는 육아에 대한 책임을 다 하고 있다는 것을 무릎에 앉힌 아기를 통해 나타낸다. 귀여운 딸들은 과일 바구니를 들고 있다. 자녀는 결혼의 열매라는 뜻일까? 창문 밖으로 멀리 교회가 보이는데 이 가정은 독실한 믿음의 가정이라는 의미일 것이다.

 

한 가정의 모든 것을 나타낸 이 명료한 그림을 보고 있으면 이상하게 마음이 차분해진다. 현실 속에 굳건히 발을 디디고 행복하고 건실하게 살아가는 가족. 삶 속에 자신들이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지를 한치의 의심없이 분명하게 알고 있는 사람들. 그림 앞에 서 있노라면 침착하게 가라앉은 실내에 환하게 떠 오르는 그들의 평온한 얼굴처럼 마음이 편안해진다. 무언의 위로와 확신이 넘쳐나는 그림이다.

 

미술관을 나와 낙엽수가 가득한 주차장을 돌아 나오는 길은 적적하지 않고 스산하지도 않다. 좋아하는 그림을 보며 재충전 된 마음으로 충만하다. 그림의 힘은 대단하다.

 

김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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