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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신의 런던여행기 펍 크롤 2
04/23/18  

펍 크롤 2

 

우리의 펍 크롤 2차 행선지는 49 Beak Street, Soho.  The Old Coffee House.  이름이 커피 하우스라고 해서 커피 숍을 생각하면 안 된다. ‘브로디스 브류어리 (Brodie’s Brewery)’ 라는 유명한 맥주회사에서 제공하는 생맥주 종류 일체와 온갖 브랜드의 맥주를 취급하는 술집이다.  

 

그런데 이곳 분위기는 훨씬 동네 같았다사람들이 계속 들락거리고 아주 편안한 분위기였다.  많이 마시지도 않고 그냥 맥주 한 잔을 들고 대화에 몰두하면서 음주보다 사교가 목적 같아 보이는 분위기해리 말에 의하면 영국에서는 일 끝나면 바로 펍으로 가서 한 잔 하는 것이 일과이고자기가 가는 단골 동네 펍을 로컬 (Local)’이라고 부르는데 영국 사람들은 모두 다 자기 로컬이 하나씩 있다고 한다로컬 펍에서는 간단한 식사를 하기도 하는데 술집이라고 대강하는 것이 아니라 수준급의 음식을 선보인다고 한다그러고보니 뭔가 맛있는 냄새가 나고 있었다.

 

우리는 또 ‘Half’ 를 한 잔씩 주문했다이번에는 R이 샀다브로디스 브류어리에서 만든 생맥주라고 한다다같이 건배를 또 하고 원 샷으로 마셨다아주 연하면서도 산뜻하다이런 맥주라면 매일 얼마든지 마실 수 있을 것 같다맥주가 또 들어가니까 점점 더 취한다아이들은 얼굴 색하나 변하지 않고 잘 마시고 있었다영국 남자 아이들은 맥주를 매일 마시는 것이 일상이라고 하니 그렇다 치더라도 미국에서는 술을 전혀 마시지 못하던 R이 맥주를 술술 마시고 있는 것이 재미있으면서도 걱정이 되었다그러나 정작 걱정해야 할 사람은 바로 나다연달아 맥주를 두 잔 마시고 있으니 이제는 조금씩 빙빙 돌기 시작했다.

 

올드 커피 하우스에서 나와 우리는 3차 행선지를 향해 걷기 시작했다비틀거릴까봐 조심하면서 천천히 걸었다기분은 매우 좋았다차가운 바람이 부는 런던 거리를 기분 좋게 취해서 아이들과 함께 걷는 것이 너무 즐거웠다옆에 걸어가는 해리에게 말했다. “난 술 마시는 것을 사실 참 좋아한단다그런데 많이 마시지를 못하니 그게 탈이지.” 솔직하게 말하는 것이 좋았는지 해리가 함박 웃음을 지으면서 대답했다. “전혀 걱정 없어요어머니술은 취하려고 마시는게 아니라 친구들과의 정다운 시간을 위해 마시는 것이니까요.” 뺨에 홍조를 띠고 친절하게 말하는 것이 너무 귀여워 나는 해리의 팔짱을 끼었다. “엄마재밌어?”라고 말하며 R이 내 팔짱을 끼었다. “그럼너무 재미있어!” 나는 양쪽에 아이들의 팔짱을 끼고 계속 걸어갔다이번에는 샘과 윌리엄이 앞장을 서고 있었다.

 

다음은 The Lyric.  37 Great Windmill Street, Soho. 여기서는 내가 샀다역시 전부 Half .  이 집 역시 생맥주 맛이 다양하다아이들이 내게 갖다 준 생맥주는 쓰지도 않고 과일 향이 은은하게 배어 있어서 맥주임에도 불구하고 맛있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였다우리는 창문 가 테이블에 모두 앉았다우리 주위로는 다른 손님들이 앉아서 각기 대화에 열중하고 있었다.

 

이쯤에서는 완전히 취했다아이들도 약간 취기가 올랐는지 더 수다스러워졌다. “어머니펍 크롤 재미 있으세요?” 약간 쌀쌀한 표정이어서 말 걸기가 조금 조심스러웠던 샘이 맥주 잔을 들고 유쾌하게 말을 건넸다. “너무 재미있어이렇게 모두 시간을 내어 주어 정말 고맙다.”  “천만에요해리를 위해서라면 우린 무엇이든 할 수 있습니다!” 샘과 윌리엄이 합창하듯 외친다.  “무슨 뜻이지해리를 위해서?” 내가 어리둥절해서 묻자 해리의 얼굴이 새빨개졌다샘과 윌리엄은 그런 해리를 보고 웃음을 터뜨렸다해리는 할 수 없다는 듯 같이 웃었다. R도 웃고 있었다뭔지 내가 모르는 이야기가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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