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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신의 런던여행기 펍 크롤 3
04/23/18  

펍 크롤 3

 

무슨 말이야?” 내가 물었다높다란 둥근 테이블에 앉은 나를 둘러싸고 R  옆에 앉아 있고 해리와 윌리엄은 서서 우리를 에워싸고 있었다. “사실은 어머니…..” 해리가 결심했다는  말을 시작했다. “제가 R 무척 좋아하는데요…..어머니가 런던에 오셨으니까 인사하러 오기는 해야겠는데…..너무 떨려서…..  메이트들에게 좀 같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해리는 얼굴이 빨개져서 말까지 좀 더듬었다

 

속으로 짐작은 했었지만 실제로 본인이 실토하는 것을 듣고 나니 얼마나 귀엽고 예쁜지 웃음이  나오는데 억지로 참고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그래그랬구나.” 해리는 속이 타는지 맥주 남은 것을 한꺼번에  마셔 버렸다샘과 윌리엄은 긴장을 풀어 주려는 Cheers! 하면서 해리의 등을 두드리고 악수를 하는  소란을 피웠다 바람에 다같이 웃음을 터뜨렸고 사이에 R 살짝 해리의 손을  잡아 주는 것을 놓치지 않고 보았다. “이렇게 환영해 줘서 고마워.  남은 시간 동안 즐겁게 지내자.” 나는 해리를 보고 정답게 말했다학기를 마친 R  미국으로 떠나야 하는데  수줍은 영국 청년은 어떻게 하려는지청춘의 화사함과 무모함이 한꺼번에 느껴지며  아이들이 너무나 사랑스러워졌다

 

떠들썩하게 얘기를 하는 동안 어느새 맥주를  마셔버려 이번에는 샘이   잔씩 돌렸다스코틀랜드 에딘버러가 고향인 샘은  인상이 쌀쌀맞았지만 얘기를 하면 할수록 유쾌한 친구였다취기가 도니까 떠들썩하게 스코틀랜드 억양이 섞인 영어로   전에 서울에 갔다  얘기를  주는데 모두 배를 쥐고 웃었다샘은 자기도 술을  마신다고 생각했는데 한국 사람들은 미친 듯이 마신다고 하면서거기서 폭탄주를 하도 마셔서 다시는 소주를 마시지 않겠다고 한다서울에 다녀 와서는 술병에 걸려 앓아 누워 며칠 동안 잠만 잤다고 했다서울에 있는 동안 휴전선도 다녀오고 보통 관광을  했는데 영국 사람답게 국립 박물관이 제일 좋았다고 한다그러면서 자기가 아는 한글이  하나 있다고 해서 뭐냐고 물어보니 아이폰 문자로 ㅋㅋㅋ  써서 보여 준다

 

모두들 기분 좋게 취해서 웃고 떠들다가 밖에 나가서 사진을 찍기로 했다내가 사람들이  바깥에서 맥주 잔을 들고 서서 마시면서 얘기하는 것이 신기하다고  것을 해리가 기억했기 때문이다런던펍 크롤 기념으로  바깥에서 맥주잔을 들고 사진을 찍어야 한다고 하면서샘과 윌리엄은 내가 그것을 신기하게 생각하는 것이  신기하다고 하면서 신이 나서 촬영용으로 맥주를 파인트 사이즈로 3  가져 왔다우리는  우루루 바깥으로 나갔다그런데 시간이 이르고 안에 자리가 많아서 그런지 바깥에는 아무도 없었다그래도 우리는  정문 앞에서 사진을 찍기로 했다내가 가운데 서고 해리와 샘이 양쪽에 서서 맥주 잔을 들고 얘기를 하는 포즈를 취했다윌리엄은 옆에서 대화에 열중하는 모습을 연출하고사진은 R 찍었다. R 취했는지 얼굴이 발개져서 자꾸만 웃었다

 

사진 촬영을 끝으로 런던  크롤은 막을 내렸다마지막 파인트 사이즈 맥주까지  마신 우리는 완전히 기분이 좋아져서 헤어지기가 싫을 정도였지만  미제라블 뮤지컬을 보기 위해 극장으로 가야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해리는 우리를 극장까지 에스코트 해 주겠다고 했고샘과 윌리엄은 거기서 작별 하기로 했다나는 충실한 우정을 지닌  청년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하고 로스엔젤레스에  일이 있으면  연락하라고 말했다샘과 윌리엄은 장난스럽던 얼굴에 예의 바르게 정색을 하고 ‘ 그렇게 하겠습니다’ 라고 말하며 정중한 영국 신사의 모습으로 작별 인사를 했다그리고 나는 해리와 R  손을  잡고 걸어가는 뒷모습을 보며 천천히 그 뒤를 따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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