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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신의 런던여행기 퀸즈극장
04/23/18  |  조회:195  

레미제라블 공연, 퀸즈극장(Queen''s Theater)

 

우리는 피카딜리 서커스를 지나 셰프트베리 에비뉴에 있는 퀸즈극장으로 걸어 갔다극장에 도착하니 공연 10 분 전인 7 20미국에서 티켓을 예약했기 때문에 창구에서 Will call 로 티켓을 받았다창구 직원에게 지금 티켓을 한 장 더 살 수 있느냐고 물어보니 고개를 저으며 만석이라고 대답했다함께 극장까지 걸어 온 해리를 보면서이럴 줄 알았으면 티켓을 한 장 더 예약해 놓을 걸하고 안타까웠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아쉬워하는 우리에게 해리가 괜찮다고 하며 재미있게 관람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나는 해리에게 즐거운 하루를 보내게 해주어 고맙다고 진심으로 인사 한 후,해리와 R이 둘만의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극장으로 먼저 들어 갔다.

 

퀸즈극장은 1907년에 지었으니 100년이 훌쩍 넘었다에드워드 시대 건축 양식으로 지어졌으나 제 2차 세계대전 중 1940년 런던 공습 때 공중 폭격을 당해 건물 앞면이 무너졌다.  1959년에 다시 문을 열어 공연을 시작했고, 2004년부터는 근처 팰리스극장에서 18년간 공연하던 레미제라블을 물려 받아 지금까지 계속 공연하고 있는데 현재까지 사상 최장 기간 공연하고 있는 뮤지컬이 되었다.  팰리스극장 공연 기간까지 계산하면 32년째 공연하고 있는 셈이다.

 

생각보다 조촐한 규모의 로비에서 주위를 둘러보고 있는데 R이 들어 와서 함께 극장 안으로 입장했다우리가 예약한 자리는 2층 맨 앞 줄약간 위에서 내려다 보는 위치인데 무대가 환히 보여서 매우 만족했다무대 화면에는 레미제라블 뮤지컬을 상징하는 작은 소녀의 이미지가 투영되어 있었다.상기된 표정의 관람객들로 꽉 찬 극장은 3층으로 되어 있었다영화에서 보던 귀빈석천장의 화려한 샹들리에천장에 새겨진 조각 장식 등 실내는 에드워드 시대 특유의 분위기가 그대로 보존되어 아주 멋있었다좌석에 앉아 잠깐 둘러보는 사이에 조명이 어두워지면서 우렁찬 음악과 함께 막이 올라갔다.  7 30분 정각.

 

쟝발쟝의 죄수 시절 이야기가 펼쳐지고 있는데 웬 걸사정없이 졸음이 몰려 왔다펍 크롤을  하면서 맥주를 잔뜩  마신 후  추운 날씨에 극장까지 걸어 온 피로가 몰려온 모양이다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하고 젓다가 놀라서 옆을 보니 R도 졸고 있었다런던까지 와서 레미제라블을 관람하는데 졸고 있다니이러면 안되지하고 정신을 차려 보려 애썼으나  무거워진 눈꺼풀이 떠지지가 않았다.할 수 없다 생각하고 그냥 졸았다레미제라블 공연 관람을 즐겁게 기대했던 R이 졸고 있는 것도 어쩔 수 없었다내버려 두고 함께 계속 졸았다.

 

무슈내 이름은 코제트에요….’ 청아한 소프라노 노랫소리에 잠이 깼다코제트와 마리우스가 처음으로 만나는 장면이었다조금만 더 졸았으면 놓칠 뻔 했는데 제일 좋아하는 부분에서 다행히 깼다. R도 깨어서 그때부터는 열심히 잘 관람했다프로덕션도 훌륭하고배우들도 뛰어났다일전에 보았던 뉴욕 버전은 아마추어같이 느껴질 정도였다.

비로소 극장의 본 고장 런던에서 뮤지컬의 최고봉 레미제라블을 관람한다는 실감이 났다.

 

뮤지컬이 끝나고 다시 밤거리로 나왔을 때는 11 45공연 시간이 거의 3시간우리는 피카딜리가에서 다시 버스를 타고 숙소로 돌아 왔다쇼딧치 소방서 스테이션에서 내려 숙소로 걸어 가는 동안 R에게 가만히 물어 본다. “해리하고는 어떻게 되는 거야?” R은 말없이 걷다가 담담하게 대답했다. “어떻게 되는지 두고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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