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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랑 (Mavourneen c. 1877)
07/08/19  

제임스 티소 (James Tissot 1836 – 1902)

(캔버스에 유채 90 cm x 51 cm  개인 소장품)

 

따뜻한 겨울 드레스, 모피 목도리, 그리고 깃털 모자까지 온통 검은색으로 차려 입은 이 젊은 여인은 대단히 세련된 19세기 유럽의 패션 감각을 보여주는 동시에 부유한 상류층 신분을 나타낸다. 여인의 얼굴은 앳되고 어딘지 골똘히 바라보는 시선은 그윽하고 매력적이다. 그림의 주인공 이름은 캐슬린 뉴튼 (Kathleen Newton). 그림을 그린 화가 제임스 티소의 연인이었다.

 

캐슬린 뉴튼은 영국에서 태어나 동인도회사에서 일하는 아버지를 따라 가족이 인도로 이주하여 그곳에서 자라났다. 16세가 되었을 때 캐슬린의 아버지는 런던으로 가족을 데리고 돌아왔고 인도에서 일하는 영국 의사인 아이잭 뉴튼과 딸의 혼사를 추진했다. 캐슬린은 뉴튼과 결혼하기 위해 인도로 가는 배에 올랐는데 선상에서 그녀의 놀라운 미모에 넋이 나간 팔리세라는 군인의 유혹에 넘어가 버린다. 캐슬린은 결국 뉴튼과 결혼하게 되지만 양심의 가책을 받아 첫날밤에 팔리세와의 불미스러운 사건을 고백해 버리고, 남편은 그길로 이혼 신청을 하고 캐슬린을 런던으로 되돌려 보내 버린다. 캐슬린의 여행 비용은 그녀가 자신의 정부가 되어 준다는 조건하에 팔리세가 부담했고 런던에 도착한 그녀는 팔리세와 살면서 아이를 가지게 되었다. 캐슬린이 딸을 낳자 팔리세는 청혼을 했으나 그녀는 거절하고 그의 집을 나와 세인트 죤스 우드에 있는 결혼한 언니의 집으로 갔다. 1872년에 뉴튼과의 이혼이 성립되었고, 캐슬린은 18세에 재산커녕 사회적 신분조차 없는 미혼모 신세가 되었다.

 

프랑스에서 건너 와 영국에서 성공한 화가 제임스 티소는 세인트 죤스 우드에서 캐슬린을 만났다. 티소는 어린 나이에 이혼을 하고 미혼모가 된 그녀의 사연에 관심을 가지면서 동정했고 아름다운 그녀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었다. 1876년에 캐슬린은 티소의 아들을 낳고 그의 집에 딸까지 데리고 들어가 살게 된다. 캐슬린과 함께한 그 몇 년을 티소는 ‘축복’이라고 할 만큼 행복해 했지만 그들의 행복은 오래가지 못 했다. 캐슬린이 결핵에 걸려 28세에 죽고 말았기 때문이다. 캐슬린이 죽었을 때 티소는 4일 동안 그녀의 관 옆에 앉아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녀가 죽은 후 영국 상류사회의 패션과 풍습을 그려 인기를 끌었던 그림 스타일을 완전히 그만 두고 나머지 일생 동안 경건한 종교화에만 전념했다.

 

애절한 러브 스토리가 담겨 있는 이 초상화 속에 캐슬린 뉴튼은 23세의 젊은 모습으로 남아 있다. 자신의 운명을 암시하 듯 검은 의상을 차려 입고 이미 병색이 드리워 눈 밑이 어두워 보인다. 티소는 사랑했던 그녀의 초상을 그리고 ‘내 사랑’이라고 제목을 붙였다. 미모와 젊음, 진실한 사랑도 이별을 막을 수는 없었기에 더 처연해 보이는 그림이다.

 

김 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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