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주회 (The Concert c. 1664)
04/30/18  

요하네스 베르메어 (Johannes Vermeer 1632 – 1675)

(캔버스에 유채  72.5 cm x 64. 7 cm 소재지 불명)

 

 이 그림은 보스턴에 있는 이사벨라 스튜어트 가드너 미술관(Isabella Stewart Gardner Museum)에 있었다. ‘있었다’라는 말은 지금은 없다는 의미이다. 1990년에 도난을 당했기 때문이다. 시가 2억 달러로 평가되는 이 그림은 현재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으며 미술 암시장에서도 전혀 단서가 잡히지 않고 있다.

 

이사벨라 스튜어트 가드너는 19세기 미국 갑부의 상속녀로 보스턴에 베니스 궁전 스타일의 건물을 건축하고 가드너 미술관을 설립했다. 그녀가 상속받은 막대한 유산으로 처음 구입했던 그림이 바로 네델란드 황금기 시대 화가 요하네스 베르메어의 작품, ‘연주회’였다. 파리에서 경매로 구입했는데 당시 가격은 5천 달러였다고 전해진다.

 

 이사벨라는 그후에 장르와 시대를 망라하여 7500여 점에 이르는 미술품을 수집해 가드너 미술관에 전시했으며, 소장품 제 1번 ‘연주회’ 그림은 가장 사랑받는 전시품 중의 하나가 되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1990년 이전에 가드너 미술관을 방문하고 이 그림을 직접 볼 수 있었던 것이 크나 큰 행운같이 느껴진다. 생전에 34점의 그림밖에 남기지 않은 요하네스 베르메어의 작품들은 원래 직접 보기가 힘든데, 그나마 이 그림은 도난당해 사라졌으니 언제 다시 볼 수 있을지 모르게 되었다.

 

미국 역사의 전통이 살아 있는 도시 보스턴 한 가운데 위치하고 아름다운 정원으로 둘러싸인 가드너 미술관은 원래 이사벨라의 개인 저택이었다. 그래서인지 미술관의 구조가 발코니가 있는 커다란 3층 집을 한가로이 거닐고 있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베르메르의 그림은 2층에 있는 ‘네델란드 방’에 렘브란트와 루벤스의 그림들과 함께 걸려 있었다.

 

그리 크지 않은 그림이었지만 빛과 그림자의 미묘한 배치가 고적한 연주회의 한 장면을 마치 살아 움직이는 듯 보이게 만드는 매력적인 그림이었다. 요하네스 베르메르는 사후 200년 동안 잊혀졌다가 19세기 말에서야 재발견되어 미술 애호가 사이에서 마치 암호같은 이름으로 통하며 귀하게 사랑받던 화가였다. 1999년에 영국 작가 트레이시 슈발리에가 소설 ‘진주 귀고리 소녀’를 발표하고 2003년에 소설이 영화화되면서 폭발적인 관심과 인기가 신비한 아우라를 가진 화가에게 쏟아진 것은 너무나 잘 알려진 사실이다.

 

가드너 미술관은 아직도 거기에 있지만 ‘네델란드 방’으로부터 사라진 베르메어의 ‘연주회’ 그림은 지금 어디에 있을까? 미술시장에도 나타나지 않는 것을 보면 누군가가 숨겨놓고 있는 것이 분명한데, 어쩐지 ‘르메어의 그림을 너무나 사랑해 혼자 독차지하고 싶었던 미술광의 비뚤어진 기행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김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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