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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보라 (La Tormenta de Nieve c. 1787)
01/13/20  

프란시스코 고야 (Francisco Goya 1746-1828)

(캔버스에 유채 275 x 293 cm 마드리드 프라도 미술관)

 

프란시스코 고야는 스페인에서 국민 화가로 추앙 받는다. 스페인에서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유명한 화가이며 미술사에서 그가 차지하는 자리 또한 만만치 않다. 고전시대의 마지막 거장이며 동시에 근대 미술의 첫 번째 거장으로 손꼽히기도 한다. 거침없는 상상력을 바탕으로 대담한 화법으로 그려나간 그의 그림들은 후대의 화가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쳤다. 인상파 화가 마네를 비롯해 피카소, 프랜시스 베이컨 등 후대의 거장들이 고야의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일생의 대부분을 18세기 스페인 궁정화가로 활약한 고야는 처음에 궁전을 장식할 벽걸이 그림을 디자인 하는 것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그의 빼어난 디자인을 보고 고야의 재능을 알아본 스페인 왕은 그를 궁정화가로 임명하게 된다.

 

눈이 몰아치고 있는 가운데 사람들이 눈바람을 뚫고 걸어가는 장면을 그린 이 그림은 원래 궁전의 벽걸이 장식 밑그림으로 그려진 그림이었다. 고야가 궁정화가로 임명을 받은 직후 처음으로 그린 그림 중에 하나라고 알려져 있다. '4 계절'의 그림을 그려 벽걸이로 제작할 계획의 일환으로 겨울 장면을 그린 것이다.

 

고야는 겨울 장면을 그리면서 눈 속에서 즐겁게 뛰어놀며 겨울을 즐기는 사람들을 그리지 않았다. 눈보라 속에 제대로 옷도 챙겨 입지 못하고 무거운 짐까지 진 채 눈바람을 맞으며 걸어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그렸다. 사람들의 얼굴은 추위에 굳었고 어깨는 잔뜩 웅크렸으며 눈 속에 푹푹 빠지는 발들은 아마도 얼어붙었을 것이다. 동물들도 추워서 잘 움직이지를 못하는 것 같다. 그림의 스페인어 제목이 말해 주는 것처럼 이 그림은 '눈 속의 고통'에 대한 것이다.

 

고야는 그림으로 말하고 있었다. 궁전의 왕족과 귀족들이 따뜻한 불 앞에서 마시고 먹고 즐기고 있을 때 가난한 백성들은 눈보라 속에서 고생하고 있다고. 그리고 일생 동안 고야는 그림으로 말했다. 시대상을 기록하고 시대의 모순을 고발했다. 말년에 인간의 속성을 들여다보며 인간의 내면을 그리게 되기까지 고야가 그린 그림은 그가 일생을 바쳐 헌신한 내적 투쟁의 기록이라 할 만하다.

 

 김 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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