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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에게 설교하는 성 프란치스코 (Saint Francis Preaching to the Birds c. 1295-1300)
01/21/20  

죠토 디 본도네 (Giotto di Bondone 1267-1337)

(목판에 금박과 템페라 163 x 313 cm 루브르 박물관)

 

 "사랑하는 새 형제 자매들이여, 그대들은 창조주 하나님께 보답할 것이 많습니다. 그대들에게 어디든지 날아다닐 수 있는 자유를 주셨으며 두세 겹의 옷까지 주셨으므로 언제나 하나님을 찬양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그대들을 먹이시고, 마실 수 있는 강물과 샘물을 주셨으며 몸을 피할 수 있는 산과 계곡, 그리고 둥지를 만들 수 있는 높은 나무들까지 주셨습니다. 또한 그대들이 베를 짜거나 바느질을 못하므로 그대들과 그대들의 새끼들에게 옷까지 입혀 주셨습니다. 창조주께서는 여러 가지 축복을 주시며 그대들을 너무나 사랑하십니다. 언제나 하나님을 찬양하도록 노력하십시오."

 

아씨시의 성자 프란치스코가 새들에게 설교하고 있다. ‘새들에게 설교를 하다니, 미쳤군, 미쳤어’ 하고 옆에 서 있는 수도사의 못마땅한 표정이 말하고 있다. 인간의 상식으로 이해 못 할 일이라고 비난하는 듯하다. 그러나 모여든 새들은 일제히 고개를 쫑긋하고 성자의 말에 귀 기울이고 있다. 뒤에 서 있는 나무도 고개를 숙여 듣고 있다. 금색의 찬란한 배경 속에 인간과 동물, 그리고 식물까지 모든 것이 자연 속에 녹아 들어 신을 찬양하고 있다. 

 

이 아름다운 그림을 그린 죠토는 이탈리아의 화가이자 르네상스 회화의 선구자였다.

 

시골에서 양을 치다가 바위 위에 양 그림을 그리는 것을 보고 스승 치마부에가 제자로 삼았다고 전해진다. 죠토는 서양 미술사에서 우리가 알고 있는 서양화의 아버지로 불리운다. 인간을 고려하지 않는 중세의 틀에 박힌 비잔틴 양식의 전통그림에서 벗어나 자연 속에 존재하는 인간을 그리기 시작했다. 관념이 아닌 관찰에 근거해 그림을 그렸고 그림 속에 등장하는 인간들의 감정과 표정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며 르네상스 회화의 문을 열었다.

 

이야기로 전해져 내려오는 성자의 행적을 그린 동화같은 그림이지만 너무나 사실적으로 묘사된 자연과 인간의 모습이 성자가 행한 기적을 현실적으로 보이게 한다. 우아한 그림의 공간 속에서 중세의 겸손한 화가는 하나님의 기적은 저 멀리 피안의 세계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우리 가까이 있다고 가만히 말해 주는 듯하다.

 

김 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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