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신의 런던여행기 버로우 마켓 (Borough Market)
05/29/18  |  조회:104  

버로우 마켓은 런던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장터’로 도매와 소매를 겸하는 재래시장이다. 역사는 서기 1014년, 혹은 그보다 더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하며, 원래는 주로 런던 전역에 야채를 공급하는 도매시장 역할을 하다가 현재는 영국과 유럽 전역의 식품을 수입하고 일반에게 판매한다.

 

커다란 ‘버로우 마켓’ 간판을 올려다보면서 우리는 마켓 안으로 들어갔다. 입구부터 야채, 고기, 해산물, 치즈, 제빵 등 가게들이 즐비했고, 오픈 키친을 구비한 음식가게로부터 식욕을 자극하는 냄새가 마구 풍겨왔다. 입구 근처에서 오리고기 콩피(Confit)를 파는 집을 발견했다. R은 당장 자기는 그것을 먹겠다고 한다. 절인 오리고기를 잘게 찢어 뜨겁게 볶은 것을 붉은 양배추 샐러드 위에 얹어 소스와 콩테 치즈를 얹어 준다. 오리고기 가게 주인 젊은 프랑스 청년이 가무잡잡한 얼굴에 미소를 가득 띠고 R에게 한 접시를 잘 만들어 주었다.

 

우리는 오리 콩피 접시를 들고 피쉬 앤 칩스 (Fish & Chips) 가게를 찾아 갔다. 마켓 안을 죽 가로질러 야외로 나가면 중세식 벽돌 다리 밑에 ‘피쉬 키친 (Fish Kitchen)’이라는 가게가 나온다. 사람들이 와글거리는 아주 바쁜 가게였다. 오른쪽 캐쉬어에서 주문을 하는데 먼저 생선 종류를 골라야 한다. 오리지널 대구(Cod)를 골랐다. 가격은 9.95 파운드. 돈을 내고 번호표를 받았다. 생선을 곧 내주는 줄 알고 한참을 기다리는데 안 나온다. 가만히 보니 사람들이 왼쪽에서 연신 생선 튀김을 받아 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번호표를 그쪽에서 생선을 튀기는 아저씨에게 주어야 튀김을 내어 주는 것이다. 얼른 번호표를 내미니 2분도 안 되어 갓 튀긴 생선과 감자 튀김을 기다란 박스에 담아 내어 주었다. 생선 튀김은 애기 베개만 하고, 감자 튀김은 엄지 손가락만한데 뜨거운 기름이 줄줄 흐른다.  딱 상상하던 대로다. 말트 식초를 잔뜩 뿌려서 들고 갔다.

 

우리는 음식을 들고 마켓 곳곳에 있는 돌 벤치 하나에 자리를 잡았다. 배도 고팠지만 너무 기대가 되어 얼른 먹기 시작했다. 생선 튀김 맛은 환상! 미국에서 먹던 감질나는 생선 튀김이 아니라, 두툼한 덩어리로 튀긴 북구의 대구 흰 살이 뜨겁고, 부드럽고, 고소하고, 바삭거렸다. 큼직한 대구 토막을 껍질째 튀겨 주었는데 그 껍질 마저 너무 맛있었다. 생선을 좋아하는 나는 기름을 온 손에 묻히며 영국식 오리지널 피쉬 앤 칩스를 흐뭇한 마음으로 천천히 먹었다. R이 먹고 있는 오리고기 콩피도 콩테 치즈 때문에 짠 편이었지만 아주 맛있었다.  짭짤한 것을 좋아하는 R은 너무 좋다고 맛있게 즐겼다.

 

 한창 먹고 있는데 갑자기 해리가 나타났다! 오리고기 콩피를 한 접시 들고! 알고 보니 R과 버로우 마켓에서 만나자고 미리 약속을 했다고 한다. 도착해서 뭘 먹고 있냐고 문자로 물어 보고는 자기도 오리고기를 사 들고 온 것이다.  반갑게 인사를 하고, 둘 만의 시간을 줄 겸 나는 마켓을 둘러보러 나섰다.  걷다가 살짝 뒤돌아 보니 둘이서 머리를 맞대고 재잘거리며 맛있게 먹고 있었다.

 

  버로우 마켓에는 없는 것이 없어 보였다. 마켓 건물 안을 둘러 보고 밖에 있는 야외 음식 노점상들도 둘러 보았다. 제일 바쁜 곳은 치즈 가게와 디저트를 파는 가게로 사람들이 케이크, 빵, 캔디, 초콜렛, 등을 줄을 서서 사고 있었다. 외국 음식들도 즐비했다. 이디오피아, 인도, 타이, 독일, 멕시코, 페루 음식 등이 있었는데 그 흔한 중국 음식점은 없는 것이 신기했다.

 

아이들에게 다시 돌아 와 다 함께 버로우 마켓 내에 있는 런던에서 제일 유명하다는 몽마우스  (Monmouth) 커피숍으로 갔다. 주문을 하면 보는 앞에서 커피 빵을 만들며 수제 드립 (drip)을 해 주는 곳이다. 커피를 주문해서 옆에 있는 젤라또 집으로 건너가 체리와 헤이즐넛 젤라또를 먹었다. 버로우 마켓에서의 식사가 그렇게 맛있는 디저트와 함께 끝났다. 이제 테이트 모던 갤러리로 (Tate Modern Gallery) 간다. 해리도 함께 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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