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전차 (Le Char de la Mort c. 1848 – 1851)
05/29/18  |  조회:109  

테오필 슐러 (Theophile Schuler 1821 – 1878)

(캔버스에 유채 190 cm x 355 cm 프랑스 꼴마 운터린덴 미술관)

 

운터린덴 미술관은 프랑스 북쪽 알사스 지방의 조그만 마을 꼴마에 있다. 알사스는 프랑스 작가 알퐁스 도테의 ‘별’이란 작품에 나오는 바로 그 지방이다. 그곳에  중세시대 화가 마띠아스 그륀발트 (Matthias Grunewald)의 유명한 이젠하임(Isenheim) 제단 그림이 있다. 예수의 십자가 처형과 그의 부활을 접이식 제단화로 그린 유명한 그림이다.

 

오직 그 이젠하임 제단화를 보기 위해 파리에서 기차를 타고 꼴마로 향했다. 작은 시골 마을 꼴마역에 내렸을 때는 오후의 햇살이 넘어가기 시작하고 있었다. 하룻밤을 잘 예정이었기에 그날은 푹 쉬고 다음날 미술관 관람을 할 수 있었지만, 어서 보고 싶은 급한 마음에 기차역에서 바로 미술관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이젠하임 제단화를 보았던 기억은 마음 속에 큰 감동과 충격으로 남아 있다. 성스런 종교화로 승화시켰지만, 그 그림은 본질적으로 죽음에 대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림의 충격을 가라앉히면서 미술관을 둘러 보다가  이 그림을 보게 되었다.

 

어둠이 지배하는 캄캄한 밤에 멀리 들판에 십자가가 보이고 검은 날개의 천사가 이끄는 마차에 죽음의 군상이 실려 어디론가 가고 있다. 자세히 보면 사회의 온갖 계층이 다 실려 가고 있고, 마차를 이끄는 열 마리 말들도 해골만 남아 있는데 마차 옆에는 무덤에서 나온 시체와 죽음의 사자가 따라가고 있다. 바람에 휘날리는 갈기갈기 찢어진 깃발은 프랑스 국기. 화면 중앙의 하단에 보면 묘비가 그려져 있고 그 위에 새겨진 이름은 이 그림을 그린 화가의 이름이다.

 

테오필 슐러는 꼴마 바로 옆에 있는 도시 스트라스부르그 출신의 화가이다.  프랑스 혁명 후의 당시 유럽 시대상을 그림으로 옮겼다고 하는데 화면 가득한 죽음의 메시지가 소름 끼치도록 선명했다. 이젠하임 제단화와는 또 다른 충격이었다. 

 

미술관에서 나와 평화롭고 예쁜 꼴마 마을을 둘러 보면서도 그림의 이미지가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동화같은 마을 한가운데 작은 운하가 흐르고 그 위에 백조까지 떠 있는 그 환상적인 풍경도 예사롭지 않았다. 죽음 앞에서도 평등과 자유를 쟁취하기 위해 피 흘리며 싸운 프랑스의 역사가 그 뒤에 도도히 흐르고 있다는 장엄한 메시지 때문이었으리라.

 

김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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