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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스 대운하 입구
03/23/20  

(The Entrance to the Grand Canal, Venice c. 1730)

지오반니 안토니오 카날 (Giovanni Antonio Canal 1697 – 1768)

(캔버스에 유채 49.6 cm x 73.6 cm 미국 휴스톤 미술관)

 

미국과 유럽의 주요 미술관들을 둘러볼 때면 꼭 눈에 띄는 화가가 있다. 카날레토. 본명은 지오반니 안토니오 카날이지만 보통 카날레토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이탈리아 화가이다. 카날레토는 거의 백 퍼센트 풍경화만 그렸다. 그것도 정확한 원근법과 안정적이고 균형 잡힌 구도, 명쾌한 채색 등으로 그려낸 그의 고향 베네치아의 풍경화였다.

 

그의 베네치아 풍경화들은 건축적으로 완벽하게 묘사된 성당과 종탑 등의 건물, 운하에 가득 떠 있는 곤돌라, 파란 하늘과 반짝이는 운하 물결, 베네치아의 축제와 도시 풍경 등을 보여 준다. 거의 사진처럼 사실적으로 그려진 그의 풍경화를 보고 있노라면 18세기 무렵 베네치아라는 도시의 다양한 모습과 아름다움을 보고 느낄 수 있다.

 

미술관에 갈 때마다 맞닥뜨리는 카날레토의 베네치아 풍경화를 보면서 ‘어떻게 그의 풍경화가 이토록 널리 수집되어 있을까?’ 하고 궁금했다. 알아본 바에 따르면, 18세기 미국과 유럽의 부유한 가문 젊은이들이 유럽 전역을 여행하고 아름다운 베네치아에 들러 여유로운 시간을 가졌는데 베네치아의 풍경을 사실적으로 그려 낸 카날레토의 그림을 많이 구입해 고향에 보내든지 직접 가지고 갔다고 한다. 그렇게 카날레토의 베네치아 풍경화는 광범위하게 퍼져 나갔고, 특히 영국에서 인기가 많았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영국 주요 미술관 마다 카날레토의 그림들이 없는 곳이 없었다.

 

카날레토의 풍경에 담겨 있는 베네치아, 즉 베니스는 오늘날까지도 전 세계의 사람들이 찾는 인기 관광지이다. 관광객들이 너무 몰려서 도시가 피폐해져 가고 있으며, 해수면이 자꾸 높아져 도시가 물속으로 잠길 것이라는 등 그동안 여러 가지 우려가 많았다. 그런데 이번에 유럽, 특히 이탈리아를 강타한 코로나 바이러스의 여파로 관광객이 끊어져 텅 빈 베니스에 뜻밖에 운하가 살아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 온다. 사람들이 사라져 오염이 중단된 까닭인지 우중충한 운하의 물이 맑아져 물속의 물고기가 다 보일 정도이고, 가끔 물 위에 떠 있는 백조마저 눈에 띈다고 한다.

 

창궐하는 판데믹으로 속절없이 무너져가는 이탈리아 소식에 마냥 우울하던 마음을 그 와중에 운하가 살아나고 있다는 베니스 소식으로 조심스레 달래며 베니스 대운하 입구를 그린 청명한 카날레토의 그림을 다시 한 번 찾아 보았다. 

 

김 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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