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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Le Retour c. 1940)
04/23/18  |  조회:213  

 

 

르네 마그리뜨 (Rene Magritte 1898 – 1967)
(캔버스에 유채 58 cm x 78 cm 벨기에 마그리뜨 미술관)

  

‘회귀’라고 제목이 붙은 이 그림에는 서로 상반되는 요소를 대비시키는 마그리뜨의 기법이 고스란히 나타나 있다. 명암의 대비가 있고, 단단한 것과 가볍고 여린 것의 질감 대비가 있으며, 안과 밖의 대비가 있다. 특히 안과 밖의 대비는 마그리뜨가 즐겨 사용했던 기법으로, 이 그림처럼 안과 밖이 뒤집어져 있으나 또한 서로 연결되어 있는 모양으로 나타난다.

  

짙푸른 하늘에 별들이 총총한 밤, 화면의 바깥에서 그림 속으로 비치는 듯한 빛이 환하게 발코니를 밝히는 가운데 새 둥지 하나가 정교하게 그려져 있다. 그 안에는 하얀 알이 세 개 담겨 있다. 저 멀리로는 검푸른 숲이 보이고 하늘에는 커다란 새가 날고 있다. 새의 모습은 면의 분할로 묘사되어 있다. 새의 안은 흰 구름이 떠 있는 대낮이고, 새의 밖은 별이 빛나는 밤하늘이다.

 

마그리뜨는 사람들이 자신의 그림 속 이미지에 의미를 부여하려 시도하는 것을 극도로 싫어했다고 하는데, 그 까닭은 의미를 찾아내려 애쓸수록 그림 속에 숨어있는 미스터리를 볼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언뜻 듣기에 그의 그림보다 더 난해한 말이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신비한 이미지를 보면서 의미를 분석해 내려 애쓰지 말고 있는 그대로의 분위기에 젖어 보라는 말로 들리기도 한다.

 

그러나 ‘회귀’ 라는 제목을 생각하며 이 그림을 보면 볼수록 숨어 있는 뜻을 헤아려보려는 욕구를 절제할 수 없어진다. 깊은 밤은 새날의 약속을 담고 있다는 것, 그 밝아 오는 새날은 하늘을 나는 새처럼 자유롭다는 것, 새의 형상은 둥지 속에 담긴 알의 미래라는 것, 세상의 모든 것은 밤과 낮처럼 끝없이 돌고 돈다는 것, 그리고 과거와 현재, 미래는 그림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 속으로 영원히 회귀한다는 것. 생각과 상상은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그 생각의 끝에서, 이것은 졸업 시즌을 맞아 인생의 한 장을 넘기고 있는 우리의 자녀들이 떠 오르는 그림이라고 초현실 파 거장 마그리뜨에게 한마디 전하고 싶어진다. 멀리, 높이, 이 세상 끝까지라도 날아가라고, 그리고 원하면 언제든지 돌아오라고 아이들에게도 간절히 말하고 싶다.

 
김 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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