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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퍼 콜럼버스 (Christopher Columbus)
10/12/20  

칼 테오도르 폰 필로티 (Karl Theodor Von Piloty 1826 – 1886)

(캔버스에 유채 316 cm x 229.5 cm 뮌헨 뉴 피나코텍)

 

You can never cross the ocean until you have the courage to lose sight of the shore. (바닷가의 시야를 잃을 용기가 생기기 전에는 결코 바다를 건널 수 없다.)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의 명언이다. 1492년 10월 12일에 마침내 아메리카 땅 위에 발을 내디딜 때까지 얼마나 굳센 의지와 용기를 가지고 바다를 건넜는지 단 한 줄로 모든 것을 말해 준다. 콜럼버스는 서인도 항로를 발견함으로써 유럽의 아메리카 대륙 탐험 시대를 열어 주었으며 나아가 세계 역사의 흐름을 바꾸어 놓았다.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향해 떠날 때까지의 여정은 순탄치 않았다. 이탈리아에서 태어난 그는 신대륙 탐험의 꿈을 이루기 위해 평생을 준비했고, 포르투갈, 에스파니아 왕국 등을 돌며 후원자를 찾았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에스파냐의 이사벨 여왕을 만나 1492년에 그 뜻을 이루고 같은 해 8월 3일 산타 마리아, 핀타, 니냐 등 세 척의 배를 이끌고 대장정에 오른다.

 

독일 화가 칼 테오도르 폰 필로티가 그린 이 그림은 신대륙 탐험에 오른 콜럼버스가 산타 마리아호 선상에서 지도를 보며 먼 바다를 보고 있는 어느 밤의 정경을 그렸다. 콜럼버스가 워낙 유명한 역사적 인물이라 그를 그린 역사화는 매우 많다. 그 대부분은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하고 그 땅에 첫발을 내딛는 순간을 그린 것이다. 신의 영광을 찬미하고, 그 땅을 에스파냐 이사벨 여왕의 영토로 선포하며, 벌거벗은 원주민들과 처음으로 대면하는 모습 등이다.

 

필로티는 그러한 극적인 순간들을 배제하고 신대륙 발견 전 항해 중의 콜럼버스를 묘사했다. 유능한 지도 제작자였던 콜럼버스는 항해를 계속하면 반드시 대륙에 닿는다는 확신이 있었지만, 고국을 떠난 지 두 달이 되도록 육지가 보이지 않자 거세게 항의하는 선원들에게 이미 목숨까지 걸고 대륙 도착의 약속을 하고 있었다.

 

모두가 잠든 어두운 밤, 검은 하늘에 별들이 빛나는데 (뱃사람들의 길잡이가 되었던 북극성과 오리온 좌가 밤하늘에 보인다) 깜박이는 등불 밑에 지도를 펴 놓고 어둠의 저편을 바라보는 콜럼버스의 표정이 이 그림의 구심점이다. ‘바닷가의 시야’를 포기하고 미지의 바다로 항해했던 용기와 내면의 확신을 통해 불안을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가 함께 서려있는 위대한 항해자의 초상이다.

 

김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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