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에겐 공감과 격려, 어른에겐 생각할 기회”
04/13/22  
자전적 영어 동화책 ‘1 + 1 = One’의 저자 김수경 작가
 

아이는 궁금한 것이 너무 많았다. 난 누구일까? 난 왜 태어났을까? 우리 엄마는 왜 남의 엄마가 아니고 우리 엄마일까? 눈을 감으면 세상이 사라졌다가 눈을 뜨면 다시 나타나네?  도대체 왜 그럴까? 마음 속에 가득한 질문들을 엄마에게 묻고 또 물었다. 엄마는 학교에 다니게 되면 선생님이 가르쳐 주실 것이라고 했다. 드디어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되었을 때 손을 들고 담임 선생님께 궁금한 모든 것을 물었다. 선생님은 답을 해 주지 않으셨다. 그래서 답 해줄 때까지 계속 손을 들고 있었다. 하루 종일 손을 들고 있으려니 너무 힘들었다. 그런 날이 계속 되자 선생님은 부모님을 모시고 오라고 했다. 그렇게 초등학교 1학년 때 학교에서 쫓겨나 집에 있게 되었다.
집에는 정원이 있었다. 정원에는 바람이 불었고 꽃, 닭, 강아지, 그리고 물고기가 있었다. 아이는 물고기와 제일 친한 친구가 되어 정원에서 놀았다. 엄마가 갑자기 돌아 가셨을 때는 문제가 더 커졌다. 엄마가 세상에 없는데 세상은 아무렇지도 않게 돌아가고 있었다. 질문은 더 많아졌다. 그래도 어른들은 답해주지 않았다. 아이는 우선 자라서 어른이 되기로 결심한다. 어른이 되면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렇게 어른이 된 아이는 동화책을 펴 내게 되었다. 동화책 제목은 ‘1 + 1 = One’, 김 수경 글 그림. 어른을 위한 동화일 수도 있는 이 책은 아이의 눈을 통해서 본 짧은 이야기 모음이다. 한국 ‘오울북스’에서 영어로 출판했고 4월 11일부터 주문 판매를 시작했다. 타운뉴스가 김 수경 작가를 만나 보았다.
 
어른이되기로 결심한 후 아이는 어떻게 자라 났나?
한국에서 순수미술을 공부한 뒤 영국 본무스 유니버시티에서 컴퓨터 애니메이션 석사과정을 이수했다. 20여 년 동안 애니메이션 영화작업을 하면서 겨울 왕국, 슈렉 포에버, 쿵후 팬더, 마다가스카르 등의 제작에 참여했고, 현재 니컬로디언 제작사에서 스펀지밥, CGI (컴퓨터 생성 이미지), ‘라이팅 아티스트’로 작업 중이다. 라이팅 아티스트는 애니메이션 영화에서 디자인, 마스터 조명 설정, 아트 디렉션에 따라 전체적인 애니메이션 영화의 색상부터 분위기, 톤 생성, 그리고 최종 합성을 하는 업무를 맡는다. 순수미술 작가로도 활동하며 한국과 뉴질랜드에서 그림 전시회를 열었고, 캘리포니아 OCCCA (Orange County Center for Contemporary Art)에서 그룹 전시에 참여하기도 했다.
 
동화책을출간하게 된 계기는?
외국 친구들과 캠핑을 자주 다녔다. 밤에 모닥불을 피우고 친구들에게 어릴 때의 기억에 대해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다. 어릴 때 정원에서 놀던 나의 친구 물고기에 대한 이야기 ‘Fish and Me’를 시작으로 갈수록 기억이 떠오르며 이야기가 늘어났다. 친구들은 ‘하나 더, 하나 더’ 하면서 즐거워 했고 그 모습을 보면서 내 기억 속의 이야기들을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틈틈이 기억을 되살려 이야기를 썼고 한국 ‘오울북스’를 통해 책으로 펴내게 되었다.
 
책의내용에 대해 말한다면?
 2013년 경 강도높은 작업에 따른 스트레스로 인해 건강이 많이 상했다. 수 개월 동안 식이조절과 운동으로 몸이 정상이 되었다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다시 상태가 악화되는 것을 보고 몸이 아니라 마음을 돌보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마음의 공부는 아무래도 종교와 연결이 되어 기독교, 불교, 힌두교 등을 공부했다. 힌두교와 함께 명상을 발견하게 되었고 베단타, 바가바드 기타 등을 공부하게 되었는데 그 와중에 내가 어렸을 때 가졌던 질문들이 이유없이 그냥 생겨난 질문들이 아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인간은 누구나 지고한 인격과 자질을 가지고 태어나는데 자라면서 사회, 부모, 교육 등에 영향을 받으며 자신의 본질을 잊고 또 잃어가게 된다고 본다. 어린이들을 어릴 때 조금이라도 도와 준다면 깨어 있는 자들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인도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한다. 어른들의 경우, 주어진 삶을 살다가 나이 들어 이 세상과 결별하게 될 때 아쉬워하는 경우가 많다. 적어도 우리가 이 세상에 왜 왔다 가는지는 알고 가야 하지 않을까?
 
이 책은 삶의 의미에 대해 진지한 고민에 빠졌던 나의 어린 시절을 회고하며 엮은 자전적 영어 동화이다. 말을 하기 시작하면서부터 7살 때 엄마가 돌아가실 때까지 순수한 질문들에 대해 답을 찾고자 했던 나의 기억들이다. 이 책 한 권으로 어린이들에게는 공감과 격려를, 어른들에게는 자신을 기억하고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앞으로의계획은?
CGI 아티스트로 일하면서 글, 그림 등을 컴퓨터 생성 이미지로 선보일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싶다. 3D 매체는 평면 2D 매체가 할 수 없는 것들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그림을 3D로 펼쳐 보이면 관람객의 위치에 따라 입체적으로 다르게 보이는 이미지를 구현할 수 있다. 일종의 3D 페인팅인데 앞으로 계속 작업해 보고 싶다. 글도 계속 써서 이번 동화책의 후속편을 차례로 낼 계획도 있다. 유화도 계속 그리고 있는데 최근 ‘평정심(Serenity)’ 이라는 주제로 10여 점의 그림을 그렸다. 올해 안에 어바인에서 전시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글과 그림을 통해 내 자신을 표현할 수 있도록 인도해 준 명상은 삶의 방식으로 계속할 것이다. 어린 시절, 순진함과 호기심으로 세상을 바라보던 나의 눈을 항상 기억한다. 그 순수한 시각으로 나의 현재도 바라보고 싶다.
 
하는일이 무척 많은데 어떻게 다 소화할 수 있는지?
사람에게는 차고 넘치는 능력이 있다고 믿는다. 삶 속에서 나의 의무를 다하면서 균형을 잃지 않고 노력한다면 많은 것을 할 수 있다. 끊을 곳은 끊어 내며 절제하는 능력도 필요하다. 그 속에 내가 최선을 다 해서 노력했다면 그것으로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 일과 내 삶에 등불을 켜고 내게 중요한 일에 집중하면서 살면 휩쓸려 내려가지 않는다.
 
김 수경 작가는 1968년 서울 출생했으며 현재 남가주에 거주하고 있다. ‘1 + 1 =  One’ 은 한국 yes24.com, 교보 문고, 인터파크에서 온라인으로 구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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