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크리스틴 크롤리 전 LA소방국장(왼쪽)과 캐런 배스 LA시장. 사진=AP
캐런 배스 LA시장이 퍼시픽 팰리세이즈 화재 대응 부실을 이유로 크리스틴 크롤리 LA소방국장을 해임했다. 이는 최근 배스 시장이 크롤리 국장의 대응 방식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가운데 나온 결정으로, 시 정부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배스 시장은 지난 21일 성명을 통해 "시민들의 공공 안전과 소방국 운영을 위해 크롤리 국장을 해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배스 시장은 "화재 발생일 아침 근무 가능한 1,000명의 소방관이 크롤리 국장의 결정으로 조기 퇴근했다"며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배스 시장은 크롤리 국장이 제네시아 허들리 헤이스 소방위원회 위원장의 요청에도 화재 대응 사후 보고서 작성 참여를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LA타임스 조사에 따르면, LA소방국은 화재 발생 전 비상 배치가 가능했던 1,000명의 소방관과 수십 대의 소방차를 투입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소방국은 강풍 상황에서도 소방관 추가 근무를 명령하지 않았으며, 산불 화재 진압 지원 소방차량 40대 이상 중 단 5대만 배치했다.
모니카 로드리게스 시의원은 배스 시장의 해임 발표에 즉각 반발하며 이를 뒤집기 위한 시의회 표결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해임을 무효화하려면 15명의 시의원 중 10명의 찬성이 필요하다. 로드리게스 의원은 "시장은 계속 입장을 바꾸고 있다. 1월 7일에는 소방국장과 그의 대응을 칭찬했지만, 본인이 부재 중이었다는 비판이 거세지자 책임을 전가하려 했다"고 비판했다.
크롤리 국장은 해임에 대한 공식 입장을 즉각 내놓지 않았다. LAFD 에릭 스콧 대변인은 "시장의 발표를 인지하고 있으며 현재로서는 추가 논평이나 인터뷰를 제공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배스 시장은 로니 비야누에바 전 LA소방국 부국장을 임시 소방국장으로 임명했다. 비야누에바는 41년간 소방국에서 근무한 후 7개월 전 긴급 운영 담당 부국장직에서 은퇴한 인물이다.
배스 시장과 크롤리 국장의 갈등은 화재 발생 직후인 1월 초부터 불거졌다. 1월 10일, 퍼시픽 팰리세이즈 화재가 아직 진압되지 않은 상황에서 크롤리 국장은 폭스 11과의 인터뷰에서 "LA시가 본인과 소방국을 지원하지 않았다"고 발언해 시장을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이어 CNN과 인터뷰에서도 강한 어조로 예산 부족과 인력 문제를 지적하며 "현재 상황은 더 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특히 긴급 차량 수리를 담당할 정비사가 부족하다고 강조하며 예산 삭감이 화재 대응에 영향을 미쳤느냐는 질문에 "매우 분명하게 말하겠다. 그렇다"고 대답했다. 그날 오후, 크롤리는 배스 시장실에 소환되었으며, 회의가 길어지면서 배스 시장은 당초 예정된 긴급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못했다.
이후 크롤리와 배스 시장은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하며 화재 대응 및 복구에 집중하겠다고 밝혔지만, 시장실은 지난 주부터 크롤리가 배스 시장에게 강풍과 화재 위험성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잭 사이델 시장 대변인은 LA타임스에 "크롤리 국장은 보통 심각한 기상 상황이 예고되면 시장에게 직접 보고했지만, 1월 7일에는 그러지 않았다"고 말했다. 배스 시장도 지난 주 두 차례의 TV 인터뷰에서 "날씨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받지 못했으며, 만약 알았다면 해외 출장을 취소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