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지난 1월 퍼시픽 팰리세이즈가 통제 불능의 산불로 화염에 휩싸인 모습. 사진=UPI/연합뉴스
16일 첫 주의보 발령…8월부터 대형산불 위험
캘리포니아가 본격적인 산불 시즌에 진입하면서 전문가들은 올해가 예년보다 더욱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UC 머시드의 존 아바조글루 기후학과 교수는 “남가주와 북가주 모두 8월부터 대형 산불 위험이 전반적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립기상청 새크라멘토 지사는 지난 16일 이번 시즌 첫 ‘산불 기상주의보’를 발령했다.
국립산불조정센터에 따르면, 6월부터 8월 사이 캘리포니아 전역은 ‘평균 이상’ 수준의 대형 산불 발생 가능성이 존재한다.
아바조글루는 “건조한 날씨와 풍부한 가연물이 결합하면서 앞으로 몇 달간 대형 산불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그는 “산불 시즌의 심각도는 8~9월의 강수량과 건조도에 따라 좌우되기 때문에 예측이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남가주는 상시 위험
서부지역 소방서장 협회에 따르면, 북가주는 일반적으로 6월 또는 7월에 산불 시즌이 시작돼 11월까지 이어진다. 하지만 기후 변화로 인해 최근에는 사실상 ‘연중무휴’ 산불 위험이 지속되고 있다고 단체는 밝혔다. 비가 충분히 내려 풀, 낙엽, 솔잎, 이끼 등 연료가 젖어야 시즌이 종료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중가주와 남가주는 통상적으로 5월부터 10월까지가 산불 시즌이지만, 가주 소방국 샌루이스오비스포 지부의 토니 데이비스 공보관은 “이제는 일 년 내내 산불과 싸우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UC버클리의 스콧 스티븐스 화재과학 교수는 “가을과 겨울에 강해지는 샌타애나 강풍은 남부 지역을 마치 성냥갑처럼 만들어, 지구상에서 가장 극단적인 산불 위험을 초래한다”고 경고했다.
지역별로 편차 클 듯
국립산불조정센터는 올여름 캘리포니아의 산불 위험이 지역에 따라 다를 것으로 내다봤다. 북가주 지역은 6~8월 사이 ‘평균 수준 또는 그 이상’의 조건이 형성될 것으로 보이며, 고온과 낮은 연료 수분 상태가 중부 내륙을 중심으로 심화될 전망이다.
스티븐스 교수는 “북부는 현재로서는 평균적인 해처럼 보이지만, 평균적인 해도 여전히 매우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남가주는 겨울과 봄에 강수량이 부족해 더 심각한 시즌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물 회계연도가 시작된 작년 10월 1일 이후, 중부와 남부는 평균 이하의 강수량을 기록했고, 4월도 평년보다 훨씬 건조했다. 5월 15일 기준, 중부 밸리는 중간 수준의 가뭄, 남부는 심각한 가뭄 상태에 놓여 있다.
스티븐스는 “이런 건조한 조건은 산불 진화를 더욱 어렵게 만든다”며 “남부 지역은 매우 활발한 산불 시즌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인간이 대부분 산불 원인…벼락도 위협
대부분의 산불은 인간의 부주의로 발생한다. 데이비스는 “쓰러진 전선, 캠프파이어, 차량 결함 등이 작은 불씨를 대형 산불로 키우는 경우가 많다”며 “건초가 마르기 시작하는 시점부터 모두가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바조글루는 벼락도 대규모 산불의 주요 원인이며, “폭염, 건조한 바람, 간헐적인 번개가 산불 시즌을 촉발하는 촉매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스티븐스는 “폭풍은 특히 위험한 발화 요인이 될 수 있다”며 “한 주말 사이 300~400건의 화재가 동시에 발생하면, 어떤 진압 시스템도 이를 감당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산불 대비 어떻게
캘리포니아 산림소방국의 가이드 ‘ReadyforWildfire.org’에 따르면, 집은 날아다니는 불씨, 주변 화재 또는 열 복사로 인해 쉽게 화재에 노출될 수 있다.
기와, 금속, 점토 등 불에 강한 소재로 지붕을 교체하고, 지붕 틈새를 막고 낙엽이나 쓰레기를 치우는 것도 피해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가주 소방국은 집 주변 5피트 이내의 가연성 물질을 제거해 ‘불씨 차단 구역’을 만드는 것을 권장한다. 이는 법적 의무는 아니지만, 화재 확산을 막는 중요한 예방 조치다.
데이비스는 ‘Pulse Point’나 ‘Watch Duty’ 같은 앱을 통해 실시간 경보를 받아볼 것을 권장하며, 도보와 차량 탈출 경로가 포함된 대피 계획과 응급 비상 키트를 사전에 준비해 둘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