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소심 재판부, 로빙 방식 제한 판결
로빙(roving) 방식의 이민 단속에 대해 항소심 재판부가 대부분 제한 조치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인종과 언어 사용 등 차별적 요소에 기반한 단속이라는 1심 법원의 판단을 지지한 것으로 풀이된다.
제9연방항소법원은 지난 1일, 이민세관단속국(ICE)과 국경세관보호국(CBP)이 이민자를 체포할 경우, 해당 인물이 불법 체류 중이라는 '합리적 의심'이 있어야 한다는 하급심 판단을 대부분 유지했다
로빙은 장소나 사람을 특정하지 않고 이동하면서 혹은 현장 상황에 따라 자의적으로 불시에 단속하는 방식이다.
문제가 된 단속은 지난 6월 LA 일대에서 대대적으로 이뤄졌고, 라티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거센 항의 시위를 촉발시켰다. 대부분 평화로운 시위였으나 일부 폭력 사태로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 건물 보호 및 이민 단속 지원을 명목으로 LA에 주 방위군과 해병대를 배치했다. 이후 이들 병력은 대부분 철수한 상태다.
이번 사건의 핵심은 이민세관단속국과 국경세관보호국이 '스패니시 사용', '특정 외모', '위치', '직업' 등을 근거로 사람들을 불법 체류자로 단정짓고 체포했다는 점이다. 지난 7월 연방지법 판사는 이러한 단속이 수정헌법 제4조의 불합리한 수색 및 압수 금지를 위반한다고 판결했다.
이에 대해 항소심 판사단은 "외형적 인종 또는 민족성, 스페인어 사용 혹은 억양 있는 영어 사용, 특정 장소에 존재하거나 특정 직업에 종사한다는 이유만으로는 개별적인 합리적 의심을 구성하지 못한다"고 판단했다.
소송에서 문제로 지적된 사례는 세차장, 견인차 보관소 등에서 이뤄진 체포 장면으로, 시민권자까지 포함된 이들에게 합법적 체류 여부를 묻고 연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항소심 재판부는 한 조항을 수정했다. 원 판결문에는 단속 근거 요소에 대해 '법률이 허용하는 경우는 예외'라는 문구가 있었는데, 항소심은 해당 표현이 지나치게 모호하다고 판단해 이를 삭제했다.
이민 옹호 단체들은 이번 판결을 환영하며 트럼프 행정부의 단속 방식을 비판했다. LA에 본부를 둔 이민자 옹호단체 '이민자 수호자 법률센터'의 린지 토칠로스키 대표는 "이민 신분과 관계없이 모든 사람은 공동체 내에서 사냥당하거나 괴롭힘을 당하거나 구금되지 않고 살아갈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법정에서, 정부 측은 연방 단속 요원들이 특정 장소에서 불법 이민자가 자주 발견된다는 과거 경험과 정보 패키지에 근거해 단속을 벌인다고 주장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