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979년 캘리포니아주 새리나스에서 열린 대규모 집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세자르 차베스. 사진=AP/연합뉴스
뉴욕타임스 “소녀에 성적 학대”, 도로·학교 이름 등 교체 움직임
캘리포니아주가 노동운동 지도자 세자르 차베스의 성폭력 의혹이 제기된 이후 그의 기념일 명칭을 변경하는 방안을 신속히 추진하고 있다.
차베스를 기리는 연례 공휴일을 불과 2주 앞둔 시점에서 캘리포니아 주 하원과 상원은 해당 기념일을 ‘농장 노동자의 날’로 재지정하는 법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차베스가 여성과 소녀들을 성적으로 학대했다는 충격적인 의혹과 함께, 미국농장노동자연합 공동 창립자인 돌로레스 우에르타 역시 피해를 입었다는 주장 이후 촉발됐다. 이에 따라 캘리포니아와 미국 전역에서 차베스를 기리는 기관, 행사, 기념물의 명칭을 변경해야 한다는 요구가 확산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차베스가 운동에 참여한 어린 소녀들을 대상으로 성적 학대를 저질렀다고 처음 보도했으며, 우에르타 역시 해당 매체 인터뷰에서 자신이 30대 시절 피해자였다고 밝혔다.
우에르타는 1960년대 차베스로부터 두 차례 성폭행을 당해 두 번의 임신을 했지만 이를 오랫동안 비밀로 유지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거의 96세이며, 지난 60년 동안 진실을 밝히면 평생 헌신해온 농장 노동자 운동에 해를 끼칠까 봐 침묵해왔다”고 설명했다.
차베스를 기리는 기념행사는 캘리포니아와 텍사스, 그리고 그의 출생지인 애리조나에서 이미 취소됐다.
특히 캘리포니아에서는 농장 노동자 권리 운동을 이끈 중심 인물로 평가받던 차베스의 이름이 붙은 공공시설에 대한 재검토가 본격화되고 있다. 샌디에이고시는 주요 도로인 ‘세사르 차베스 파크웨이’를 포함해 약 10여 개의 공원과 공공 건물 명칭 변경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샌프란시스코 시의원 재키 필더는 라틴계 주민이 많은 미션 지구 내 기관들에서 차베스의 이름을 제거하려는 지역사회의 움직임을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농장 노동자 운동의 발상지인 센트럴 밸리에서는 베이커스필드시가 기존에 추진하던 H 스트리트의 차베스 기념 명칭 변경 계획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캘리포니아 뮤지엄 역시 차베스를 주 명예의 전당에서 제외하겠다고 밝혔으며, 이는 해당 기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현재 캘리포니아 전역에는 차베스의 이름을 딴 학교, 공원, 건물, 거리 등이 수십 곳에 달하지만, 이들 시설이 언제 어떻게 이름이 변경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가주 전역에는 65곳 이상의 시설이 차베스의 이름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